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서 방카르와 함께함께 동행한 사진작가 친구 토모가 찍어준 방카르와 나
Tomohiro nakamichi
방카르와 같은 견종은 인간이 인위적으로 번식시킨 게 아니다. 그 나라의 환경과 문화에 맞게 외모와 습성이 형성되는데, 이를 '자연 견종'이라고 표현한다.
전 세계에는 인간과 개의 초기 모습을 간직한 자연 견종들이 소수 존재한다. 하지만, 시대가 급격히 현대화되고 도시화되면서 이 개들과 문화들은 급속도로 사라져가고 있다. 아마 다음 세대에선 책에서나 보게될 지도 모른다.
얼마 남지 않았기에 더더욱 방카르를 직접 봐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때 마침 SNS을 통해 알게 된, 일본에서 반려견 훈련사를 하다가 사진작가가 된 친구 '토모'가 있었다(Tomohiro).
이 친구 또한 이런 얘기에 흥미로워했고, 같이 그 개들을 보러가자는 얘기가 오갔다. 뜻을 같이 하는 이가 생기니 망설임 없이 바로 몽골행이 추진됐다. 하지만 막상 시작부터 쉽지는 않았다. 실제 진짜 목동들과 생활하며 원시 모습대로 사는 방카르를 찾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겨우 겨우 수소문 끝에 우리는 '방카르 프로젝트' 라고 하는 소수의 전통 방카르와 목동의 생활 방식을 관찰하고 보존하는 단체를 알게 됐고, 그곳의 공식 사진가와 연락이 닿았다. 그는 우리에게 말했다.
"원시 상태 방카르를 보겠다고 이렇게 개인적으로 오는 사람은 이제껏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렇게 우리는 최초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겠다는 묘한 사명감까지 얻은 채, 몽골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흐르는 바람처럼 자연스럽게 사는 몽골인과 방카르
몽골에서 방카르 프로젝트 포토그래퍼이자 가이드인 '볼드'를 만나 현지 목동과 방카르를 만나러 떠났다. 편도로만 1000km, 즉 봐도 봐도 끝을 알 수 없는 잔디와 사막이 섞인 대지를 방카르를 만나기 위해 달렸다.
마치 광활한 바다가 땅으로 변했다면, 그곳이 몽골인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그렇게 3일을 달려 현장에 도착하자, 한 눈에도 50kg는 족히 돼 보이는 크기의 커다란 검은 개 두 마리가 털을 잔뜩 세우고 경계하며 성난 모습으로 달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