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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폭락에 논 갈아엎은 농민들 "차라리 대통령 없는 게 낫다"

충남 예산 농민들, 정부에 '쌀값 20만 원' 보장 요구

등록 2024.09.05 13:29수정 2024.09.0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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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5일 충남 예산군 봉산면에 있는 한 논에서 농민들이 트랙터로 벼를 갈아엎을 준비를 하고 있다.

5일 충남 예산군 봉산면에 있는 한 논에서 농민들이 트랙터로 벼를 갈아엎을 준비를 하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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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농민들이 논을 갈아엎고 있다. ⓒ 이재환


충남지역 농민들이 정부에 쌀값 20만원 보장을 요구하며 일제히 벼를 갈아엎었다.

5일 아산, 천안, 당진, 예산, 보령, 부여, 서천, 논산 지역 농민들은 이날 각 지역의 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벼를 갈아엎었다. 쌀값 폭락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며 정부에 항의한 것이다.

농민들에 따르면 일부 지역의 경우 80kg 쌀값이 16만원 선까지 추락했다. 밥 한공기 가격으로 치면 200원 선도 붕괴되 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충남 예산군 봉산면의 한 논에서도 성난 농민들이 벼를 갈아엎었다. 예산군 농민회 소속 농민들은 트랙터로 수확이 채 한 달도 안남은 벼를 모두 갈아 엎었다. 해당 논의 주인은 "차마 볼 수 없다"며 이 자리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동진 예산군농민회장은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 풍요의 계절 가을인데 농민들이 나락(벼)이 영글어(익어)가는 이 들판에서 자식같은 벼를 갈아 엎었다. 논 주인은 마음이 아파서 도저히 볼 수 없다며 참석하지 않았다. 이게 바로 우리 농민들의 심정이다. 땀으로 일군 소중한 이 벼가 천대받고 제값을 못받아서 농민들 스스로 갈아엎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한 것이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매년 수입하는 40만8천톤의 쌀을 수입하지 않으면 쌀은 절대 남아 돌지 않는다. 정부는 쌀이 남는다며 논에 콩을 심으라고 한다. 정말 이상한 대책이다. 쌀 수입을 하지 않으면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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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진 예산군농민회장 장동진 예산군 농민회장의 절규 ⓒ 이재환


장 회장은 또 "농약값, 비료값, 인건비 등 세상 물가는 다 오르는데 쌀값만 거꾸로 가고 있다. 이런데도 윤석열 대통령은 양곡관리법에 대해 거부권 행사나 하고 있다"며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인지 모르겠다. 농민들에게는 대통령이 없는 게 더 나은 상황이다"라고 직격했다.


이에 또 다른 농민이 부연설명하고 나섰다. 농민 A씨는 "40만8천톤의 수입쌀이 관세 5%로 수입되고 있다. 과연 이 나라 농업정책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농민들은 농작물을 선택하고 기를 수 있는 자유가 있다. 하지만 정부는 갖가지 이유를 들며 농작물의 경작까지 제한하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농민도 "쌀 소비가 줄어든 것이 문제가 아니다. 정부의 무분별한 쌀 수입이 문제의 본질이다. 쌀 소비량을 늘리는 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언론도 이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고 보도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한편 농민들은 이날 피켓과 현수막을 통해 서도 윤석열 정부에 '기후재난 생산비 폭등 대책마련', '쌀 수입 중단', '쌀값 보장 ' 등을 촉구했다.

a  투쟁 깃발을 들고 있는 예산군 농민들

투쟁 깃발을 들고 있는 예산군 농민들 ⓒ 이재환

#논갈아엎는농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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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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