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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 "월급 보고 놀란 신규, 또 없어진 나의 후임"

공무원노조 경남본부 "임금 31만3천 원 인상 요구"... 6일 서울 총궐기대회

등록 2024.07.03 10:35수정 2024.07.0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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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본부는 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저연차 공무원 인금 인상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월급 보고 놀란 신규, 또 없어진 나의 후임."

공무원노동자들이 9‧8급 저연차 공무원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이같이 밝혔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본부(본부장 강수동)는 3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금 31만3000원 인상을 요구했다.

공무원노조가 이날 밝힌 9급 공무원(1호봉)의 지난 6월 보수지급 명세표를 보면, 본봉 187만원과 정근가산금(3만원), 특수직무수당, 시간외근무수당(10시간, 9만 8000원) 등을 포함해 총보수액은 242만 원이고, 건강보험‧기여금‧대한공제회비‧소득세 등을 공제한 뒤 실수령액은 183만 원이다.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임금, 청년들이 떠나고 있다"

9급 조현경 공무원은 "'철밥통'이라 불리던 공무원 사회는 어쩌다 임용이 되어도 떠나가는 직장이 되었을까"라며 "'주위에서 공무원이라 좋겠다'거나 '철밥통 아니냐?'고 하는데 솔직히 뭐가 좋은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그는 "신규 공무원 때에는 업무도 간신히 파악 중인데 인력부족으로 타 업무까지 맡아 업무 과중으로 부담이 심해 퇴근 후 집에 가서도 업무를 지속해야 할 때도 있고, 내일 업무 생각에 밤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 할 때도 있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낮은 보수는 연애, 결혼, 출산, 미래를 포기하게 만든다. 공무원으로서 최소한의 긍지와 보람은커녕 절망감으로 점점 가득 채워진다"라며 "청년공무원들이 공직을 떠나가는 주된 이유는 일한 만큼 보상을 받지 못하는 낮은 임금 때문"이라고 했다.


조 공무원은 "저연차 공무원들의 요구는 특별하지 않다. 물가상승률만큼 실질임금을 올려 올해는 월 31만3000원 정액인상을 해달라는 것이고, 밥 제대로 먹고 일할 수 있게 식비 1만 원은 보장해달라는 것"이라며 "공무원이 차별받고 있는 초과근무수당을 근로기준법에 맞게 일한 만큼 제대로 보상해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9급 이동규 공무원은 "대다수 청년공무원들이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을 받으며 치솟는 물가, 부동산 폭등 상황에서 생계를 겨우 이어나가고 있다"라며 "쏟아지는 업무에 죽어라 일했지만 존중과 보호를 받지 못하고,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임금 수준과 업무 과중으로 청년공무원들이 공직사회를 떠나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뽑을 때는 나라 일꾼으로 존중받지만 입직 후 일할 때는 노예 취급으로 최저임금과 별차이가 없다보니 청년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이 돈 받고 일할 거면 차라리 알바를 하겠다'는 등 자조 섞인 말들이 나오는 실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물가가 비싼 건 알고 있지만 점심 값이 너무 부담스럽다"라며 "여름에는 시원한 냉면으로 더위를 이겨내곤 하는데 공무원 정액급식비 한 끼 기준 6360원으로, 1만원 가량 되는 냉면 한 그릇은 사 먹을 엄두가 나질 않는다"라고 했다.

이동규 공무원은 "적어도 정부는 이 더운 여름날 시원한 냉면 한 그릇 마음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정액급식비라도 제대로 인상해야 한다"라며 "그래야 열심히 공부해서 들어온 공무원으로서 지금은 비록 힘들지만 앞으로의 희망이 있다고 서로 다독이며 버텨 볼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강수동 본부장은 "1990년대 한때 신의 직장으로 불렸지만, 그 무렵 태어났던 공무원들이 공직사회를 떠나고 있다"라며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임금 때문이다. 저연차 공무원의 임금은 100인 이상 민간기업의 76%이고,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고 수당을 다 합쳐도 최저임금 수준이다"라고 했다.

강 본부장은 "올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금은 1000만 원 이상, 한덕수 국무총리는 800만 원 이상 올랐다"라고 말했다.

"대통령 연봉은 천만 원 오르고, 공무원은 2.5%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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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본부는 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저연차 공무원 인금 인상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공무원노조 경남본부는 회견문을 통해 "9‧8급 하위직 공무원들의 열악한 임금 현실을 알리고자 한다"라며 "물가인상율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인상으로 인하여 지속적으로 실질소득은 감소되고 있는 현실에서 올해 공무원의 임금은 2.5% 인상에 불과했다"라고 설명했다.

정부 총지출대비 공무원의 인건비 비중은 2024년 6.8%이고,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0.7%의 2/3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공무원노조는 "공무원 인건비 현실은 5년차 미만 하위직 공무원의 퇴직률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라며 "공무원의 근무환경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으며 대표적 원인은 낮은 임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2024년 정률인상으로 대통령은 매월 약 86만 원 가량 인상된 반면, 9급 공무원 임금의 2.5% 인상 효과는 5만8000원 인상에 불과하다"라고 했다.

"공무원들의 임금을 적정하게 인상시키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라고 한 이들은 "저연차 공무원들이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제적 기반 위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필수적인 조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이것은 공무원들의 업무 동기부여와 전문성 강화에 직결된다"라고 했다.

공무원노조는 "공무원 노동자의 사람다운 삶을 위해, 사람다운 생활을 위해 공무원의 임금을 인상하라", "공무원 노동자의 사람다운 노동을 위해, 사람다운 일자리를 위해 공무원의 임금을 인상하라"고 외쳤다.

이들은 "월급 빼고 다 올랐다. 정부는 공무원 임금 31만 3000원 인상하라", "사람답게 살고 싶다! 공무원 적정 생활임금 보장하라", "점심값 1만 원은 최소한의 요구다. 정액 급식비 인상하라", "직급보조비 3만5000원 인상하고, 저년차 정근수당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오는 6일 서울에서 경남 1000여명을 포함해 전국 2만여 명이 참석해 "공무원 임금 인상 쟁취 총궐기대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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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본부는 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저연차 공무원 인금 인상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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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본부는 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저연차 공무원 인금 인상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공무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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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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