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화한 새끼들새끼들의 얼굴이 정말 예쁘다.
황성혜
다음 날, 아침부터 수컷이 평소와 다르게 둥지 근처에서 끊임없이 노래했다. 특별한 소리 같아서 핸드폰에 녹음했다. 아빠의 노랫소리를 듣던 새끼 한 마리가 둥지에서 쑥 빠져나와 날아올랐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한참 후, 또 다른 새끼도 아빠의 노래에 용기를 내어 둥지 밖으로 날아갔다.
두 마리 새끼들은 그렇게 둥지를 떠났다. '이제 다 떠났구나. 빈 둥지만 덩그러니 남았네…' 그날 밤, 혹시나 새들이 다시 돌아올까 하는 마음에 여러 번 유리창을 내다보았지만, 둥지는 텅 비어 있었다. '이제 정말 떠났구나'라는 생각에 한동안 유리창을 닫지 못하고 서 있었다.
그다음 날, 방에서 일하던 중 수컷의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마음이 두근거렸다. 서둘러 거실로 나가보니 수컷이 새끼들과 함께 발코니에 찾아왔다. 수컷은 노래하고, 새끼들은 수직 비행과 수평 비행을 선보였다.
새끼들은 암컷 한 마리, 수컷 한 마리였으며, 몸 크기는 암컷의 70퍼센트 정도였다. 건강하고 씩씩하게 보였다. 새 둥지에서 자랄 때 '황튼튼, 황씩씩'이라고 이름을 붙여 주었는데 이렇게 건강하게 자란 모습을 보니 아주 기뻤다. 새끼들이 씩씩하게 비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러 온 것 같았다.
"아이, 귀여워! 아이, 귀여워라! 와, 잘한다! 우와, 잘하네!" 하며 나는 계속 감탄했다. 내가 느꼈던 이별의 아쉬움은 기쁨으로 바뀌었다. 새끼들이 하늘을 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너무나도 감사했다. 마치 작별 인사를 하러 온 듯한 그들의 모습에 내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날 이후, 새 가족은 다시 오지 않았다. 수컷의 소리가 가끔 들리는 걸 보니 멀지 않은 곳에 보금자리를 찾은 것 같았다. 어느 날 무심결에 찾아온 태양새 두 마리는 네 마리의 가족을 이루어 훨훨 날아갔다.
한 달 반 동안 함께한 시간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둥지를 틀고 알을 품고 새끼를 키워 이소하는 과정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어떤 환경에서도 알을 품고 새끼들을 보호하는 암컷의 모성은 진한 감동을 주었다.
작고 여린 새들의 강인한 생명력과 헌신을 지켜보며 내 마음에도 따뜻한 울림이 남았다. 비록 태양새 가족은 떠났지만, 그들의 새둥지는 여전히 우리 집 발코니에 남아 있다. 언젠가 또 다른 새들이 찾아와 그 둥지를 다시 채울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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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정원 속의 도시' 싱가포르에 살고 있습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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