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시청로비 진입시도, 그리고 유혈 충돌

평택시청 앞 에바다 천막농성 22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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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leviolette)등록 2000.06.25 18:10
오늘(24일) 기자가 동아리 총회에 참석하는 관계로 취재를 나가지 못한 사이 또 다시 평택시청과 농성단 사이에 충돌이 있었다고 한다.

오늘 있었던 집회는 에바다 정상화를 위한 평택지역 공동대책위원회 소속인 민주노총 평택지구협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집회로 수백차례의 에바다 집회에서 거의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유혈 집회였다 한다.

농성이 계속되면서 에바다 복지회의 민주적 이사진 개편을 둘러싸고 비리주범 최씨일가와 이들과 결탁의혹이 농후한 평택시장 김선기, 그리고 에바다 천막농성단간의 긴장관계는 갈수록 팽팽해지고 있다.

상황이 그러한 가운데 평택시에서는 농성단 측의 요구를 들어주려는 김선기 시장과 사회과장, 이러한 의도에 반대하고 최씨일가의 주장을 비호하려는 이형복 기획실장과의 의견대립이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형복 기획실장은 에바다 사태 초기의 사회과장으로서 에바다 비리와 연류되어 징계를 당한 경력이 있는 사람이라 한다.

이러한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이는 평택시장이 자신에게 가해지는 도덕적인 부담을 견디기 힘들어 하고 있으나 최씨일가의 비리와 연류된 소수 시청공무원들의 반발로 쉽게 에바다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농성단은 김선기 시장에게 계속적인 도덕적인 책임을 물음과 동시에 아직까지 최씨 비리일가를 옹호하는 이형복 기획실장에 대해 강도높은 비판을 가하고 있다.

4년 동안 싸워온 에바다문제, 최씨 비리일가와 에바다 공대위 모두 더이상 물러설 수 없는 배수진을 쳐 놓은 가운데, 승패의 마지막 기로에 서있다.

아래의 글은 전국에바다대학생연대회의 게시판에 정책국장 김도현(단국대 특수교육 96) 씨가 게시한 오늘 유혈 시위와 관련된 글이다.

[긴급보고] 천막농성 22일째, 평택시청 2차 진격투쟁 감행!
에바다문제 완전해결을 위한 민주노총 집중 집회가 잡혀 있던 오늘, 어젯밤부터 평택에 쏟아지기 시작하던 빗줄기는 오전 9시를 고비로 잠잠해지고, 선선한 바람도 조금씩 부는 투쟁하기에 안성맞춤(!)인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원래는 11시부터 집회를 시작하기로 되어있어지만, 지역사업장에 문제가 생겨 노동자분들이 급히 지원을 나가야 하는 관계로 집회시간은 한 시간 정도 지연이 되었구요, 12시경부터 평택시청 후문에서 오늘의 투쟁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집회에 참여한 경기남/동부 학투련 동지들과,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분들, 그리고 저를 포함한 해아래집 식구등 40여명은 평택시청 후문 안쪽에 자리를 잡고 김선기와 이형복 기획실장을 향해 규탄의 발언과 구호를 외치며 짧게 집회를 한 뒤, 바로 평택시청 본관을 향해 진격투쟁을 감행하였습니다.

그러나 시청측은 기만적이게도 이미 본관문을 모두 걸어 잠근채, 150여명에 이르는 공무원들이 그 안쪽에 인간바리케이트를 치고 있었습니다. 이에 분노한 학생동지들은 문을 열기 위해 좌측 유리문에 집중을 해 힘을 모아 당기기 시작했고, 결국 유리문은 산산조각이 나며 부서져 내렸습니다.

이 후 시청안으로 진입하려는 투쟁대오와 이를 막으려는 공무원들 사이에 긴 시간 동안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러한 과정에서 많은 학생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으며, 특히 한신대 94학번 한 학우가 손가락이 부러지는 중상을 당했고, 김은천 민주노총 평택지구협 사무차장님은 잠시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도 하셨습니다.

공무원들의 폭행과 안하무인격의 태도에 격분한 저희들은 이후 본관 앞에 대오를 정비하고, 김선기 평택시장이 직접 나와 에바다문제해결에 대해 성실한 답변을 할 것, 그리고 오늘의 폭력사태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하며, 굳건히 투쟁의 대오를 유지해 나갔습니다.

그러나 결국 김선기 평택시장은 나오지 않았고, 사회과장이 나와 오늘의 사태에 대해 사과를 하고, 이 후 대화와 타협으로서 에바다 문제를 최선을 다해 해결하겠다는 기만적인 발언을, 그것도 개인적인 입장이라며 한 마디 던지고 황급히 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한편으로는 화가 나면서도, 김선기의 지시에 놀아날 수 밖에 없는 그의 입장에 조금 동정이 되기도 하더군요.

이 후 한참동안 더 노래와 구호로서 투쟁을 이어나가던 저희들은 내일 모래, 월요일 다시 찾아올 것임을 평택시청에 알린후 권오일 선생님의 정리 발언을 끝으로 1시간 반에 걸친 오늘의 '혈투'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방금 전 투쟁의 열기와 흥분이 가라않질 않는군요. 저도 유리문이 부서지면서 위쪽을 지탱하던 지지대가 떨어져내려 머리에 약간의 찰과상을 입었구요, 안쪽으로 진입하려던 과정에서 유리에 긁혀 손목에도 좀 상처가 생겼네요. 옷은 주변의 동지들에게 묻었는지 피 투성이가 되었구요, 쩝....

빡세고, 의미있는 집회였구요, 다소 아쉬웠던 것은 전국에바다대학생연대회의 동지분들이 한 분도 함께 하지 못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그 대신 월요일 3시에 평택시청 앞에서 있을 투쟁에는 가능한 역량을 모아 힘찬 투쟁이 전개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여하간.... 에바다문제 완전해결, 장애해방의 그 날까지 투쟁!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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