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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공소 취하 부탁? 공소권 거래이자 국정농단"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토론회 발언 파문 확산... 야권 "한동훈·나경원 모두 수사 대상"

등록 2024.07.17 14:23수정 2024.07.1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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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국민의힘 원희룡, 나경원, 한동훈, 윤상현 당대표 후보가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 사옥에서 열린 ‘CBS 김현정의 뉴스쇼 특집 -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민의힘 원희룡, 나경원, 한동훈, 윤상현 당대표 후보가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 사옥에서 열린 ‘CBS 김현정의 뉴스쇼 특집 -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역시 한동훈 후보의 '입'이 우리 당 최대 리스크입니다."
- 나경원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제4차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자들의 방송토론회가 끝난 직후, 한동훈 후보의 '폭로'가 또다른 파문을 낳고 있다. '2위' 싸움을 치열하게 하고 있는 나경원 후보와 원희룡 후보 모두 1위인 한동훈 후보를 집중 공격하고 나섰다.

발단은 17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가 주관한 당 대표 후보자들 간 토론회였다. 총 6번으로 예정된 방송토론 중 4번째로 격돌하는 만큼, 어느 정도 서로 숙지 된 논리들을 가지고 비슷한 공방을 반복하는 와중이었다(관련기사: 윤석열과 멀어진 사이 시인한 한동훈? "통화 자주 하는 사이였다").

한동훈 "나경원, 본인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부탁"
 

나경원 후보는 본인의 주도권 토론 시간에 한동훈 후보를 향해서 '당무 개입'과 관련해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한동훈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이던 시절 용산 대통령실로부터 비대위원장직 사퇴 요구가 있었던 점을 언론에 공개적으로 밝히며, 이를 사실상 당무 개입으로 규정해 공개 반발한 점을 비판한 것이다.

나 후보는 이를 바탕으로 '당정 관계를 위험하게 할 요인'으로 꼽음과 동시에 과거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를 기소하던 당시에도 '당무 개입'을 형사 처벌 대상으로 꼽았던 점을 함께 지적해 왔다. 특히 한동훈 후보가 법무부 장관이었음에도, 윤석열 정부에 도움이 될 만한 명확한 '성과'가 없었다는 데까지 전선을 늘려왔다.

한 후보는 이에 대해 "당무 개입 위험하다고 하시던데, 탄핵을 제일 많이 말씀하시고 당무 개입을 제일 많이 말씀하신 게 바로 나 후보"라며 "7월 10일날, 나 후보는 페이스북에다가 '원희룡 후보 출마 자체만으로도 당무 개입이다' 이렇게 말씀하신 적 있다"라고 꼬집었다. "본인이 이 프레임을 공포하고 오히려 더 공고하게 하는 것 아닌가"라는 것.

문제의 발언은 이 시점에서 나왔다. 그는 "그리고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안에 개입할 수 없다"라며 "어차피 정책적 이야기에 관여된 거긴 하지만, 나 의원께서 저에게 '본인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해달라' 부탁하신 적 있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는 거기에 대해서 제가 그럴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 그런 식으로 저희가 구체적 사안에 개입할 수 없다"라고도 강조했다.
  
a '빠루' 들어보이는 나경원  2019년 4월 26일 나경원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경호권이 발동된 국회 본관 의안과 앞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이날 새벽 의안과 출입문 개문을 위해 국회 경위들이 사용했던 쇠지렛대(일명 빠루)를 입수해 들어보이고 있다.

