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코스 참가자들이 사회공헌자묘역에 안장된 민복기의 묘 앞에서 윤석림 해설사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임재근
1코스 '역사정의실현' 코스는 장군1묘역과 국가사회공헌자묘역, 독립유공자1-1묘역을 다녀오는 경로였다. 걷는 거리가 약 2.5km로 가장 많이 걷는 코스다. 1코스에서는 장군 1묘역 69호에 안장된 김창룡 묘를 제일 먼저 찾았다. 김창룡은 이승만 정권 당시 이승만의 오른팔로 불렸으며, 백범 김구 암살의 배후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한국전쟁 전후 많은 민간인 학살 사건의 책임자여서 희생자 유족들로부터 지탄을 받는 인물이다. 특히, 일제강점기에 일본 관동군 헌병보조원으로 일하면서 조선과 중국의 항일조직을 정탐해 조직을 색출하고 조직원을 체포해 일본군 헌병 오장까지 특진했기 때문에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려 국립묘지 안장에 부적절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그 다음으로 찾은 곳은 국가사회공헌자묘역 민복기의 묘와 독립유공자1-1묘역 이재상의 묘였다. 특이하게도 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제1-1묘역은 국가사회공헌자묘역이 샌드위치처럼 위아래로 자리하고 있어 국가사회공헌자묘역 18호에 안장된 민복기의 묘와 독립유공자 제1-1묘역 497호의 이재상의 묘는 직선거리로 불과 60m 밖에 안 떨어져 있다.
그런데 대법원장 등을 지낸 공로로 사회공헌자묘역에 안장된 민복기는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 판사였는데, 운명의 장난처럼 그때 민복기 판사는 독립운동가 이재상을 유죄로 판결한 재판에서 배석판사로 참여한 바 있다. 민복기도 일제 판사 경력 때문에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