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기자 입북거부 관련 조선일보 보도 집중 분석2

조선일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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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원(dreamsun)등록 2000.06.30 09:16
끝까지 가고 보자?

조선일보는 또한 한나라당의 극단적인 논리와 발언들을 여러 기사에 걸쳐 싣고 있습니다. 그 기사들을 보면, 과연 한나라당에 '대북 정책'이라는 것이 있기나 한 것인지 궁금해지기까지 합니다. 총 3건의 기사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6월28일자 1면 기사 "국회, '기자입북 거부' 강력대응 촉구"(윤정호 기자). '한나라당 박종웅, 남경필, 고흥길 의원 등은 "대표단의 일원으로 방북한 기자에 대해 입북을 거부한 것은 대표단 전체를 거부한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북측의 의도대로 끌려가서는 안 되고 단호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6월28일자 3면 기사 "조선일보 기자 입북거부 북의 남한언론 길들이기"(문갑식 김덕한 기자). "대표단의 일원으로 파견된 기자의 입북을 거부하는 것은 대표단 전체를 거부하는 것과 같은 심각한 일"이라는 박종웅 한나라당 의원의 발언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6월29일자 3면 기사 "북 선별입국은 정부 저자세 탓" 국회 문광위 질의응답(문갑식 윤정호 기자). "북의 태도가 과거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 사례"라는 고흥길 의원의 발언, "조선일보 기자 입북 거부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회담을 중지해야 한다"는 김용갑 의원의 발언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반면 다른 시각의 의견이나 발언들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조선일보에 인용된 한나라당 의원들의 발언들을 접하면서, 저는 지난 4.13 총선 직전, 문화방송의 보도를 문제삼아, 문화방송 기자들의 당사 출입을 막았던 한나라당의 전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나라당의 과거는 무죄?

그 전례를 떠올리면서 다음의 발언들을 음미해 보십시오.

6월28일자 1면 기사 "국회, '기자입북 거부' 강력대응 촉구"(윤정호 기자). '한나라당 박종웅, 남경필, 고흥길 의원 등은 "대표단의 일원으로 방북한 기자에 대해 입북을 거부한 것은 대표단 전체를 거부한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북측의 의도대로 끌려가서는 안 되고 단호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민련 정진석 의원도 "북한 당국이 남측 언론길들이기에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6월28일자 3면 기사 "조선일보 기자 입북거부 북의 남한언론 길들이기"(문갑식 김덕한 기자). "보도 태도가 남북교류 때 문제가 된다면 기자단뿐 아니라 문화.정치.종교 교류 때도 북한이 과거 발언과 성향을 봐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게 되는 것 아니냐"는 남경필 의원의 발언, "대표단의 일원으로 파견된 기자의 입북을 거부하는 것은 대표단 전체를 거부하는 것과 같은 심각한 일"이라는 박종웅 의원의 발언이 실려 있습니다.

6월29일자 1면 기사 북옹호 기사만 써야하나/문광위, 기자입북 거부 성토(윤정호 기자). "특정 신문이 북한에 불리한 기사를 썼다고 입북을 거부당한다면 앞으로 남한 측 언론은 김정일 위원장이나 북한체제 옹호 기사만 써야 할 것"이라는 박종웅 의원의 발언, "조선일보 기자의 방북 거부는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중대 행위"라는 남경필 의원의 발언을 읽을 수 있습니다.

6월29일자 3면 기사 조선일보 기자 입북거부/여야 "우려"속 입장차(양상훈 기자). '이회창 총재는 "큰 우려와 유감을 금치 못한다"며 "남북회담은 언론의 공개가 전제돼야 하는데 북한이 (언론을) 취사선택하면 회담의 장래를 어렵게 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권철현 대변인은 "북한의 행태는 남한의 언론까지 길들여보겠다는 오만방자한 행위"라며 "취재불허는 상대방 체제에 대한 명백한 거부행위"라고 지적했다.'

6월29일자 3면 기사 "북 선별입국은 정부 저자세 탓" 국회 문광위 질의응답(문갑식 윤정호 기자). "조선일보 기자 입북 거부는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중대 행위다. 정상회담 관련 보도는 여러 시각이 반영돼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북한의 이익에 조금이라도 반하는 보도를 금한다는 식의 사태는 균형잡힌 국정 홍보에 결정적인 걸릴돌이 될 것"이라는 남경필 의원의 발언, "이런 식으로 끌려가면 남측 언론은 김정일 위원장이나 북한체제 옹호기사만 써야 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박종웅 의원의 발언이 인용돼 있습니다.

