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전남 여수 봉두마을에서 마을주민들이 마을을 관통하는 345kV 초고압 송전선로 아래에서 형광등 실험을 진행했다. 전선 연결 없이 불이 들어왔다.
황주찬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무려 3개의 경로가 지나가는 대상 예정지인 전북 진안군을 시작으로 장수, 금산 등 선로가 지나는 주변지역 주민들의 반발 움직임이 거세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진안군 부귀면 행정복지센터에서 개최된 '신정읍-신계룡 송전선로' 주민설명회 자리에서 진안 주민들은 "정작 해당 지역 주민들은 모르게, 깜깜이 방식으로 추진한 한전의 송전선로 계획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명진 진안군의원은 "신정읍-신계룡뿐 아니라 신장수-무주·영동, 신임실-신계룡 건설사업 등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도 금번 사업계획에 대해 전혀 보고 받은 일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안 주민들은 "초고압 송전선로가 관통하는 지역은 환경문제 발생은 물론 송전선로 설치로 인한 주민의 건강상·재산상 피해 발생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되는 바, 해당지역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달리, 무주 지역 사회 반응은 잠잠하다. 송전선로 건설 계획이 지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까닭이다. 한전이 추진하는 경기 하남시, 충남 당진시, 전남 장성군 등 송전선로 건설 사업 대상지마다 번번이 반대 여론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산자부와 한전은 송·변전시설 주변지역 주민들에게 재산권 행사 제약을 보상하는 차원에서 지원금 규모를 인상키로 했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주민 및 지자체의 반대에 직면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사실 초고압이라고는 하지만 '345kV'의 전자파가 인근 주민의 실생활에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칠지 딱히 실감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전자파의 유해성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학계에선 송전탑 아래 발생하는 전자파의 유해성 여부를 놓고 여전히 찬반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지난 2014년 전남 여수 봉두마을에서 마을 주민들이 마을을 관통하는 345kV 초고압 송전선로 아래에서 형광등 실험을 진행한 바 있는데, 당시 전기도 연결되지 않은 형광등 6개에 전원 불이 들어왔다. 당시 마을 주민들은 "송전탑이 세워지고 송전선로가 마을을 가로지른 뒤부터 각종 암으로 마을 사람 40여 명이 사망했을 뿐 아니라 심지어 멀쩡하던 소와 염소도 이름 모를 질병으로 시름시름 앓다 죽었고 기형 송아지까지 태어났다"고 주장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