'빠루' 들어보이는 나경원 2019년 4월 26일 나경원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경호권이 발동된 국회 본관 의안과 앞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이날 새벽 의안과 출입문 개문을 위해 국회 경위들이 사용했던 쇠지렛대(일명 빠루)를 입수해 들어보이고 있다. ⓒ 남소연


잠시 당황한 기색을 보인 나 후보는 "그거는 구체적 사건이 아니다. 실질적으로 그것은 저의 유·무죄에 관한 것이 아니라 '우리 헌법과 법치를 바로 세우느냐, 아니냐'의 문제"라고 항변했다. "저의 유불리는 중요하지 않다"라며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 사건의 수사지휘권을 남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무엇이 중요한지, '마약 사건을 우리가 해결해야 된다' 이런 지침 그거 당연히 하는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는 "그렇게 법무부 장관의 일을 그 정도 생각하고 하셨다면 걱정이 많이 된다는 말씀드린다"라며 한 후보가 장관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않았다고 반복했다. 이날 나 후보는 "법무부 장관은 일반적인 사건에 있어서도 '주요한 적폐 수사 같은 것을 제대로 되게 해라' (이런 식으로) 큰 가르마를 타주는 것"이라며 "만약에 한동훈 후보의 논리대로 하면, 법무부 장관은 할 일이 출입국 관리하고 교정 행정밖에 없겠다"라고 비꼬았다. '외화내빈'이라는 사자성어를 통해 한 후보가 이미지에 비해 실속이 없다는 점도 꼬집었다.

야당 "공소권 거래이자 국정농단"... 원희룡 "무차별 총기 난사"
 

이날 토론회가 마무리될 때까지 관련해서 추가적인 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토론회가 끝난 이후 문제가 됐다. 지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당시 국회 선진화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건 대부분의 재판이 지연되는 가운데, 관련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야권의 거센 반발을 불러온 것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승원 의원은 이를 두고 "자백"이라 표현하면서 "공소권 거래이자 국정농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수사해야"라며 공식 수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 역시 페이스북에 "충격 폭로"라며 "공정과 정의 운운하며 이러고 살았구나"라고 표현했다. 조국 전 대표는 "나경원의 이런 청탁, 수사 대상"이라며 "한동훈, 당시 이런 불법적 청탁을 받고 왜 신고하지 않았는지도 수사 대상"이라고 날을 세웠다. 조 전 대표는 연이어 올린 게시물에도 "민주당 의원이 조국 장관에게 유사한 부탁을 했다면?"이라고 비교하며 "검찰, 또 묵언수행에 들어갈 것이다. 그래서 검찰청은 문을 닫고 공소청으로 개편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원희룡 후보는 관련 게시물들을 자신의 페이스북 담벼락에 공유하며 "무차별 총기난사이다"라고 직격했다. "이러다 다 죽는다"라는 짧은 문장도 덧붙였다.

나경원 "악의적으로 왜곡... 정치 욕심 위해 교묘하게 비틀었다"
 
a  국민의힘 나경원·한동훈(오른쪽) 대표 후보가 8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4.7.8

국민의힘 나경원·한동훈(오른쪽) 대표 후보가 8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4.7.8 ⓒ 연합뉴스

 
나경원 후보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후보가 입을 열면, 우리 당을 위험에 빠뜨리는 폭탄과 같은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라며 "해야 할 말, 하지 말아야 할 말 구분 못하고 심지어 아주 악의적으로 왜곡까지 해서 보수 진영 전체를 낭떠러지로 내몰고 있다"라고 직격했다.

그는 "패스트트랙 공소 문제는 대한민국 법치주의와 사법정의를 바로 세우는 차원에서 그리고 정치의 사법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차원에서 했던 충언이었다"라며 "그런데 한 후보는 이마저도, 자기 정치 욕심을 위해 교묘하게 비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것이 당 대표가 되겠다는 사람의 모습인지, 아니면 자기만 위해 당이 무너지든 말든 상관없다는 사람의 모습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라며 "본인만 살자는 한 후보의 이기적인 정치로, 정권과 우리 당이 더 힘들어지고 있다"라고 힐난했다. 나 후보는 "매우 유감"이라며 "한 후보는 또 이런 '입 리스크'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 책임 있는 답을 내놓기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한동훈 #나경원 #원희룡 #패스트트랙 #법무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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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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