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하는 유동규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3월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배임 사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정민
"문재인 정부의 검찰팀에 진술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묻는 건 의미가 없다. 과거 진술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한다. 제가 대답이 없으면 넘어가라."
29일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백현동 의혹' 재판(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김동현 부장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 대표 측 변호인의 질문을 받고 한 답변이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 측 조원철 변호사가 이 사건 초기 유 전 본부장이 검찰에서 했던 진술을 바탕으로 질문을 잇자 "문재인 정부의 검찰팀"이라고 반복적으로 강조하면서 "지금 변호사 측 내용은 재판부가 바뀔 것을 대비해, (재판부 갱신 과정에서) 녹음 들을 것을 대비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닌가 한다. 과거 진술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 사건이 터진 후 (문재인 정부 당시) 첫 번째 수사기관 조사에서 이재명과 정진상(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보호하려고 사실과 다른 말을 했다"며 "이후 진술을 바꾸기로 고쳐먹고 나서 이 법정에서 진실만을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로 바뀐 이후인 지난 2022년 9월 26일께 자신을 조사하던 검사에게 "사실대로 말하면 수사할 자신이 있냐?"라고 물은 뒤 진술을 바꿨다는 입장이다.
"변호인이 짜증 낸다"며 재판 중단 요구도
지난 기일까지 진행된 검찰 측 증인신문에서 유 전 본부장은 "2014년 12월인가 (2015년) 1월 공모지침서가 나가기 전 (대장동 개발업자 김만배가) '자기가 번 것의 반'을 준다고 했다"면서 "이 내용을 정진상(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즉각 보고했고, 다음날인가 김용(전 민주연구원 부원장)한테도 전화해서 알렸다"라고 말한 바 있다.
검찰이 이 대표 공소장에 "2020년 7월 경 피고인 이재명이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 출마를 본격화하자, 정진상, 유동규는 2020년 10월 경 무렵부터 김만배 등 민간업자들에게 그들이 약속하였던 금원의 지급을 요청하고, 김만배 등 민간업자들은 그 지급 방안 등을 논의하여 2021년 3월 경 피고인들 측에 지급할 금원이 428억 원임을 확정하기도 하였다"라고 적시한 것과 맥을 같이 하는 내용이다.
이날 반대신문에서 이 대표 측도 대장동 지분 배분 등 수익금 분배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다.
- 변호인 "지분 절반을 준다는 걸 남욱과 정영학에게 김만배가 직접 말했나?"
- 유동규 "2014년 11월과 12월, 1월까지 다 포함돼 나온 걸로 기억한다. 지분 나누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남욱이가 (지분 이야기를 들으면) 개XX 할 것이라고 해서 나도 갔다. 김만배가 '유동규는 삼십 몇 프로라고 했는데도 믿지를 않으니, 동규네가 형제가 많다'고 말했다. 형제는 정진상과 김용이다. 선거자금은 이재명 선거자금 필요하다는 말이다. 김만배가 몇 프로를 준다고 말했고,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정진상에게 지분을 얼마 확보했다고, 이재명 정치자금 얼마를 확보했다고 보고했다."
- 변호인 "지분 절반을 확보했다는 말인가?"
- 유동규 "절반은 나중에 바뀐 거다. 저때는 (전체 지분의) 삼십 몇 프로였다."
- 변호인 "김만배 본인 지분의 30%를 뜻하나?"
- 유동규 "본인 지분이 아니라 전체 지분에서 33%인가 그렇다."
질문과 답변이 길어졌지만 유 전 본부장은 당시 상황을 추가적으로 설명하려 했다. 그러자 이 대표 측 조 변호사는 "됐다"면서 말을 끊고 다음 질문으로 이어가려 했다. 재판장도 "이 정도 하면 됐다"라고 유 전 본부장의 말을 잘랐다. 그런데 이 순간 유 전 본부장은 "다 좋은데, 변호사님 짜증내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동현 부장판사는 "증인이 재판을 지휘하는 것처럼 하면 맞지 않는다"라고 지적했고, 유 전 본부장은 바로 "죄송하다"라고 답해 상황은 일단락됐다. 이미 이날 유 전 본부장이 질문을 이어간 이 대표 변호인을 향해 "왜 짜증을 내냐", "짜증 좀 내지 말라"고 반복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던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한편 유 전 본부장은 오후 공판이 한창 진행 중인 오후 4시 36분께 재판부를 향해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면 좋겠다"며 "잘 안들린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이) 짜증도 내고 하시니까"라면서 재판 중단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고, 다음주 화요일(11월 5일) 다음 공판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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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검찰 의미 없다"며 답변 거부한 유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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