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Dr.인요한의 한국형 구급차 2.0 국회 전시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남소연
[기사 보강 : 19일 오후 4시 4분]
"누군가가 꺼질까 봐, 계속 지금 연료를 갖다 (불을) 때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논란이 진화되지 않는 가운데, 잠시 휴전했던 친윤계와 친한계 사이 감정의 골이 다시 깊어지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판하는 글이 대거 올라왔다는 이번 논란에 친윤계 인사들이 연일 '당무감사'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는 이례적으로 말을 아끼고 있다. 대신 친한계가 나서서 이들의 요구를 일축하고 있다.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는 것이다.
박정훈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해당 논란이 "꺼지지 않고 계속되는 게 아니다"라며 "누군가가 꺼질까 봐 계속 지금 연료를 갖다 때고 있는 것이고 '빨리 수사해라', '조사해라' 막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사실 주말 사이에 이슈가 다 꺼졌다. 주말 사이에 이 논란들이 다 정리가 되고 더 이상 나오질 않았다"라며 "금요일(15일) 날 저희가 의원총회를 하면서 이 문제는 어느 정도 정리하고, 그 다음에 재발방지 약속까지 사무총장이 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이걸 꺼지는 거를 두려워하는 몇 분들이 계속 얘기를 제기하고 있는 건데, 어쨌든 이건 수사 절차를 통해서 좀 더 밝혀지지 않을까 싶다"라며 "별 내용 없다"라고도 잘라 말했다.
홍준표 "가족 중 대표자만 처벌" 김기현 "당무감사 신속 진행"
하지만 비한동훈-친윤석열 성향 인사들의 공세는 끝나지 않고 있다. 전날에도 해당 의혹을 언급한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이날도 본인의 페이스북에 "이번 한동훈 일가 당원 게시판 욕설 사건도 나는 도저히 믿기지 않아 모용으로 보지만, 만약 한동훈 가족이 전부 동원되었다면 그 가족 중 대표자가 될 만한 사람만 처벌하는 것이 수사의 정도로 보여진다"라고 적었다.
의혹에 연루된 한 대표를 옹호하는 듯 보이지만, '가족 중 대표자만 처벌'을 언급한 부분이나 "세상에 비밀은 없다"라고 덧붙인 문장에서 드러나듯 사실상 엄정 수사를 촉구한 셈이다.
김기현 국회의원 또한 본인의 SNS에 "당원 게시판 문제로 연일 잡음이 들리고 있으니 답답히다. 하루 빨리 진상을 규명하여 논쟁소지를 없애야 한다"라며 "진상규명은 전혀 복잡하지 않을 뿐더러, 며칠 만에 금방 해결할 수 있는 간단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설마 진짜 한 대표 가족들이 그렇게 댓글을 올렸을 리는 만무하다고 본다"라고 전제하면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한 대표 가족들이 본인이 쓴 댓글인지 아닌지 밝히기만 하면 되는 일이다. 거기에 무슨 어려움이 있고 무슨 법률 위반 소지가 있을 수 있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지금처럼 납득하기 어려운 근거로 법률 위반이라고 하는 해명은 오히려 의혹만 키울 뿐 한동훈 대표 자신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도 주장했다.
김 의원은 "하루라도 빨리 진상을 밝혀 분란을 종식시켜야 할 시급한 일이므로, 수사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라며 "이 사안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 또는 '내용의 불법성'이 아니라, '명의도용' 또는 '내용의 도덕성'이다. 논점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자체 당무감사의 때를 놓치는 바람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지 않도록 당무감사를 신속히 진행한 후, 일치단결해 무도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폭압을 막아내야 할 때"라는 주장이었다.
권성동 "한동훈, 시원한 해명 없다"... 한동훈은 언론 접촉 줄여
권성동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서 한 대표 본인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이미 밝혔다. 그런데 그 가족들 명의의 글 게시에 대해서는 시원한 해명이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듣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 대표 가족 명의가 도용된 건지 아니면 사실인지 이런 명의가 들어가 있으니까 한 대표가 진실을 말해야 될 그런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만약에 그렇다고 그런다면 한 대표께서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할 부분이 있으면 사과를 해야 되겠다"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는 이에 대해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과거 본인과 관련한 의혹이 제기됐을 때, SNS나 백그라운드 브리핑을 적극 활용해 반박했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19일 오전 공식일정을 소화하는 중에도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갖지 않았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연구원이 주최한 토론회 뒤 기자들과 대면했으나, 권성동 의원의 발언과 관련해 질문이 나오자 도중에 끊고 "그 얘기에 대해서는 제가 이미 말씀드린 것하고 법률위원장이 말씀하신 것으로 갈음하겠다"라고 말했다. "제가 더 특별히 드릴 내용이 아닌 것 같다"라며 구체적인 답을 피한 것이다.
한편,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동훈 대표의 직접 해명이 필요하다는 당내 목소리에 대해 질문이 나오자 "지금 당원 게시판 관련해서 제가 드릴 말씀은 특별히 없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사무총장에 진상조사를 지시한 데 대하서도 "아직 특별하게 보고받은 바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한 대표를 향한 당내 일각의 '직접 해명' 요구가 나오는데 한 대표가 소극적으로 언론 접촉을 하고 있지 않느냐는 <오마이뉴스>의 질문을 받았다. 한 대변인은 "당원 게시판과 관련해서 경찰 조사 중이라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법률자문위원회에서도 허위사실에 대해서 절차를 진행하려는 것으로 안다"라고 답했다. 이어 "분열을 조장하는 의견들보다 민생 경제가 지금 어렵다"라며 "우리는 생활 정치를 해야하고 민생을 챙겨야 할 시기"라고도 강조했다. 사실상 친윤계의 요구를 '분열 조장'으로 규정한 셈이다. 당무 감사의 요구에 대한 기자들의 물음에도 "앞선 말로 갈음하겠다"라며 당무 감사 불가론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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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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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당원 게시판 논란'... '직접 해명' 요구에도 한동훈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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