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6일 인권단체 프리덤 브리지 출범식에서
박은홍
박은홍 교수: 이어서 현 페통탄 정부, 프어타이당, 탁신 친나왓의 정치적 역할에 대한 평가를 해주었으면 한다
솜욧 대표: 페통탄 총리는 전 탁신 총리의 딸이지만,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 지난해 선거에서 보수 정당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사건이 있었다. 전진당과 같은 진보정당이 왕실 개혁을 주장하고, 국왕모독죄에 해당하는 형법 제112조를 개정하자는 주장을 펼쳤던 것이다. 이것이 다른 보수 정당들이 프어타이당과 손을 잡은 이유가 된다.
박은홍 교수: 그러면 왜 현 페통탄 정부나 프어타이당, 탁신 친나왓은 개혁적 성향의 정치 세력으로 보지 않는지? 탁신 친나왓 계열은 과거 군부에 의해서 축출되고 또 이들에 의해 끊임없이 방해를 받아온 정치 세력이고, 일각에서는 개혁적인 탁신 친나왓이 왕실과 대화하면서 최소한 군부 쿠데타 없는 태국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는데.
솜욧 대표: 보수세력은 전진당이 행정부를 장악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고 판단해서 대신 프어타이당과 손잡은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연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
박은홍 교수: 쿠데타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보는지?
솜욧 대표: 기존 쁘라윳 군사정부는 경제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그래서 보수세력이 프어타이당에 의지하게 된 측면이 있다. 군부, 사법부, 왕실도 그렇게 판단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프어타이당과 보수세력의 연합은 일시적이라고 본다. 여전히 군부가 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언제나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박은홍 교수: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 중 하나가 민간정부에 의한 군부 통제다. 또 다른 쿠데타의 가능성을 얘기하는 이유도 현 페통탄 정부가 군부를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과 관련된 것이라고 이해해도 되겠는가?
솜욧 대표: 그렇다. 지금은 동맹관계에서 서로 이익을 보고 있기 때문에 쿠데타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이 이익 관계가 틀어지게 되면 쿠데타가 일어날 수 있다.
박은홍 교수: 지금의 지배 블록은 크게 왕실과 군부와 프어타이 3자 동맹으로 이루어진 걸로 이렇게 이해를 해도 되겠나? 그리고 이러한 동맹은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이 강한 청년들의 지지를 받는 인민당에 대응하기 위한 보수 진영 나름대로의 전략적인 대응 방식으로 이해해도 되겠나?
솜욧 대표: 프어타이당이 다른 작은 보수 정당들과 힘을 합친 것도 전진당과 같은 진보 정당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박은홍 교수: 이 대목과 관련해서 밀어내기식 태국 정치 변화를 말하고 싶다. 말하자면 예전에 제1 보수당이었던 민주당은 2010년 많은 레드셔츠가 죽은 라차쁘라송 사태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런데 지난 해 선거에서 민주당은 거의 존재감이 없을 정도의 군소정당으로 전락했다. 보수진영으로서는 과거 적대로 규정했던 프어타이당을 끌어안아야지 나름 보수 진영이 생존할 수 있다는 어떤 전략적 판단을 하게 된 것이다. 결국 보수진영이 프어타이당을 품어 안음으로써 태국의 정치 지도가 과거보다는 발전했다고 볼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솜욧 대표: 태국 정치가 발전하거나 태국 정치가 이전에 비해 개혁되었다기보다는 보수 진영이 조금 더 똑똑해졌다, 선택을 잘했다, 적응을 잘했다라고 생각한다. 탁신 친나왓을 다시 품는 선택을 한 것 자체는, 쿠데타가 일어나면 경제가 안 좋아지고 그로 인해 세수가 적어지면 국가 예산이 줄어들게 된다, 더 이상의 쿠데타로는 경제를 살릴 수 없다는 계산하에서 탁신과 같은 경제를 잘 아는 사업가 출신의 정치인을 다시 데려오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본다.
박은홍 교수: 나는 이를 기업인 주도의 민주주의, 부르주아 데모크라시로 이행하고 있는 징후로 본다.
솜욧 대표: 지금은 아직 쿠데타를 일으켜야만 하는 이유와 그럴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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