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숲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 21일 일해공원 표지석 앞 기자회견.
합천군민운동본부
내란‧반란수괴에 뇌물 등 범죄로 전직 대통령 예우가 박탈된 전두환(1931~2021)씨의 고향인 경남 합천 사람들이 '전두환 공원 폐지를 위한 국민청원'에 나서고 있다.
생명의숲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21일 오전 옛 새천년생명의숲의 '일해공원' 표지석 앞에서 '전두환 공원 폐지와 관련 법률제정 국민청원운동'을 선포했다.
3.1독립운동기념탑 등이 있는 '일해공원'은 처음에 새천년생명의숲으로 불리다가 2007년 전두환씨의 아호(일해)를 따서 명칭을 바꿨다. 일해공원 명칭을 바꿔야 한다면서 합천 사람들이 '생명의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를 결성했고, 이번에 국민청원을 벌이고 있는 것.
'전두환을 찬양하는 공원 폐지 및 관련 법률 제정 요청에 관한 청원'은 지난 15일부터 시작됐고, 오는 12월 15일까지 5만 명이 동참해야 성사된다.
"2007년 난데없이 전두환 찬양 공원으로 바뀌어... 권력 찬탈 버릇 발휘된 꼴"
합천군민운동본부는 이날 선포문을 통해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옛 말이 하나도 틀린 게 없다"라고 했다. 이 공원 관련해 이들은 "산림문화 휴양에 관한 법률에 따라 그 시설 조성 사업으로 진행돼 새천년 생명의 숲으로 개원했다"라며 "이 명목으로 68억 원의 도비와 군비를 사용했다"라면서 "그런데 사업취지와 달리 난데없이 합천군은 전두환을 찬양하는 공원으로 바꿔버렸다. 전두환의 권력 찬탈 버릇이 또 유감없이 발휘된 꼴"이라고 지적했다.
"2007년 전두환 딱지를 붙일 때부터 합천군민은 물론 광주 등 전국 각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얼마나 원성이 많았는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어처구니없는 일을 바로잡기 위해 합천군과 씨름을 했던가? 그 세월이 벌써 18년이다.
무려 18년을 참아왔다. 더 이상 우리는 합천군엔 손톱만큼의 기대도 갖지 않는다. 군민들에게 쓸 세금 수백억 원을 군수 치적 쌓느라 허공에다 뿌려버리고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그 분들에게 무슨 기대를 하겠는가? 번지수 잘 못 찾은 우리의 아둔하고 미련함을 탓해야 하는 처지가 슬프다."
합천군민운동본부는 "우리는 여기 살고 있고, 또 살아갈 것이다. 우리 자식들도 여기 남아 살거나, 도처로 나가 살더라도, 합천은 나고 자란 고향"이라면서 "그래서 우리는 신세타령만 하고 있을 순 없다. 지금껏 합천관내에서 해결해보겠다는 생각을 접고 국민들의 손을 빌려 전두환의 고향이 아니라 '전두환을 거부하는 고장'으로 기필코 만들고야 말겠다"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번 기회에 전두환 공원 폐지뿐 아니라 역사를 왜곡하고 미화까지 서슴지 않는 생가에도 한 푼의 세금조차 쓸 수 없도록 법률 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두환 거부' 활동 전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