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장 불편한 편의점편의점도 없는 두메산골. 단 하루뿐이지만 하장초, 중 학생들이 다같이 모여 편의점을 만끽했다.
홍정희
현재 우리 전교생은 7명이다. 그마저도 3학년은 없고 1, 2학년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이곳 아이들은 큰 이변이 없는 한 하장초 병설유치원을 거쳐 하장초등학교, 하장중학교로 진학하므로 모든 학생들이 아기 때부터 같이 자란 동네 친구들이다.
이것에는 새로운 친구 사귀기가 어렵겠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의외의 장점도 발견할 수 있다. 내가 이곳에 처음 발령받았을 때 시내 학교 학생들과 다른 눈에 띄는 모습이 있었는데, 상급생, 하급생 할 것 없이 서로 반말을 하며 함께 논다는 것이었다.
시내 큰 학교는 한 살 선배에게도 존댓말 쓰는 게 당연한데 이곳 아이들은 반말은 기본이고 쉬는 시간에도 선배 교실, 후배 교실을 넘나들며 함께 놀고, 점심시간에 같은 테이블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밥을 먹는다.
동급생 친구가 적은 대신 다양한 연령의 전교생과 함께 어울릴 수 있으므로 웬만큼의 사회생활을 습득하는 데 용이한 측면이 있는 것이다. 그래도 채워지지 않는 산골 아이들의 사교생활을 위해 가끔은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일부러 마련하기도 한다.
1학기 국어 시간에 우리 하장중 학생들은 <불편한 편의점>(김호연 저)을 함께 읽었다. 독후 활동으로 학교에 편의점을 하루 열어볼까? 하여 판을 벌였다. 지난 7월의 이야기다. 기왕 할 거 근처 하장초등학교 학생들도 부르면 좋겠다 싶어 일을 좀 크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