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 국회의장님에게

의장님 이번이 마지막일 것입니다

검토 완료

이현(ngokorea)등록 2000.07.27 08:39
기자 : 교섭단체 요건 완화 문제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국회의장 : 그 문제는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면 해당상임위(운영위)에 넘어가게 된다. 법에 따라 운영위에서 심의하기에 달려있다.

기자 : 여야간에 정상적으로 해결이 되지 않으면 의장 직권상정 여부는. 또 그 문제와 관련된 개인적인 생각은.

국회의장 : 왜 여야간에 국회에서 협의도 하지 않았는데 그런 경우(직권상정)를 생각하느냐. 여야가 의논하고 심의할 것이다. 의장은 절대 중립이고 공정하다.

기자 : 16대 임기초반 국회법 등 정치개혁관련 입법 개정여론에 대해서는.

국회의장 : 여야가 합의해 손질할 것은 다 해야 한다. 단, 여야가 모두 다 합의해서 해야한다.


이만섭 국회의장님

위 인터뷰는 의장님께서 지난 6월5일 국회의장의 중책을 맡으셨을 때 한 신문사 기자와 한 인터뷰 기사입니다. 신기하게도 기자는 마치 어제의 일을 예견이나 한 듯 의장께 질문을 던졌더군요. 그리고 의장께서는 매우 교과서적인 답변을 하셨더군요.

의장님은 양심과 정치생명을 걸고 공정하게 국회를 운영하신다고 하셨습니다. 무엇이 공정일까요. 국민들이 내친 자민련을, 아니 김종필을 되살리는 것이 공정일까요? 과거 공화당에 적을 두신 적이 있으시니까 그와의 구연때문에 그를 살려주는 것이 공정일까요?

절대 아닙니다. 이 나라는 여의도의 개밥그릇이 아니고 이 나라 국민들의 삶의 터전입니다. 옳은 것은 옳다하시고 그른 것은 그르다라고 공정한 의사봉으로 여의도 무뢰배들의 머리통을 내리쳐 주십시오.

국회의장이 되는 순간 마음으로부터 당적을 이탈했다고 하셨습니다. 더이상 전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국민의 기대를 배신한 민주당으로부터 자유로우실테니까요. 최후까지 국민을 배신하진 않으시리라 믿겠습니다.

의장은 절대 중립이고 공정하다고 하셨습니다.
중립의 의미는 애매할 수 있으나 공정의 의미는 명확합니다. 날치기가 공정일 수 없음은 정상적인 의식이 박힌 인간이라면 누구나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구나 의장께서는 젊은 시절 왠만큼 똑똑해선 할 수 없는 동아일보의 기자셨습니다. 또 한 당의 총재 대행부터 정치에 관한한 그 누구 못지않은 경륜을 가지신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공연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여야가 모두 다 합의해서 해야한다고 하셨습니다.
합의된 날치기는 있을 수 없음을 아시겠지요. 그런데 이번만큼은 역대 어느 날치기보다 더 냄새가 지독합니다. 웃대가리들의 묵시적 동의가 있다는 냄새가 아주 지독합니다. 그것도 아주 노회하기 그지없는 골프선수의 술수가 짙게 밴.

그래도 국민들은 믿고 싶습니다.
우리 정치는 아직 희망이 있다고.
이를 보여주십시오.

의장께서는 많이 연로하셨습니다. 숱한 정치 역정을 겪으시며 지금의 그 자리에 서 계십니다. 이제 진정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십시오. 쳐야 할 것을 과감히 치고 짜내야할 고름은 환자가 비명을 지르더라도 짜내야 합니다. 그 힘든 일을 해 주시리라 저는 믿고 싶습니다.

이만섭 국회의장님은 대한민국을 사랑하신다 믿기에 감히 글을 올립니다.

2000년 7월 26일.

조로2세 드림
ⓒ 2007 OhmyNews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