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땅장사에 주민들은 피눈물"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 배후도시 계획, 산지 빠지고 농지·주택 편입... 이동 공공주택 환평 공청회 y자형 지구 경계 문제제기

등록 2024.09.05 10:03수정 2024.09.05 10:03
0
원고료로 응원
a  용인 이동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와 기후변화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에 참석한 이동 공공주택지구대책위원회 임원들은 지구 지정 계획의 문제점 등에 대해 지적했다.

용인 이동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와 기후변화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에 참석한 이동 공공주택지구대책위원회 임원들은 지구 지정 계획의 문제점 등에 대해 지적했다. ⓒ 용인시민신문


주민설명회 한 달여 만에 열린 '용인 이동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공청회에서 처인구 이동읍 주민들이 경계 설정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울분을 터뜨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8월 27일 이동읍행정복지센터에서 '용인 이동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와 기후변화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를 열었다.

LH가 추진하는 공공주택사업은 처인구 이동읍 덕성리, 천리, 묵리, 시미리 일원 228만여 ㎡를 '용인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배후도시로 건설하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용인 이동읍 일원을 신규 택지 후보지로 발표한 국토교통부는 2025년 이 일대를 1만6000세대 규모의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할 예정이다.

공청회에 참석한 대책위원회 임원과 주민들은 공공주택지구 조성 계획에 반대하며 지구 경계 설정과 환경 영향 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동 공공주택지구대책위원회 신현수 위원장은 산지를 제척하고 하천을 따라 y자형으로 좁고 길게 계획한 지구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신 위원장은 "주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있음에도 어떤 기준으로 지구 경계선을 그었느냐"며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떠나지 않아도 얼마든지 (아파트) 단지가 들어올 수 있는 지역이 있다"라고 말했다.

김영범 대책위 부위원장은 "임야는 왜 개발이 안 되느냐고 물었더니 '보전산지라 개발이 안 된다'고 하더라"며 "개인도 보전산지 개발할 수 있는데, 임야에 손을 대지 않는 이유는 사업성 때문이 아니냐"라고 주장했다.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양산하는 걸 알면서도 y자형 경계를 설정한 것은 LH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김 부위원장은 "산지를 개발해 바둑판처럼 계획도시 만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고, LH나 국토부가 요구하는 주택을 확보할 수 있다"며 "개발이익의 단 1%도 반영 안 되는 보상을 받아서 어디로 가라는 거냐"라고 LH를 비판했다.


LH 관계자는 대책위원들이 경계 설정 문제를 지적하자 국토부와 용인시에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경계는 국토부나 지자체가 협의해서 경계를 발표했으며 최종적인 지구 지정 경계는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적정성에 대해 판단하게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규모 개발사업의 경우 지구 지정 전 산림청과 사전 협의를 하게 돼 있는데, 보전산지는 편입을 최소화하고 경계에서 제외하라고 요구해 지구에 편입시킬 수 없는 불가피성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영범 부위원장은 "그동안 토지보상법과 강제수용법을 적용하면서 LH가 산림청 눈치를 보며 피해왔다는 거냐"면서 많은 피해를 양산시키지 말고 목적대로 국가와 용인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업을 추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호영 대책위 위원장은 "이동 공공주택지구를 반도체 클러스터 경계에 붙여서 개발한다고 하는데, 산업단지와 붙어있는 도시가 살기 좋겠느냐"며 "특히 이동은 남서풍이나 남동풍 등 남풍이 부는 지역이어서 (대기오염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면) 거리를 두고 택지를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청회에서 참석한 한 주민은 "땅장사에 살고 있는 터를 내주고 왜 쫓겨나야 하는지 피눈물이 난다"라고 토로했다.

국가산단에 농지가 편입된 또 다른 주민은 "농사 짓기 위해 조상 대대로 잠도 못가고 땅 한 평 사려고 잠도 못 자며 일궈놓은 것을 수용해놓고, 이번엔 사는 집마저 빼앗아가려고 한다"고 분노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용인시민신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자치와 참여시대의 동반자 용인시민신문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추석 앞두고 날아드는 문자, 서글픕니다 추석 앞두고 날아드는 문자, 서글픕니다
  2. 2 "5번이나 울었다... 학생들의 생명을 구하는 영화" "5번이나 울었다... 학생들의 생명을 구하는 영화"
  3. 3 개 안고 나온 윤 대통령 부부에 누리꾼들 '버럭', 왜? 개 안고 나온 윤 대통령 부부에 누리꾼들 '버럭', 왜?
  4. 4 추석 민심 물으니... "김여사가 문제" "경상도 부모님도 돌아서" 추석 민심 물으니... "김여사가 문제" "경상도 부모님도 돌아서"
  5. 5 계급장 떼고 도피한 지휘관, 국군이 저지른 참담한 패전 계급장 떼고 도피한 지휘관, 국군이 저지른 참담한 패전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