▲칠엽수 열매는 감촉이 매끈매끈하고 단단해 갖고 놀기에 좋다.
용인시민신문
요즘 아이들을 만나면 열매 이야기에 바쁘다. 가을이 겨울로 넘어가는 요즘은 각종 열매들과 씨앗들이 서로 자기 얘기를 해달라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기에 그 이야기만 하더라도 한두 시간이 후딱 지나간다.
먼저 굴러가는 열매 이야기로 시작한다. 가장 만만한 게 칠엽수 열매이다. 도토리도 있지만, 작고 또 너무 잘 굴러가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칠엽수 열매는 크기가 아이들이 손에 쥐기에 적당하고, 감촉도 매끈매끈하고 단단하여 갖고 놀기에 딱 좋다.
요즘 어느 드라마에서 다른 이름인 '마로니에 열매'로 나와 유명하다. 밤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먹으면 배가 아프고 열이 나며, 독성분이 있어 건강에 안 좋은 열매라고 얘기되고 있다.
밤은 뾰족한 꼭지가 있는데 반해 칠엽수 열매는 전체적으로 동글동글하게 생겨 잘 굴러다닌다. 아이들에게 굴려보라고 주면 아주 신나게 떼굴떼굴 굴리며 잘 노는 놀잇감이 된다.
옷에 잘 붙는 열매도 있다. 대표적인 게 도꼬마리인데 열매 전체에 고슴도치처럼 뾰족뾰족한 가시가 나 있다. 그런데 그 끝이 마냥 뾰족하기만 한 게 아니라 끝 부분이 갈고리처럼 말려있어 옷 같은 데 붙으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털이 있어 쉽게 잘 붙는 옷과 그렇지 않은 미끄러운 옷들에 붙여보며 차이점을 살펴봤다. 도꼬마리 외에도 쇠무릎, 도깨비바늘, 가막사리, 수크령 같은 풀들의 열매도 잘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