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황교선

주민소환제는 어불성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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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복남(sbn111)등록 2000.12.07 11:23
기획 직격인터뷰 고양시장 황교선

나? 황교선

러브호텔 도덕적 윤리적 책임 없다
주민소환제는 어불성설, 무서운 것은 병균뿐

송복남 편집장 gypeople@hanmail.net

러브호텔과 관련해 최근 매스컴의 집중적인 시선을 받고 있는 고양시. 고양시에서 불거진 러브호텔 문제는 이제 수도권 일대와 전국으로 확산돼 나갔고 일부 자치단체는 자치단체 차원의 조례를 만들어 러브호텔과 유흥업소를 규제하기에 이르렀다. 그 진상의 중심에는 고양시 시민단체와 자치단체장이 있다.

특히 러브호텔에 대한 고양시 시민단체의 반발은 시민단체의 위력을 실력으로 보여주었고, 그 효과는 막강했다. 한 지역의 문제가 전국의 문제로 확산되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던 것이다. 시민단체의 투쟁목표는 자치단체 즉 고양시였다. 물론 자치단체의 중심에는 고양시장이 있다. 어찌보면 고양시 러브호텔 문제는 시민단체와 고양시장 간의 투쟁일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시민단체의 요구에 고양시장이 호락호락하지 않았으니 양자 간 싸움의 양상은 용호쟁투였다. 시민단체의 도전에 정면으로 맞서고 국정감사장에서도 고성으로 맞섰던 고양시장 황교선. 그래서 그에 대한 시민들의 인상은 부정적이다. 왜 그는 무리수를 두었을까. 그런 그와 지난 11월 14일 직격인터뷰를 했다. 말많고 탈많던 고양시장이어서였는지 그는 상당히 많은 말을 했고 인터뷰는 2시간 이상 이루어졌다. 그 내용을 일문일답식으로 싣는다.

- 시장보궐선거 때 본인의 성향을 묻는 질문에 개혁적 진보라고 스스로 평한 적이 있다. 지금도 스스로 개혁적 진보라고 생각하는가? 개혁적 진보라면 어느 부분에서 그렇다고 생각하는지 예를 들어달라.
기억이 안난다. (이때 기자는 당시 황교선 시장의 발언이 공개됐던 매체를 거론해 주었으나 여전히 기억을 떠올리지 못했다. 잠시 뜸을 들이다 다시 그가 입을 열었다.) . . . . 개혁적이다. 국제전시장 건을 정부에 요청해 해결한 것도 개혁적이라는 증거다. (그러나 그는 보궐선거 출마 때 스스로 평했던 개혁적 진보라는 말대신 '개혁적'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끝내 그는 당시 자신이 말했던 개혁적 진보라는 말을 떠올리지 못했으며 '진보'라는 말도 나오지 않았다.)

'경영학 박사'는 나의 업적

- 취임 초 시장 명패에 '경영학 박사'라는 말을 새겨 넣어 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건 무슨 의미인가?
(명패를 가리키며) 지금도 경영학 박사라는 말이 그대로 있다.(확인해 보니 명패에는 '경영학 박사'라는 말이 새겨 있었다.) 경영학 박사라는 말을 새겨넣은 것은 나름의 소신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은 '꾼'이 아니다.(그는 '꾼'이라는 단어를 정치적인 의미로 부여해 사용했다.) 정치인과 정치꾼은 다르다. 요즘 정치인은 정치꾼에 불과하다. 국회 돌아가는 것을 봐라. 나는 정치꾼이 아니며 시장은 정치꾼과 성격이 다르다. 경영학 박사라는 것을 얻기 위해 나는 어렵게 공부를 했다. 내가 모은 돈의 대부분을 나는 공부를 하는 데 썼다. 나의 학문적인 업적을 나는 소중하게 여긴다. 지금도 미술대학원에서 예술기획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이렇게 다방면으로 공부를 하는 것은 사회과학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모든 학문이 만나면 그것이 사회과학 아닌가. 경영학 박사라는 말은 나 자신이 떳떳하고 정정당당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새겨 넣은 것이다. 만약 내가 목사라면 '목사'라고 새겨 넣었을 것이다. 이를 비난하는 것이 문제다. 박사는 말 한마디를 해도 조심스러워야 한다. 학문적 업적을 소중하게 여기고 이를 내세우는 것은 당연하다. 고양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흑룡강성에 가서 강의를 할 때 청중이 3천8백명이나 됐다. 내가 박사라는 점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왜 고양시장이란 명패에 경영학 박사라는 단어를 새겨넣어야 했는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해답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학문적 업적이 소중한 것은 당연하지만 그것이 고양시장이라는 직분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았다. 그게 자신의 정정당당함과 떳떳함을 알리기 위해서였다는 답은 어딘지 설득력이 부족해 보였다.)

