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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 쓰레기 문제 심각, 구단·KBO가 적극 나서야"

녹색연합, 전국 야구장 관람객 인식 조사 결과 발표... 응답자 56% "분리배출 어려워"

등록 2024.09.06 10:17수정 2024.09.0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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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녹색연합은 전국 프로야구장 쓰레기 배출 현장 조사 및 시민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구단과 KBO, 환경부 등이 적극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녹색연합은 전국 프로야구장 쓰레기 배출 현장 조사 및 시민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구단과 KBO, 환경부 등이 적극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 녹색연합


프로야구가 출범 42년 만에 처음으로 관중 900만 명을 넘어 1000만을 향해 가고 있다. 하지만 늘어난 관중만큼 배출되는 쓰레기도 늘어나고 있으며, 일회용품 사용과 분리배출 되지 않은 쓰레기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5일 녹색연합은 자원순환의 날을 맞아 전국 야구장의 쓰레기 배출 현장 조사 결과와 관람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쓰레기 문제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현장 조사 결과,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는 다회용기 사용 구장은 2023년 2곳에서 올해 3곳으로 늘었지만 일부 매장에 국한되어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전히 전국 야구장 모두 쓰레기 분리 배출함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었고, 한꺼번에 버려진 쓰레기들로 청소노동자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었다는 것. 녹색연합은 스포츠시설 중 쓰레기 배출량 1위인 프로야구장의 쓰레기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관람객 설문조사에서도 야구 관람객의 83%는 야구장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번 설문조사는 녹색연합이 지난 6월 20일부터 7월 27일까지 전국 9개 프로야구장을 방문한 관람객 2020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또한 응답자 56%는 야구장에서 쓰레기 분리배출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환경부의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수거 등에 관한 지침'에서는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품목별로 분리 배출함을 비치하도록 정해져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프로야구장 9곳 중 9곳 모두 쓰레기를 분리배출하기 어려운 구조였다는 것.

일부 구장은 재질별로 배출함을 구비하지 않아 분리배출 자체가 불가능했고, 경기 종료 후 퇴장할 때 많은 관중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쓰레기 분리배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녹색연합은 전했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 야구 관람객들은 쓰레기를 제대로 분리배출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대책으로 분리배출 품목 표시의 시인성 강화(34%), 쓰레기통 위치 변경(33%) 등을 설문조사 결과로 꼽았다.

이에 대해 녹색연합은 "한 경기에도 수 만 명이 찾는 야구장은 대부분 일회용기에 음식을 담아 판매한다. 더위를 식힐 음료의 소비량도 많다"며 "때문에 경기 후 일회용품이 가득 쌓인 쓰레기통을 쉽게 볼 수 있어 관람객 또한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그동안 프로야구단은 분리배출 문제에 대해 청소노동자가 다시 분리하기 때문에 한꺼번에 버려도 된다거나 관람객들이 느끼는 번거로움, 야구장 내 좁은 통로 등의 문제를 이유로 이러한 문제해결을 회피해 왔다"며 "그러나 이번 설문조사에서 야구 관람객이 분리배출의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고, 개선을 필요로 했다는 점이 명확하게 확인된 만큼, 이제는 프로야구단이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a  녹색연합은 전국 프로야구장 쓰레기 배출 현장 조사 및 시민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구단과 KBO, 환경부 등이 적극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사진은 야구장 쓰레기 배출 현황.

녹색연합은 전국 프로야구장 쓰레기 배출 현장 조사 및 시민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구단과 KBO, 환경부 등이 적극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사진은 야구장 쓰레기 배출 현황. ⓒ 녹색연합


사정이 이렇다보니 야구장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해 본 관람객은 36%에 그쳤다. 야구장에서 음식 주문 시 다회용기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에 대해 응답자의 46%가 알고 있다고 답변했으나 실제로 야구장에서 다회용기 서비스를 이용해 본 경험은 매우 적은 것.

다회용기 서비스 이용 시 불편한 점으로 다회용기 반납에 대한 정보 부족(36%), 다회용기 서비스 매장에 대한 정보 부족(31%), 다회용기 반납함 개수 부족(27%) 순으로 응답했다. 따라서 관람객이 다회용기를 편리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다회용기 사용과 반납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반납함을 추가 설치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들은 제언했다.

구단의 노력은 부족한 반면, 관람객들의 쓰레기 문제 해결 의지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야구장 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 관람객들의 적극적인 다회용기 이용과 쓰레기 분리배출 노력(39%)을 가장 높게 꼽았다. 그 다음으로 프로야구단의 다회용기 서비스 도입과 확대(29%)를 꼽았다.

이에 대해 녹색연합은 "먼저 프로야구단은 구장별로 쓰레기 저감에 관한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며 "다회용품 사용을 확대해 쓰레기로 버려지는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여야 하고, 다양한 홍보매체 등을 통해 야구 관람객들의 인식을 높이는 활동도 병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KBO의 적극적인 노력'도 촉구했다. 이들은 "야구장 쓰레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구단의 대책을 점검하고,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지원해야 한다"며 "전 구단이 공통으로 이용할 수 있는 홍보물을 제작하는 등 일관성 있게 홍보될 수 있도록 KBO가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아울러 환경부의 적극적인 대응도 주문했다. 앞서 환경부는 야구장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잘 알고 있기에 지난 2023년 4월 KBO, 프로야구 10개 구단과 '일회용품 없는 야구장 조성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는 것.

그러나 이러한 자발적 협약은 실질적인 대책이라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협약을 맺어도 그 역할과 책임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구단에 대해 환경부는 어떤 책임도 묻지 않았다"며 "자발적 협약으로 포장해 생색내기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고, 불가피하게 발생한 쓰레기의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것은 구단의 자발적 참여가 아닌 규제 방식이 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녹색연합은 끝으로 "기후위기로 인한 극심한 폭염으로 지난 8월 2일 프로야구 42년 역사상 처음으로 야구 경기가 취소되었다. 지금 프로야구가 겪는 기후위기는 막대한 온실가스 배출의 영향으로, 이는 과도한 일회용품 사용과 처리 한계를 넘은 쓰레기 문제와 밀접하다"며 "야구장은 전국 스포츠시설 중 가장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는 곳으로 쓰레기 문제 개선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야구장쓰레기 #녹색연합 #프로야구 #KBO #야구장쓰레기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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