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역사를 만날 수 망우역사문화공원. 격동의 근현대를 살다간 독립운동가, 문화예술가, 정치인 등 여러 분야의 역사인물들이 잠들어 있다. 지금은 시민과 역사가 호흡하는 공간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였다.
전갑남
며칠 전 서울 중랑구 망우역사문화공원을 찾았습니다. 성북동 만해 한용운의 생가 고택 심우장을 방문하고, 이곳에 선생께서 잠들어 계시다 하여 찾아볼 요량입니다.
절기상으론 가을인데, 계절은 아직 여름의 연장! 햇볕이 유난히 무척 따갑습니다. 몇 걸음 걷지 않았는데도 등에 땀이 흥건히 흐릅니다.
살가운 사람들을 만나다
초행길이라 어느 코스로 가야 할지 망설였습니다. 내 나이 또래분들이 앞서갑니다. 배낭을 메고 씩씩하게 걷습니다. 먼저 간 일행을 따라가 보면 될 것 같아 바짝 뒤를 밟습니다.
"어디서 오셨어요? 혼자인 것 같은데. 그늘이 지기는 해도 이 사잇길은 좀 가팔라요. 싸목싸목 걸으면 걸을 만해요."
말씀이 살갑습니다. 오래전 만난 친구처럼 저를 허물없이 대합니다. 자기들은 공원 아래 사는지라 시간 나는 대로 이곳을 자주 찾는다고 합니다. 여기 길은 손바닥 보듯 훤하다면서요.
"이 길로 오르면 한용운 선생 묘소를 만날 수 있을까요?"
"그럼요. 요쪽이 산길이라 그렇지 더 가까워요. 쫌만 가면 큰길로 합쳐지고 이정표가 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