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창원지검)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김영선 전 의원 때문에 전전긍긍했다는 주장이 담긴 통화가 언론에 공개됐습니다.
"김건희가 전화가 와서. 나 말고 다 터졌잖아. 언론에 다 터져갖고, 김건희가 쫄아가지고. '명태균이가, 김영선이 김건희 팔고 다닌다는데' 하고 물어본 거야 김영선이한테."
2022년 7월, 명태균씨는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었던 강혜경씨와 통화를 하면서 김 여사가 전화로 명씨와 김영선 전 의원이 김 여사를 언급했는지 물었다고 밝혔습니다.
명씨는 "내가 울었어요 김건희 앞에 가서. 아이 팔았어요. 그것 때문에 김건희가 유일하게 개입된 게 김영선이라, 그거 들통날까 봐 지금 전전긍긍하는 거라"면서 김건희 여사가 김영선 전 의원 공천 개입 사실이 공개될까봐 전전긍긍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명씨와 강씨의 통화가 이뤄진 시점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나토 순방 일정에 민간인 신분의 여성 한 명이 동행했다는 MBC의 보도가 나온 이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동행한 여성은 검사 출신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배우자 A씨로 밝혔습니다. 이후 MBC는 대통령실이 한때 A씨를 정식 직원으로 채용하는 걸 검토했지만, 내부에서 논란이 일어 무산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명태균 "대통령 부부에게 국민으로 한 말"
명씨 또한 이번 사안을 축소하려 애썼는데요. 최근 두 차례의 검찰 조사를 받은 명태균씨는 조사가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대화는 '사적 대화'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명씨는 "대통령도 사적인 대화가 있는 거고 여사님도 사적인 대화가 있는 겁니다. 그러면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보는 거 아닙니까? 저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에요?"라며 "일반 국민들이 대통령하고 여사하고 접촉이 어렵기 때문에 그런 거지. 누구나 '나는 저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 그런 마음을 표현을 하지 않나요?"라고 말했습니다.
공천개입 의혹에 대해 사적인 대화에 불과하고 자신은 공직자가 아닌 그저 국민의 한 사람으로 추천했을 뿐이라 불법적인 요소는 없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대통령에게 국회의원 후보를 추천하고, 대통령 영부인과 사적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을 평범한 일반 국민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건진법사가 공천 줬다더라" 김영선 비난한 명태균
"어쨌든 명태균의 덕을 봤잖아. 덕을 다 봐갖고 국회의원이 됐기 때문에…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건 감당하려고 그러는 거야."김영선 전 국민의힘과 강혜경씨(2023년 5월 통화)
하지만 그동안 언론에 공개된 김영선 전 의원의 통화 녹취 내용을 보면, 과연 사적 대화로 치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김 전 의원은 2022년 재보궐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 단수공천을 받아 당선된 것이 "명태균씨 덕"이라고 말해 왔습니다. 더구나 이는 말에서 그치지 않고, 김 전 의원의 국회의원 세비 절반이 명씨에게 흘러간 정황이 있다는 점에서 강한 의구심을 갖게 합니다.
'명태균 덕'이라고 했던 김영선 전 의원은 2024년 국회의원 선거 공천을 앞두고는 돌연 명씨와 갈등을 빚기 시작합니다.
명씨는 올해 1월 강씨와 통화하면서 "건진법사가 공천 줬다더라 XX 미친 X이 어? 내 쫓아내려고 공천 줬는데 나한테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까 건진법사가 공천 줬대"라며 김 전 의원이 보궐선거 공천이 '건진법사' 덕분이라고 말을 했다며 화를 냈습니다.
그는 "내가 여사하고 XX 대통령 녹음하고 없었으면 그거 어쩔 뻔했노. 나쁜 X이야 그 X. 알았어요. 하여튼 그거 하면 다 죽어"라며 자신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통해 김 전 의원의 공천에 힘을 썼다는 근거(통화 녹음)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53억 자산가는 왜 명씨에게 돈을 빌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