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안탈리아 라라비치에서 제아언니와 함께지중해 연안에 자리잡은 안탈리아는 ‘올드타운 비치(Old Town Beach)’, ‘라라 비치(Lara Beach)’, 와 ‘콘야알티 비치(Konyaaltı Beach)’ 등 다양한 해변이 즐비하다. 모래바다, 자갈바다, 암석바다 각 바다가 가진 독특한 재미는 물론, 저멀리 타우로스 산맥(Taurus Mountains)을 품은 해변 풍경은 바다와 산의 조화로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사진은 라라비치이다.
신예진
여름의 끝자락, 안탈리아를 강타한 더위에 지친 우리는 바다에 풍덩 빠지는 순간을 열망했다. 힘껏 몸을 바다에 맡기며 물장구를 치고, 그늘에 누워 파도 냄새를 맡는다. 제아 언니는 파키스탄 원정을 하며 만난 가이드 이야기를 했다.
"컴퓨터 공학 학사를 가진 가이드는 나랑 동갑인데 산악 가이드로 알바하고 있더라. 파키스탄에서는 컴퓨터 분야로 돈이 안 되기 때문이야."
나도 히말라야를 오르며 만난 가이드 이야기를 전했다. 중국어를 유창하게 하던 히말라야 가이드 역시 컴퓨터 학위가 있지만, 산악 가이드로 돈을 벌고 있었다.
"한국은 컴퓨터 공학이 각광받는 직업인데, 국가에 따라 직업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깨달았어. 국가 경쟁력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다시 느끼네"
"그러게. 파키스탄에서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소녀도 만났어. 한국이라면 웹툰 작가 등 여러 가능성이 있겠지만, 그는 결혼하여 집안일을 하겠지."
능력을 뽐내는 것도 국가적 배경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이어 나는 여행하며 느낀 무력감도 이야기했다. 그간의 개발도상국을 여행하며 마주한 불평등과 빈부격차에 느낀 회의감도 함께 말이다. 우린 안탈리아 바다를 바라보며 우리의 역할이 무엇일지 고민했다.
"결국, 지금 내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한 거 같아. 내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 되는 일을 하는 것이 우리가 할 역할이지."
물속에 누워 부력을 침대 삼아 뭉게구름과 하늘을 바라봤다. 안탈리아의 푸른 바다를 철썩이는 파도처럼 내 몫을 다해 철썩이겠다고 다짐하며 우린 미소를 지었다.
#2. 페티예(Fethiye) 바다에서 : 여행하면서 건강해야 하는 이유
지중해와 에게해 접점에 있는 페티예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올루데니즈(Ölüdeniz)'가 있다. 고운 모래와 청명한 바다로 많은 이들이 발걸음을 찾는 올루데니즈는 패러글라이딩, 카약, 서핑 등의 다양한 액티비티도 있다.
특히 패러글라이딩으로 유명한 이곳에서 청록과 푸른색 바다의 향연을 바라보며 하늘을 날았다. 벅차오른 마음으로 힘껏 세상을 향해 소리를 내지르고 싶은 짜릿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