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최고위원의 발언을 듣던 중 한숨을 쉬고 있다.
남소연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가 침묵을 깼다. 숙고 끝에 그가 고른 메시지의 톤은 '로우 키(Low-Key)'였다.
'친윤계'가 윤 대통령 지키기에 나서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터라, 일단 용산 대통령실과 각을 더 세우기보다는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며 숨 고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당면 과제로 '특별감찰관 임명'을 제시하면서 오는 의원총회를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본인이 공개적으로 요구한 내용이 대체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걸음 물러서는 모양새라, 정치적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동훈 "민심에 맞는 실천이 중요... 특감 임명 절차 준비 지시했다"
한동훈 대표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께서 어제(7일) 현 상황에 대해 사과하고, 인적쇄신, 김 여사 활동 중단, 특별감찰관의 조건 없는 임명에 대해 국민들께 약속하셨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인적 쇄신을 언급하긴 했으나 그 시기와 범위를 특정하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의 대외 활동은 지금도 자제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별감찰관에 대해서는 여당 내 그리고 여야 합의가 이뤄진다면 반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대표의 제안에 '조건'을 걸어 수용한 모양새인데, 한 대표는 일단 이를 인정하고 나선 모양새이다.
한 대표는 "이제 중요한 것은, '민심에 맞는 수준으로 구체적으로 속도감 있게 실천하는 것'이다"라며 "실천이 '민심에 맞는 수준'이어야 하고, '구체적'이어야 하고, '속도감'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런 민심에 맞는 실천을 위해서 당은 지금보다 더 민심을 따르고, 지금보다 더 대통령실과 소통하고 설득하겠다"라고도 약속했다.
그는 "우선, 당은 즉시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던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를 추진하겠다. 필요한 절차 준비를 지시했다"라고 알렸다. 당내 친윤계를 중심으로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대통령의 말씀'을 내세워 밀어붙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어 "민심과 함께 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며 "우리 모두 국민 앞에서 더 겸손하고 겸허해야 한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