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연구원이 발행한 '농촌지역 식품사막화(Food Desert)의 의미와 과제' 보고서. 해당 보고서에 실린 농민신문 제작 '전국 식품사막 지도'.
전북연구원/농민신문
통계청 농림어업총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국 3만7563개의 행정리 가운데 73.5%에 달하는 2만7609곳에 식품 소매점이 없다.
같은 조사에서 전북 무주 지역은 행정리 중 80% 이상에 식품 소매점이 없는 식품사막 지역으로 분류됐다. 해당 조사는 4년 전에 이뤄진 것으로 현재는 식품사막화 현상이 더욱 심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중교통이 불편하고 면과 면 사이의 거리가 멀리 떨어진 농촌 지역의 특성상 차가 없고 몸이 불편한 노약자일수록 식료품점을 방문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실제로 인근에 식료품점이 없는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지역민들은 불편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무주 대촌마을에 사는 A씨는 "먹고 싶은 게 있어도 구할 수 없다"며 "택시비는 너무 비싸 이용하기 어렵다. 그냥 참을 수밖에 없다"는 고충을 말했다. 무주 성도마을 거주민 B씨는 "그나마 마을에 오던 만물상도 매상이 없으니 사라졌다"며 기본적인 생필품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음을 토로했다.
장날 되면 늘어나는 '대신 장보기' 요청
무주군 주민도움센터를 운영하는 무주군사회복지협의회 송중현 사회복지사는 "무주 장날이 되면 시장에 오기 어려운 장애인이나 노인들로부터 '대신 장보기' 요청이 늘어난다"면서 "복지사 일을 통해 많은 서비스를 제공해 왔지만, 주민도움센터만큼 지역 분들의 삶에 밀접하게 도움을 주는 서비스는 없다"고 말했다.
지역민들이 주민도움센터에 요청하는 장보기는 대부분 '콩나물 한 봉지, 두부 한 모', '개 사료 한 포대', '다시다 한 봉지' 같은 소박한 품목이다.
송씨는 "지역민들의 요청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한정된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서비스를 더 확장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라는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주민도움센터'는 2011년 전라북도 특수시책으로 시행된 것으로, 전북도에서 정한 배치 인력은 최대 3명이다.
전북연구원은
'농촌지역 식품사막화의 의미와 과제' 보고서에서 전북특별자치도가 전국에서 식품사막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임에 주목하며 농촌 주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식품사막 현상에 대한 지자체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식품 공급 부족은 영양불균형을 초래해 지역 주민의 건강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등 지역민의 정신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전북연구원의 의견이다.
농촌 지역의 식품사막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가 나선 것은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다. 경기 포천시는 2019년 12월부터 소흘농협과 손을 잡고 매일 식료품점이 없는 마을을 세 곳 이상 방문하는 '행복장터' 차량을 운영하고 있다. '행복장터' 차량에는 350여 개의 식료품이 비치돼 있으며 공과금 수납 등 금융서비스도 지원한다. 전남 영암군에는 영암농협에서 운영하는 '동네방네 기찬장터'가 주민들의 호응을 받고 있으며 경남 거제에는 '찾아가는 행복마차'가 3년째 운영 중이다.
충북 옥천군의회는 지난 8월 19일 지역의 식품 사막화 해결을 위해 주민간담회를 열었다. 이는 옥천군의회 김외식 의원의 식품사막화 5분 발언을 계기로 만들어진 자리였다. 옥천군의회는 간담회에서 식품사막에 놓인 지역민의 목소리를 듣고 '로컬푸드매장 활용' 등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전북에서는 서난이 전북도의회 의원이 지난 8월 식품사막 해소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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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먹을 걸 못 삽니다, '식품 사막'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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