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원대학교에 학생들이 게시한 대자보에 일반시민이 붙인 격려글.
윤성효
"대학본부의 비민주적 행위를 규탄한다"
창우회는 회견문을 통해 "우리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 대자보는 일상이었다. 대자보는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었고, 대학생들의 알권리이자 알릴 권리였으며, 중요한 소통의 수단이었다"라며 "대학에 대자보가 붙지 않아도 될 정도로 세상이 살만해진 것인지, 아니면 대학생들이 정세에 둔감해진 탓인지 대학에 대자보가 사라진 지 오래"라고 짚었다.
이들은 "공천개입·국정농단으로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김건희·명태균 게이트의 주인공 명태균씨가 우리 창원대 출신으로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은 탓이겠지만, 대학의 대자보가 그만큼 주목을 받을 일인가 싶었다"라고 했다.
"치솟는 물가에 병원을 가도 전공의가 없어 무한대기를 해야 하고, 뉴스를 틀기만 하면 전쟁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온다", "미래를 꿈꾸며 열심히 사는 대학생에겐 무엇 하나 희망찬 선택지가 없다"라는 대자보 내용을 소개한 이들은 "나라와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는 절절한 후배의 마음이 느껴져 가슴이 저려왔다. 선배로서 마음이 아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그런데 더욱 가슴 아픈 소식은 대학본부가 일방적으로 대자보를 철거했다는 소식이었다. 모 학과에서는 '작성자 색출'을 시도했다고 한다. 실로 충격과 분노를 금할 길 없는 일"라고 평가했다.
이어 "도대체 언제부터 우리 창원대가 학생들이 사회에 대한 비판 글 하나 게시할 수 없는 '글틀막 대학'이 됐느냐"라며 "6월항쟁의 중심에서 군부독재 타도와 직선개헌 쟁취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일뤄낸 애국 창원대의 자부심을 이렇게 욕되게 해도 되는 것이냐"라고 덧붙였다.
졸업생들은 "후배들의 용기와 정의로운 행동을 응원한다"라며 "오늘 우리는 자랑스런 애국의 역사를 지닌 창원대가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글틀막 창원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동문들의 간절한 열망을 담아 대학본부의 비민주적 행위를 규탄하며, 재발방지를 강력하게 촉구한다"라고 했다.
"대자보는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