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서울 숭례문과 서울시청 사이 세종대로 구간에서 ‘전태일열사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 및 1차 탄핵총궐기’가 민주노총과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가운데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가 경찰 진압 과정에서 갈비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다.
한창민 의원실
- 지난 9일 경찰 진압 과정에서 부상을 당했는데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
"가슴에 흉통이 느껴져 병원에 갔더니 단순한 타박상이 아니라 4번 갈비뼈가 골절됐다고 하더라. 또 5번 갈비뼈에도 멍이 들었다. 심장 근처에 있는 갈비뼈들이라, 좀 더 강한 압박이 있었다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 손가락도 붓기가 아직 다 빠지지 않았다. 골절은 아니지만 인대가 늘어나 관리를 받아야 한다."
- 당시 어떤 상황이었나.
"시민과 경찰들이 물리적으로 부딪치고 있었다. 제가 정당 대표로서 그 자리에 참석해 연단 앞에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계속 경고 방송이 들려왔고 경찰이 해산 명령을 했다. 이 때문에 대회사도 진행되지 않아 '이래서는 안 되겠다, 국회의원이 나서서 막는다면 조금은 진정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와 제가 뛰어 들어갔다.
먼저 현장 지휘관인 총경을 찾았다. 너무 많은 노동자와 시민이 있는 만큼, 물리적으로 차로를 확보하려 하지 말고 협의를 해 안전하게 집회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그는 '지방경찰청장과 얘기되지 않으면 우리는 명령대로 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그래서 다시 '국회의원이 와서 협의 요청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달라'고 요구했다. 무전기로 실시간 상황이 보고될 텐데도 전화번호를 모른다고 하더라. 그래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전화해 중재를 요청했다.
그런 와중에 현장에 충돌이 있어서 그쪽으로 뛰어갔다. 그런데 경찰들이 오히려 나를 막고, 국회의원이라고 하고 자제를 요청했는데도 오히려 나를 밀치고 넘어뜨리고 뒤로 당겼다. '기동대장과 소통하고 왔으니 멈추라'고 이야기를 계속해도 막무가내로 진압했다."
- 경찰이 진압복을 입고 참가자들에게 삼단봉을 휘둘렀다고 하는데 얼마나 많은 이들이 다쳤나?
"민주노총 조합원 중 다친 이들이 많다고 들었다. 10여 명은 심하게 다쳤다고 들었다. 다수가 타박상을 입고도 병원을 찾지 않고 분노한 채 집으로 돌아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11명의 참가자들이 현장에서 연행됐고 4명에게 구속영장도 청구된 상태다."
- 집회 이후 '과잉 진압' 논란이 일고 있다.
"과잉 진압이 명백하다. 그날 오후 2시에 한국노총 집회가 먼저 열렸다. 이 집회만 하더라도 경찰이 평범한 폴리스라인을 치고 안전망을 만들어두고 있었다. 오후 4시민주노총 집회에 참석할 때도 비슷하겠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달랐다. 진압복을 입은 기동대가 마치 '전투경찰'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으로 쫙 깔려서 진입로부터 통제했다. 2015년 11월 박근혜 정권 당시 열린 민중총궐기에서 경찰 물대포를 맞고 숨진 백남기 농민이 돌아가신 뒤 그런 장면은 처음 봤다. '오늘 집회, 위험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긴장한 상태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 실제로 물리적 충돌이 생겼다."
- 민주노총 측에서는 경찰이 애당초 충돌을 부추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리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다. 집회 참가자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데 '불법 도로 점거'라고 하면서 기동대를 앞세워 몸으로 계속 밀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너무 위험해 보여 내가 현장에서 경찰들에 '이러지 말고 차라리 민주노총 지도부를 법규 위반으로 사법처리 하라'고 이야기할 정도였다. 이렇게 하면 사고 난다면서 말이다. 한 개 차로라도 (추가 확보할 수 있게) 협의하자는 얘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모든 제안이 무시됐고 경찰은 경고 방송을 내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