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서울중앙지검). 뒷 건물은 서울고등검찰청(서울고검).
권우성
2022년 9월 23일 조씨는 본격적인 조사를 받기 전 이희동 서울지검 공공수사1부장(현 서울남부지검 1차장)과 집무실에서 짧은 면담(티타임)을 갖는다. 이 부장검사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당시 추미애 법무부장관에게 마지막까지 대검에 남겨달라고 요청했던 6명 중 1명으로, 대표적인 친윤 검사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 만남은 이 부장검사가 요청해서 이뤄졌다.
약 15분. 조씨의 녹취록은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핵심 내용을 옮기면 이렇다.
- 조성은(이하 조) : 이게 좀 긍금한 게요. 제가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라 그럴 수도 있는데, 이 사건 우리, 그 1부에서 송치된 사건은 사실 김웅 관련 내용이잖아요. 그럼 이 사건에서 김웅 관련 제한을 해서 수사를 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어쨌든 공안부니까 이 사건 전체가 공직선거, 이게 어떤 공직선거 관련 사건이다 보니, 사건 전반적인 수사를 하세요?
- 이희동(이하 이) : 어떤 전반적인. 예를 들면?
- 조 : 예를 들면 뭐...
- 이 : 다른 뭐 다른 사건?
- 조 : 아니요. 이 사건에서 이제 파생되는 사건.
- 이 : 파생되는 사건?
- 조 : 예를 들면
- 이 : 예를 들면?
- 조 : 예를 들면, 뭐 한동훈?
- 이 : 아
이 질문은 손준성-김웅 선에서 그쳤던 공수처 수사를 검찰이 그 '윗선'까지 확대할 의지가 있는지를 묻는 것이었다. 조씨는 "부장검사는 갑자기 듣지 말아야 할 단어를 들은 것처럼 화들짝 놀라면 손을 휘저었다"고 당시 상황을 서술했다.
- 이 : 아, 그거는 공수처에서 이미 혐의없음으로 해버렸어요.
- 조 : 그렇지는 않죠. 그러니까 거기 관련해서 오늘 기사들이 났고, 이제 공수처도 따로 하는 얘기들은 있어요. 그러니까 그런 부분들이니까 저도 한동훈 법무장관에게 개인적 감정 없고, 근데 이 사건 자체가 사실 손준성 검사 이름도 없잖아요. 고발장에는 명백하게 한동훈...
- 이 : 아니, 근데 저희는 뭐냐면 그 검사 관련된 거기 때문에 공수처에 우선 수사권이 있어서 공수처에서 다 하고, 네, 김웅은 그만둔 이후 민간인 신분이라고 해서 그것만 온 거여서 저희는 좀 한계가 있습니다. 왜냐면 한동훈 장관도 그때는 검사였고 해서. 저희가 그건 봐야 될 것 같아요.
- 조 : 한동훈 이름이 있잖아요?
- 이 : 그게 오히려 이제 공수처를 설치한 입법 취지도 이제 그런 셈인 거죠. 검사는 하지 말고 검사는 공수처라는 곳에서 하고, 이제 김웅같이 그만둔 민간인 신분에서의 행위만 하라는 그런 거여서 저희가 수사하는 그런 건 좀 어려움이 있습니다. 근데 그거는 공수처에서 일단 혐의 없으면 해버려서...
- 조 : 아니요. 왜냐하면 그 김웅 사건으로 제한해서, 김웅 관련 인적 관할 딱 제한을 해서 사건을 보시면 제가 드릴 수 있는 자료가 한계가 있어서, 왜냐하면 사실 다 이어지는 사건인데.
- 이 : 일단 보내보시면 제가 보고 OOO 부장하고 해서, 예, 해서 하고. 또 제가 여쭤보고 싶었던 게, 브랜드뉴파티당 2020년 1월 조성은씨가 주도해 창당준비위원회까지 꾸렸으나 실제 창당에는 이르지 못한 채 그해 2월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에 흡수됐습니다. 그거 지금 잘 되고 있는지? 이건 개인적인 호기심에서. 잘 안 되나요?
검찰 선배이자 당시 법무부장관으로서 위세가 등등했던 한동훈도 수사 대상에 포함되느냐는 기습적인 질문을 받았던 이 부장검사는 화제를 '정치' 쪽으로 돌렸다.
- 이 : 그러면 대표님은 정치를 계속하실 거죠? 하면, 어디?
- 조 : 제가 이런 건 있어요. 이 사건에서 제가 정당색 아니면 정치색을 띠는 순간 물론 이제
- 이 : 그래도, 아니 그래도 좀 아깝잖아요.
- 조 : 윤석열과 관계에서는 제가 '막아야 된다는 것'이 있으니까 그건 반대하겠지만, 제가 사실 이 공판이 끝날 때까지는 손준성 사건이든 김웅 사건이든 특검으로 가든, 왜냐하면 안 그래도 김건희 특검 때문에 인터뷰 요청 와서 하기로 했는데 고발장 안에 '김건희 주가조작은 명백한 허위다' 손준성 보냄 고발장에 그렇게 작성이 돼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도 특검에서 수사 진행한다면 국정조사 진행한다면 증거로 활용돼야 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어떤 정도까지 파생될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증거들이 오염이 덜 되기 위해서는 제가 당분간은 정당 활동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뭐 먼 훗날 제가 뭘 할지 모르겠죠.
- 이 : 저는 그렇게 이렇게 이해관계를 물어본 건 아니고, 저기 뭐 잘하실 것 같아서 앞으로도 계속 잘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말씀드렸습니다. 저도 이렇게 뵌 것도 인연인데, 언젠가 또 그렇죠, 뵈면 이렇게...
- 조 : 제가 그때 참 참 웃겼던 게 공천심사위원부터 하고, 그다음에 당시에 또 율사들이 많으셔서, 부장검사님들도 계셨고, 또 그것도 했거든요. 이제 박근혜 때 제가 박근혜 탄핵 때 최고위원을 하고, 그때 국정조사를 제가 이제 자료를 찾고 이러다 보니까 그런 이상한 경험들이 있어요.
- 이 : (웃음) 아이고, 힘드실 때 계속하셨네.
- 조 : 나중에는 어떤 일을 또
- 이 : 더 단단해지고 잘하실 것 같습니다.
이 상황에 대해 조씨는 "화기애애하고 기괴한 대화였고, 그것은 맥락상 협박과 조롱이었다"며 "서로 내심의 영역에서 흘러나오던 뉘앙스를 숨기지 못했다"고 적었다. '나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라고 생각한 조씨는 반대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 조 : (웃음) 그렇죠. 그래서 제가 또 이번에 덜 당황한 것도 있는 것 같고. 그래서 나중에 우리 부장님도 좋은, 또 이제 평생 검사하셨겠지만, 언제까지 하시겠어요. 또 다른 큰일에 쓰이실 거잖아요.
- 이 : (웃음) 저는 정치를 모르고, 뭐 없지만.
- 조 : 또 모르죠. (웃음)
- 이 : (웃음) 잘 응원하겠습니다.
- 조 : 시간 지나고는 모르는 거니까. 저는 일단 오늘 성실하게 말씀드릴 것 드리고.
[본격적인 조사 7시간] 검사가 검사 범죄를 수사하는 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