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교 총대주교 알렉시 2세 KGB 정보 활동

친정부 활동으로 성직자들과 신앙인들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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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희(report)등록 2000.10.11 10:13
현, 러시아 정교의 총대주교인 알렉시 2세가 오랫동안 KGB 정보원으로 활동해 왔음이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영국 국교회 산하 단체인 케스톤 연구소(Keston Institution)가 조사한 보고서를 지난 9월 23일 영국의 아이리쉬 타임즈(The Irish Times)가 보도해 알려졌다. 케스톤 연구소는 전 공산국가내의 종교의 자유를 위한 기관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케스톤은 반세기 동안 소련의 지배를 받아왔던 에스토니아에 남겨진 KGB 고문서들을 조사해 왔으며 그 결과 알렉시 2세는 1958년 2월 28일 KGB 에스토니아 지국에서 요원으로 발탁되어 그간 "드로즈도프"(Drozdov, 개똥쥐바퀴)란 코드명으로 성직자들과 신앙인들을 반대하는 활동을 계속해 왔으며 1988년 2월로 기록된 한 고문서에는 KGB로부터 훈장까지 받은 사실을 찾아냈다고 전했다.

현재, 러시아 정교의 총대주교인 알렉시 2세는 70세로 에스토니아에서 출생했으며 푸틴의 체첸 침공을 옹호하는 등 전 KGB 요원이었던 현 러시아 대통령 푸틴의 강력한 지지자다. 또, 그는 요한 바오로 2세의 러시아 공식 방문요청을 지속적으로 거절해 왔다.

한편, 일각에서는 그 동안 알렉시 총대주교를 둘러싼 의혹과 함께 그를 반대하는 의견도 종종 있어왔지만 교회는 계속해서 이를 부인해 왔다.

아이리쉬 타임즈의 보도 후 러시아 정교회 대변인은 "총대주교 알렉시 2세의 서명이 포함된 기밀 정보 문서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케스톤 연구소에서는 KGB의 여러 고문서들을 확인해 본 결과 "드로즈도프"는 알렉시 2세라는 증거가 분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케스톤 연구소는 에스토니아 국가 공문서 보관소에서 발견된 한 문서에는(분류 번호 131, 파일 넘버 393, 125-126페이지) 에스토니아 KGB 국장의 서명과 함께 드로즈도프가 자신을 KGB에 자천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밝혔다.

또, 비밀 회합 중 드로즈도프의 모습도 자세히 기록되어 있었으며 그는 격식을 잘 차리고 정력적이며 쾌활한 성격에 신학적 이론과 국제 상황에 밝았으며 KGB의 임무 수행에 매우 호의적이었고 정교회의 범죄 행위에 관한 정보를 이미 제공했다는 기록도 있다.

또한, 케스톤 연구소가 밝힌 문서에는 '드로즈도프'는 현재 독일에 관한 지식들을 쌓고 있는 중이며 어느 정도 훈련과 기간이 지난 후에는 자본주의 국가에 교회 대표로 파견해 정보활동을 하도록 이용할 목적이 있다는 점도 드러났다.

모스코의 고문서 보관소에 있는 KGB문서들은 1969년 "드로즈도프"가 교회 대표로 영국으로 보내졌으며 1983년 3월에는 서부 러시아에서 수도승들과 함께 "교육 작업"에 가담했으며 1985년에는 포르투갈에 임무를 갖고 투입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워싱턴 타임즈는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하면서 "피터 대제 이후 러시아 정교회는 친정부 단체로 활동해 왔다"는 하바드대 역사학자인 리차드 파이프스의 인터뷰를 빌어 이번 일로 러시아 정부와 정교회의 관계가 새롭게 밝혀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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