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공동수집장 내부. 빗자루 등 도구들이 쌓여 있다.
무주신문
농산물 공동수집장 수거·판매 사업은 민선 7기 황인홍 무주군수의 공약사업이다. 이는 무주군 행정의 일종의 판매 대행 사업으로 직접 판로를 찾기 힘든 영세·고령농들의 안정적 판로와 소득보장을 위한 것이다.
대상농업인도 65세 이상 고령 농업인, 자가 운송 능력이 없는 농업인, 품목별 재배면적 300평 미만 또는 출하수량 100박스 이하 생산자다.
영세·고령 농민 소득보장 위한 시설, 그런데...
즉, 무주군에서 마을에 설치한 공동수집장에 품목에 관계없이 농산물을 내놓으면 농협(무주반딧불조합공동사업법인, 아래 조공)에서 수거해 간다. 수거한 농산물은 조공에서 품질이 좋은 농산물을 선별·포장한 후 인근 농산물산지유통센터로 옮겨져 도매시장에 출하된다. 경매나 매매 등에 의해 거래가 완료되면 농산물 생산 농업인에게 대금이 정산되는 구조다.
무주군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무주 관내에 있는 농산물 순회수거 수집장은 모두 70개소다. 다만, 기자는 '2023년 무주군 농산물 순회수거 판매사업 운영 계획서'에 나와 있는 68개소 대상마을 목록을 갖고 현장을 돌아봤다. 이중 무주읍 5개소, 무풍면 4개소, 설천면 6개소, 적상면 2개소, 안성면 9개소, 부남면 5개소 등 총 31개소의 마을 공동수집장을 살펴봤다.
청소상태가 양호한 수집장도 있었지만, 일부는 언제 농산물이 수거됐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먼지들이 켜켜이 쌓여 있었고 거미줄이 곳곳에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그런가 하면, 일부 수집장은 청소용품 보관함이나 마을공동용품 창고로 전락했다. 실제 고령의 마을주민들은 공동수집장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거니와, 용도를 그저 '창고'로 인식하고 있었다.
사업 초창기, 우려대로 위치 접근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농산물을 싣고 나를 수 있는 1톤 트럭의 접근도 쉽지 않아 수집장 대신 아예 공동집하장을 이용한다는 농가도 있었다.
14억 원에 달하는 큰 예산이 쓰인 만큼, 영세·고령농의 참여율을 이끌어내고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군 행정 차원의 대안마련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