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이 더본코리아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진짜 강자와 시시한 강자
필자도 한때 가맹사업자였다. 따라서 필자 또한, 가맹점주가 되기 전 여러 브랜드 본사의 사업 설명을 들어 보고 정보공개서를 받아 봤다.
2011년, 당시 필자는 총 4개의 피자 브랜드를 방문했다. 방문한 4개 브랜드에 똑같이 매출과 수익성 그리고 구도시와 신도시 창업을 물어보았다.
당시 모든 브랜드는 수익성과 매출에 대한 질문에 모호하게 답했다. 아마 당시는 예상 매출 산정서 제공이 의무화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모든 브랜드는 매출과 수익률에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던 기억이 있다. 이 중 한 피자 브랜드와의 상담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
그 당시 필자의 거주지였던 경기도의 구도시 상권과 다른 지역의 신도시 상권 중 어느 쪽이 창업에 더 유리한지 문의했다. 해당 브랜드 담당자는 필자가 사는 동네에 한때 그들의 가맹점이 있었음을 밝히고 구체적인 위치까지 알려주었다. 유동 인구가 꽤 많은 지역임을 알고 있었기에, 그곳에서 창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본사 담당자는 다음과 같은 말로 창업을 만류했다.
"원래 있던 사장님이 정말 열심히 하셨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매출이 안 나오더라고요. 저희도 이해가 안 갔죠. 아시다시피, 주변에 학교도 많고 유동 인구도 많아 잘될 수밖에 없는 곳인데 말이에요. 꼭 하시겠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권하기가 좀 어려워요.
신도시는 도시가 안정되기 전까지는 배달 수요가 많아요. 그런데 저희는 테이크아웃 전문점이라 배달이 불가합니다. 가맹점 재량으로 배달을 하면 안 되냐고요? 죄송하지만 그건 안 됩니다. 저희 규정상 그렇게 할 수 없어요. 사장님이 배달하면 다른 이웃 가맹점에 피해를 줄 수 있거든요. 지금은 이웃 가맹점이 없더라도 앞으로 생길 수 있으니까요."
해당 피자 브랜드는 대단한 광고 모델도, 그렇다고 미디어에 브랜드 노출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당연히 스타 경영자도 없다. 그저 가성비 좋은 브랜드로 인기를 얻었고, 현재는 유사 브랜드의 난립으로 예전만큼의 인기는 아니지만, 이제는 건실한 중견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그 원동력은 그때 내가 느꼈던 자신감과 정직함이었을 것이다.
물론, 해당 브랜드 역시 한때 가맹점주들과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안다. 살을 맞대고 사는 가족들 사이에도 갈등이 있듯 갈등이 없는 프랜차이즈는 없다. 그것을 어떻게 슬기롭게 해결하는지가 관건이다. 여하튼 해당 브랜드는 혹독한 외식업 경쟁 환경 속에서도 여전히 잘 버티고 있는 것을 보면 슬기롭게 해결한 듯하다. 이러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백 대표의 이번 영상은 정말 실망스러웠다.
마지막으로, 백 대표는 지난번 손석희의 <질문들>에서 '영업사원의 말을 꼬투리 잡았다'라며 이번 사안을 애써 축소했다. 그렇다면 묻고 싶다. '앞으로 백 대표가 직접 영업 활동을 하고 사업 설명을 할 것인가? 그리고 계약도 직접 할 것인가?'라고 말이다. 직원 관리 또한 회사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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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카츠 논란 억울하단 백종원 대표 영상, 실망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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