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단이 밝힌 <장원 씨 성추행 사건>의 오보 사례

언론의 악의적 픽션이 장원 씨를 생매장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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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욱진(kujhum)등록 2000.05.31 10:48
졸자는 5월 29일, 이번 장원 씨 사건을 빌미로 시민단체를 죽이기 위한 마구잡이식 언어폭력을 자행하는 보수언론을 비판한 글을 게재했다. 졸필에 비해 과분한 칭찬도 받았었다.

나는 여기서 사건 자체의 진실을 향한 욕심이 생겼으며, 거의 실시간으로 퍼지고 있는 "장원 씨의 관한 언론보도 내용은 과연 사실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거의 모든 매체들이 오양의 입장만 대변하고 있는 느낌이 들어 장원 씨의 입장도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날 장원 씨와 함께 술을 마셨고, 지금은 그의 변호인단에 속해 있는 한 사람(이하'H')을 만나 사건의 실체를 향한 접근을 시도했다.

'H'가 가장 불만을 가지는 부분은 역시 언론보도였다. 'H'는 이번 사건을 확대재생산하여 시민단체 죽이기를 책동하는 언론의 필체는 우선 제껴 두고, 사실 자체를 왜곡보도하는 것에 심한 분통을 터뜨리고 있었다.

'H'가 주장하고 있는 명백한 사실이 아닌 신문보도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5월 27일 연합뉴스에 보도된 "장원 교수의 일문일답"은 완전한 픽션이다. 5월 28일 공동 인터뷰를 제외하고, 장원 씨는 그 어떤 매체와도 공식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단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도중 기자들의 끈질긴 질문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술이 너무 많이 취해 실수를 한 것 같다. 팔베개 그 이상은 하지 않았다."라는 1회성 코멘트를 한 적이 있으며, 처음부터 일관되게 포옹과 키스 등의 진한 애무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연합뉴스는 27일, 장원 씨와 인터뷰한 것처럼 기사를 작성했다. 기사에서는 "포옹과 키스를 했고 팔베개를 해주는 등 평소 아내에게 해주는 대로 했다. 오양이 반항을 하지 않아 아내로 착각했던 것 같다. 술에 취한 것이 화근이었다"등의 내용을 장원 씨가 직접 말한 것처럼 되어 있어 혐의를 완전히 인정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29일 신문에는 일제히 <장원 씨 말바꾸기>의 제하 기사로 장원 씨를 거짓말쟁이 성추행범으로 전락시켜 완전한 사회적 매장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그러면 누가 마치 장원 씨가 말한 것처럼 연합뉴스 기자와 인터뷰를 했을까? 경찰이 흘린 말을 기자가 픽션으로 가공한 것일까? 아니면 기자 자신이 객관적이고 생생한 뉴스를 전달하기 위한 사명감에 스스로 가공한 것일까?

이 점은 분명히 밝혀 두어야 한다. 이 기사가 사건 초기 장원 씨를 파렴치한 성추행범으로 우리 모두에게 각인시킨 첫 단추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면, 사건 전체 또한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갔을 수 있다는 가정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둘째, 'H'씨에 따르면 "장원 씨가 의도적으로 오양을 부산까지 유인했다"는 언론보도 내용 또한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장원 씨는 원래 부산에서 책 출판 관계 때문에 안모양을 만나기로 되어 있었고, 여기에 오모양이 동행하는 줄 알고 있었다. 안모양은 몸이 아파 내려오지 못했고, 사건이 보도되자마자 28일 부산에 내려와 이와 같은 진술을 경찰에 했다고 한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H'가 확실히 기억하는 것으로 27일 밤, 장원 씨와 술자리를 하고 있는 동안 최소 1차례 이상 오모양이 장원 씨에게 전화를 걸어왔고, 옆자리에 있던 사람이 장원 씨가 짜증섞인 목소리로 "그래 알겠다. 몇 호실이냐?"를 물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장원 씨가 의도적 유인을 통해 성추행을 할 적극적 의지는 없었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다.

셋째, 'H'가 섭섭해하는 것은 왜 여성단체에서는 피해자의 일방진술만 듣고, 가해자가 변론할 기회조차 주지 않느냐는 점이다.

모든 사건에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다. 그런데 객관적 진실을 향한 기초적 접근방법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진술을 동시에 들어봐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여성단체는 오모양의 진술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여 장원 씨를 '원래 그런 인간'으로 몰아 버렸다.

'H'씨는 이상 세 가지 점에 대한 강한 불만을 토로했으며, 한 시민운동가의 무참한 몰락을 부추기는 언론의 춤사위에 고개를 내저었다.

그리고 그는 "사실 호텔방에 무슨 일이 있었냐는 당사자들만이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 외에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사실들은 제발 왜곡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라며 언론의 보도행태를 꼬집었다.

사실 이 기사를 적은 졸자는 장원 씨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다. 단지 사건이 부산에서 일어났고, 최대한 객관적인 사실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또 졸필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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