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에서 "결사반대" 티셔츠 꺼낸 의원, 왜?

[스팟인터뷰] 정혜경 진보당 국회의원

등록 2024.10.15 10:27수정 2024.10.1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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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혜경 국회의원이 국회 국감장에서 충남 청양군 '지천댐 반대' 대책위 주민의 티셔츠를 들어 올렸다.
정혜경 국회의원이 국회 국감장에서 충남 청양군 '지천댐 반대' 대책위 주민의 티셔츠를 들어 올렸다.정혜경 의원실 제공

정부의 기후 대응댐 건설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 국정감사에서 댐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티셔츠가 '소품'으로 감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정혜경(진보당·비례) 국회의원은 지난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국정감사 현장에서 기후대응댐 후보지 중 하나인 지천댐(충남·청양) 건설을 반대하는 내용이 적힌 티셔츠를 들어 올렸다.

정 의원은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댐은 홍수예방 효과가 없다. 홍수재난, 오히려 기후를 파괴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댐은 해체 추세에 있다"고 지적했다. 티셔츠를 들어 올린 정 의원은 김완섭 환경부 장관에게 "이것이 지역 주민들의 민심이다"라며 "대통령이 추진하려는 기후 파괴댐이다. 대통령 눈치보지마시고 직언하시라"고 직격했다.

정 의원의 이 같은 행동에 대해 청양 주민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해당 티셔츠의 주인인 김명숙 지천생태모임 대표는 15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매우 감사한 일이다. 지역을 지키려고 애쓰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잘 전달해 주었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고맙다. <오마이뉴스>와 같은 일부 언론을 제외하고는 상당수의 언론들이 지천댐 건설을 찬성하는 충남도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의원의 관심은 큰 힘이 된다"라고 말했다.

 충남 청양군청 앞에 설치된 지천댐 반대 대책위 천막 농성장.
충남 청양군청 앞에 설치된 지천댐 반대 대책위 천막 농성장.이재환

지난 14일 정혜경 의원과 전화로 연결해 티셔츠가 등장한 배경과 숨은 이야기를 좀 더 들어 봤다. 아래는 정 의원과 나눈 대화를 정리한 내용이다.

- 국정 감사에서 김완섭 환경부 장관에게 지천댐 반대 주민들의 티셔츠를 직접 들고 질의를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한 이유가 무엇인가.

"주민들의 목소리를 잘 전달하기 위해서다. 티셔츠에는 주민들 직접 손으로 쓴 글씨가 새겨져 있다. 주민들의 절박한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국감장에 티셔츠를 들고 나가 이야기를 하면 그 절박함을 좀 더 효과적으로 잘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티셔츠는 택배로 전달 받았다."


- 아이디어는 누가 낸 것인가?

"의원실 차원에서 논의 끝에 낸 아이디어이다."


- 댐 건설로 인한 녹조 발생 문제를 집중 거론 했는데, 실제로 지천댐도 상류가 아닌 하류 쪽에 건설 될 예정이다. 녹조 발생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파악하고 있나.

"댐 건설을 반대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녹조 발생 문제이다. 댐 건설로 유속이 느려지면 녹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미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에서도 드러난 문제이다. 나는 낙동강 근처에 살고 있다. 낙동강 녹조가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다. 녹조 문제에 대해 더욱 예민한 것도 그 때문이다.

충남 청양의 경우 공공하처리시설 보급률이 낮은 것으로 안다. 생활하수 오염 대책도 필요한 상황이다. 농업 용수로 쓰든 생활 용수로 쓰든 녹조 발생 위험성이 높은 상황이다. 반대할 수 밖에 없다. 진보당 차원에서 당론으로도 반대를 하고 있는 입장이다."

- 국민들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댐 건설을 강행할 경우, 국회 차원에서는 예산권(삭감)으로 일정부분 댐 건설을 저지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 점은 어떻게 보나.

"예산권은 의회의 고유한 권한이다. 다수당인 민주당의 상당수 의원들도 댐 건설에 부정적인 입장 것으로 안다. (필요하다면) 민주당과 연대해서 예산삭감 문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댐 건설을 반대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윤석열 정부가 기후 위기에 역행하는 몰지각한 반기후 정책을 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주민들의 투쟁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댐 건설을 저지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원주민들의 삶과 터전을 지키는 일이다. 주민들과도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함께 문제를 풀어나갈 생각이다."
#지천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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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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