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산하 수자원공사 자회사가 달성습지 바로 코앞에서 운영하는 제트보트와 오리배 사업 현장. 홍보 간판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정수근
설상가상 이곳 달성습지 경계 내에서 이미 환경부 산하기관인 수자원공사 자회사가 운영하는 제트보트와 오리배 사업을 허용해 철새들이 오건 말건 보트를 탄 관광객이 유유자적 보트를 타고 유람하고 스피드를 즐기고 있다.
"도대체 이 나라엔 환경이란 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도대체 이 나라에는 문화이란 것이 없고, 도덕과 윤리란 것이 없다는 말인가?"라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생태윤리'란 말이 있다. 생태계의 질서를 따라 그것을 지키려 애쓰고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를 지킨다는 말일 것이다. 생태계란 뭔가. 생명그물이란 말이고, 생명질서란 말이고 생명들의 거대한 집이란 말이다. 생명의 질서 속에서 공존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 땅과 우리 산하가 인간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수많은 생명들과 공존해야 하는 공간이라는 말이다. 오직 인간의 유희를 위해서 모든 공간을 독점해서는 결코 안된다는 말이다. 생명의 질서가 깨어진 곳에서는 생태계가 유지될 수 없고, 생명그물이 끊어지면 거대한 생태계인 지구가 더 이상 우리 삶의 공간이 될 수 없다는 말이다.
우리는 이미 막대한 기후위기로 지구 생태계가 망가졌다는 신호를 보고 있고 겪고 있다. 그렇다면 이 가공할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가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라면 말이다. 생명그물이 끊어지는 것을 막아내야 할 것이고, 생명의 질서가 망가진 것을 복원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이곳에서 살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따라서 야생의 공간인 달성습지는 야생의 존재들을 위한 공간으로 그대로 남겨둬야 한다. 달성습지는 인간이 아닌 그들 야생의 공간이란 사실을 확인하고 그들이 그곳에서 편히 쉴 수 있게 인간의 간섭은 없어야 하고, 있더라도 정말 최소한의 간섭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