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원스님과 탱화탱화를 그리고 있는 도원스님의 모습
박향숙
도원 스님은 탱화장으로서 그림을 그리실 뿐만 아니라 짧은 단시 하이쿠를 짓는 시인이기도 하고, 자연과 환경보호에 앞장서서 실천하는 환경운동가이기도 했습니다. 그중 스님이 들려주신 하이쿠 한 수<전파>를 소개합니다.
전파 – 도원스님
마음의 이동
전파 에너지 파동
모두는 하나
현대과학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은 결국 전파의 이동과 에너지를 일으키는 파동 위에서 삶과 죽음을 맞이하니, 혹여 번뇌가 있더라도 그것 역시 파동의 일부려니 생각하면 도움이 될 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제게 책 한 권을 주시면서 써주신 '유식무한(有息無限) - 쉼이 있어야 오래 재밌게 살아갈 수 있다'는 말씀은 일상을 너무 바쁘게만 사는 제게 딱 맞는 '오도송'처럼 들려서 제 속마음을 꿰뚫어보신 줄 알았습니다.
서정주 시인은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처럼>이란 시에서 이렇게 말했지요.
연꽃 / 만나러 가는 / 바람 아니라 /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 한두 철 전 /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저도 역시 가볍게 연꽃 하나 만나러 간 바람처럼 갔다가 멀고 먼 어느 인연을 만나고 돌아온 바람이 되었습니다.
청운사 입구 연못지를 앞마당으로 두르고 서 있는 카페 <삼소원>에서는 스님의 연꽃 그림 전시회를 병행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완성한 열반괴불탱화의 전체도를 부분으로 나누어 다양한 소품을 제작했는데, 시간을 귀하게 아껴 쓰라는 의미로 시계 소품 하나를 구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