물론 한나라당이 그에 관해 할 이야기는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과연 한나라당이 그 전에, 예전에 한나라당이 문화방송의 취재를 거부했던 데에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던 것처럼, 북한도 조선일보의 취재를 거부한 이유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 아래, 문제를 신중히 보려는 자세를 취할 의지가 있었는지 먼저 묻고 싶습니다.

지금의 한나라당의 논리라면, 한나라당의 그 전례는 마땅히 지탄받아 마땅한 일일 줄로 압니다. 저는 지금 어느 한쪽을 감싸주거나 비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이중 잣대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불리한 얘기는 안 써도 된다?

참언론을 가늠하는 척도의 하나로 논조에 '자기 반성'이 깃들어 있느냐를 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조선일보의 기사 총 10건 가운데 어느 기사에서도 그같은 '자기 반성'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너무나 시비가 분명한 문제라고 보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한겨레 신문을 읽어 보니, 조선일보에 무수히 그 발언이 인용된 박종웅 한나라당 의원이 이런 이야기도 했더군요. 놀라왔습니다.

'박종웅 의원(한나라당)은 "정부가 이 문제에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저자세 협상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한 뒤 "언론도 과당 경쟁과 선정주의, 자사 이기주의 때문에 북한관련 보도에서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했다"고 말했다.'

6월28일자 한겨레신문 4면 박용현 기자의 (도마오른 '북 조선일보 취재거부')라는 기사에 인용된 발언입니다.

왜 조선일보에서는 그같은 박종웅 의원의 발언을 읽을 수 없었을까요?

또 같은 날 한겨레신문 11면 기사 (조선일보 기자 입북거부 싸고 논란/'공동취재단 취재거부는 곤란' 지적/비방금지 보도준칙등 대책 제기도)(조준상 기자)는 언론계와 학계가 입북 거부 사건을 대체적으로 부정적이라면서도, 지난 95년 마련됐던 '평화통일과 남북화해.협력을 위한 보도제작 준칙'이 지금까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점을 들어, 이에 따라 북한 관련 보도준칙에 대한 합의가 시급하다는 언론.시민단체들과 학계 일부의 시각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글을 마무리 짓고 있지요.

'결국 두 의견의 궁극적인 대립점은 남북 관계 속에서 북한 보도의 특수성을 인정할 것이냐로 모아진다고 할 수 있다.'
그나마 조선일보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다른 시각은 다음 기사 1건에서 였는데, 그것도 인용을 통한 소극적인 것입니다.

6월29일자 2면 (북은 남한언론 다양성 인정하고 조선일보 기자 취재 허용하라"/한국 기자협회)(박두식 기자). '성명은 이어 "남한의 언론도 이전처럼 북한을 적으로 간주하는 보도를 삼가고 북한 체제와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글을 닫으며

6월28일자 사설에서 극단적으로 나타나 있는 조선일보의 '자유민주주의' '애용'에 관해서는 다른 분들의 탁월한 견해들이 많이 나와 있는 관계로 이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긴 글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참고 : 분석대상 기사 목록

-북, 본사기자 입북거부/"우리 자극하는 기사 많이 써"/장전항정박 금강호서 못내려/1면.최병묵/0628조선일보
-국회, '기자입북 거부' 강력대응 촉구/1면.윤정호/0628조선일보
-조선일보 기자의 입북거부/2면.사설/0628조선일보
-"조선일보 기자 입북거부 북의 남한언론 길들이기"/3면.문갑식 김덕한/0628조선일보
-북옹호 기사만 써야하나/문광위, 기자입북 거부 성토/1면.윤정호/0629조선일보
-"조선일보 기자 입북거부는 6.15공동선언 정신에 위배"/신문방송 편집인협회/2면.김창균/0629조선일보
-"북은 남한언론 다양성 인정하고 조선일보 기자 취재 허용하라'/한국 기자협회/2면.박두식/0629조선일보
-'북한 입맛대로'/3면.진성호/0629조선일보
-조선일보 기자 입북거부/여야 "우려"속 입장차/3면.양상훈/0629조선일보
-"북 선별입국은 정부 저자세 탓" 국회 문광위 질의응답/3면.문갑식 윤정호/0629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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