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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에서 요즘 황장엽 씨가 단연 화제다. 그가 김영삼 정부때 망명한 이후 최근 들어 가장 많이 언론에 이름이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다.
국정원이 "자신의 활동을 규제하고 있다"라는 황장엽 씨의 성명 이후 벌어지고 있는 이번 사태는 김영삼 전대통령까지 끼어들면서 보수세력들은 물만난 고기처럼 현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거의 모든 언론에서도 황장엽 씨의 입을 막은 국정원을 비판하는 분위기다.
원칙상 한 개인의 자유로운 입을 막은 국정원의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한 편으로 황장엽 씨가 말하는 '북한 붕괴론'과 '김정일 비판론' '전쟁 가능성' 등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황장엽 씨는 망명 직후부터 지금까지 남한의 보수우익보다 몇 곱절 심하게 북한을 욕하고 비방하는 행태를 보였다. 정말 저 사람이 주체사상을 만들었던 북한의 학자가 맞는가에 대한 의구심마저 들 정도로 북한에 대해서 과민반응하는 사례가 많았다.
나는 이것을 황장엽 개인에 대한 분석수준을 통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참고로 한 개인이 밝힌 정책이나 주장은 그 개인의 성향과 사회적 환경이 복합된 결과라는 것은 누구나 인지하는 사실일 것이다.
자 그럼, 황장엽 씨를 이해해보자! 지금부터 적는 글은 나를 황장엽 씨에 비추어 적은 글임을 밝혀 둔다.
- 내가 'A'라는 조직을 만드는데 핵심역할을 했고, 또 이론적 무기도 만들었다.
- 나는 내가 최소한 내가 속한 'A'라는 조직과 적이 되는 'B'라는 조직을 이기기 위한 이론적 무기를 만들었으며, 이로인해 'A'에서 실권자로 행세했다.
- 그런데 갑자기 'A'에서 우두머리다 바뀌고, 실제 내가 돈을 좀 몰래 슬쩍 한 것이 있어서 'A'에서 내 위치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 이 때 'B'에서 러브콜이 날라왔다. 요지는 '현 B 내부상황이 복잡하니 당신이 와서 B 조직원들의 시선을 딴 데로 돌리는 것은 물론 당신의 평생을 보장해주겠다"라는 내용이었다.
- 고민의 고민을 거듭한 결과 나는 결심했다. "B로 가서 당당하고 아름답게 인생을 마감하자!"
- 그런데 명분이 필요했다. 그래서 나는 "A와 B의 싸움을 막고, 진정한 화해의 메신저가 되기 위해"라고 정했다.
- 드디어 아주 힘겹게 B에 왔다. 이제 B 사람들에게 내가 A를 배신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열심히 떠들어 인정을 받아야 했다.
- 그래서 결론 내린 것이 "A라는 사회를 무조건 욕하는 것이다. <나 같은 양심적인 학자가 결코 살 수 없는 곳이 A이다>라며 떠드는 것이다. B 사람들은 내가 A에서 높은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다 믿어 줄 것이다.
이것이 제가 결론내린 황장엽 씨에 대한 개인분석수준이다. 어떤 이가 한 단체를 배신하고, 그와 반대되는 단체에 들었갔다면, 자기가 배신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아주 허울좋게 포장하는 것은 모든 인간의 심리가 아닐까?
철새정치인들이 흔히 말하는 "민족과 국가를 위한 역사적 결단"이라는 말처럼. 지금 황장엽 씨의 심리 깊숙히 흐르고 있는 것은 고매한 학식과 철학이 아니라 "자기 합리화"를 위한 본능적 몸부림일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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