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학은 지역사랑의 또 다른 형태입니다”

문교수가 안양에 온 것은 지난 1983년, 안양에 와서 결혼하고 아이들을 낳고 직장을 다니면서 안양이 제2의 고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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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원(jwhan)등록 2000.04.19 10:39
올해 초, 문을 연 안양학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문원식 교수.
그는 ‘안양학’정립의 필요성을 처음으로 제기했고, 안양관련 컬럼과 에세이 등을 지역언론에 꾸준히 발표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는 인물.

“21세기 시대적 화두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말이 세계화, 정보화, 지방화입니다. 이 말은 지식과 정보를 무기로 국경없는 무한경쟁을 하고 있는 세계속에서 지방적 가치, 지방적 이념을 재발견함으로써 경쟁력을 갖추자는 말입니다”

‘안양학’이라고 하면 아직 우리 귀에 낯설다. 하지만 지난 90년대 초 ‘동경학’의 탄생이래 93년 국내에 ‘서울학연구소’가 문을 열었으며, ‘인천학’, ‘수원학’, ‘춘천학’등 지역학과 관련한 활발한 연구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 안양도 지역의 문제를 중앙의 관점이 아닌 안양의 관점에서 풀어나갈 지역학의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지역의 다양한 현상을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한 지역학의 이름을 ‘안양학’으로 명명하고 그 내용과 방법론을 정리하는 것은 안양사랑의 또 다른 한 형태가 될 것입니다”

‘안양학’은 안양의 제반 현상을 학제간 연구(學際間硏究: interdisciplinary approach)를 통해 새롭게 조망해 보는 것이고, 세계속에서의 안양의 위치를 가름하며, 안양발전을 위한 독자적인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장이라고 문교수는 정리한다.

이런 차원에서 그는 지난해부터 ‘새천년 안양 100년의 의미’, ‘안양학 정립의 필요성’, ‘안양의 뿌리’, ‘안양의 성장과 철도’ 등 20여편의 글을 지역언론을 통해 발표해오고 있다.

문교수가 안양에 온 것은 지난 1983년, 안양에 와서 결혼하고 아이들을 낳고 직장을 다니면서 안양이 제2의 고향이 되었다.

“1983년 추석을 며칠 앞둔 가을 우리 가족은 비산동 관악산 자락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당시 어머니 말씀이 안양이란 지명은 기독교식으로 말하면 천당이요, 불교식으로 말하면 극락정토를 일컫는 말이고, 그런 연유로 이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마음만 바로 쓰면 의식이 풍족하고, 천수를 누릴 수 있다고 하셨던 것이 생각납니다”

당시 안양 인구는 약 27만 정도였는데 비산동과 관양동 일대는 막 택지개발을 끝낸 직후여서 수촌을 제외하곤 집들이 드문드문 들어서 있었고, 관악산에 올라가 내려다 본 평촌들녘은 논밭이나 몇동의 비닐하우스 뿐이어서 무척이나 한가롭고 여유로왔다고 문교수는 말했다.

“운 좋게도 안양에서 직장을 구했고 자식들도 다 안양에서 낳았고, 형제들도 모두 성가를 하고도 안양을 떠나지 않고 있어서 안양시민으로는 꽤 성공적인 정착을 했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근래에는 안양시민연대 운영위원과 안양 군포 의왕 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을 맡아 시민참여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활동을 하고 있다.

문교수가 안양관련 자료들을 발굴하고, 안양에 관한 글을 쓰는 이면에는 이러한 지역에 대한 애정이 깔려있다.

“안양학의 주제는 안양의 각 분야별 역사의 정리나 경관변화, 사회풍속사, 도시개발과 공간구조, 안양의 전통, 산업·경제, 정치·행정, 문화·예술 및 안양관련 문헌이나 기사 색인집 등 실로 다양한 주제에 이를 것입니다”

문교수는 안양학연구소가 주최하는 세미나나 심포지움 등의 학술행사를 통해서 안양관련 연구성과를 검증하고 대외적으로 확산시키는 작업을 정기적으로 가질 계획이다.

오는 4월28일에는 안양의 각계인사들이 참여하는 안양학 관계자 간담회를 준비하고 있으며, 5월말에는 창립세미나를 계획하고 있다.

“시민들이 지역에 애정과 긍지를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더불어 사는 공동체 질서를 만드는 것이 지역학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장안대 의상학과 겸임교수인 부인 김미선(41)씨와의 사이에 병준(14), 병무(9) 두 아들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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