- 러브호텔과 관련해 시장으로서의 현재 심경을 말해달라. 또 11월에 시민들에게 보내는 편지의 서두에 '시민에게 죄송하다'하다는 말을 넣는 게 어떠냐는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이를 거부했다는 데 이유는?
러브호텔문제와 관련해 시장으로서 하나도 부끄울 게 없다. 오히려 시장으로서 불이익을 받았다.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나는 책임이 없다. 그래서 죄송하다는 말 대신 유감스럽다는 말을 썼다. 내가 유감스럽다는 것은 법 때문에 러브호텔 문제가 생겼고 이를 중앙정부에 건의해 해결하지 못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죄송하다는 표현은 쓰는 것은 적절하지가 않다. (이 대목에서 그는 길게 기존의 주장을 일관되게 설명했고 주로 내용은 실정법의 문제였다. 이 부분은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그의 주장이 밝혀졌기 때문에 요점만 싣는다) . . . . 고양시 도시계획은 89년 토개공 입안해 92년 건설부의 승인이 난 것을 고양시가 넘겨받은 것이다. 또 러브호텔은 국가차원의 도시계획인 상업지역에 의해 생겨난 것으로 이론적으로나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러브호텔문제는 과장 전결사항이다.

- 건설부 승인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고양시가 자체 조정이 가능하지 않았나?
물론 그렇다. 그러나 99년 2월 8일 정부가 행정규제완화조치를 발표했다. 이 조치로 인해 건축법이 해이해 졌다. 특히 건축법 8조에서 명시했던 주거환경과 미관상 문제가 있을 때 시장 군수가 불허를 할 수 있다는 조항이 삭제됐다. 자치단체장의 권한이 이 때부터 대폭 감소됐다. 행정규제완화조치는 모든 행정을 완화하라는 의미다. 당시 국무총리 직속 규제위원회에서 법에 위배되지 않으면 규제하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왔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규제를 강화한다는 것은 정부의 이런 흐름과 맞지가 않는 것이다. 기댈 수 있는 데는 학교정화구역를 심의하는 교육청 관할 학교정화위원회다. 여기서 통과되면 고양시로서도 어쩔 수가 없다. 소송이 제기되면 오히려 행정상 손해배상을 물어야 한다. 더군다나 정부의 각종 조치가 있은 뒤에 시장에 취임했다.
그리고 상업지역 내에 있는 숙박업소를 러브호텔로 부르는 것은 잘못이다. 다만 숙박업소가 러브호텔 행위를 하는 것이 시민에게 자극을 준 것 같다. 러브호텔은 산 속에 있어야 한다.(러브호텔이 산 속에 있어야 한다는 뜻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러브호텔의 근본적인 해결은 건축법과 공주위생관리법, 보건법이 정비되어야 한다. 그래서 어제(11월 13일) 국회법사위원장과 목요상 한나라당 정책의장을 만나 건의를 했다. 2,3일 내에 다시 국회 보건복지위원장과 보건복지부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18일 이후에는 시민과 국무총리를 만나 이 문제를 해결할 예정이다. 또 건교부에 자치단체장이 불허할 수 있는 권한을 달라는 요청을 했다. 지난 10월 14일 건교부가 입법예고를 했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상업지역이라도 일정거리에는 숙박업소나 유흥업소를 못 들어서게 되고 공중위생관리법이 강화되면 기존 러브호텔은 해결이 가능하다. 그런데 마치 러브호텔을 고양시장이 허가를 내준 것으로 언론이 잘못 보도를 하고 있다.

다수가 곧 민주주의 아니다

- 시민과의 대화는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나.
그렇다. 현재 각 동사무소의 시민과의 대화 창구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동사무소에 신청하면 누구나 대화가 가능하다. 시민과의 대화는 작년 10월부터 한 달에 한 번 갖는다.
(참고로 취재결과 일부 '시민과의 대화'는 동원된 시민들과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담당 공무원조차 시민동원이 만만치 않아 고역스러워 하고 있었다. 시장과 시민이 만나는 '시민과의 대화'가 시민의 자발성과 정당성이 결여된 겉치레 연례행사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확인을 할 수 있었다.)

- 대화는 어떤 식으로 하나.
즉석에서 이루어지기도 하고 질문내용은 공문으로 보내게 되는 데 모든 게 법적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진다. 시장실에 찾아와 대화가 이루어지기도 하는 데 이럴 경우 대개의 내용이 개인적인 이익과 관계된 것들이다. 작은 일을 가지고 시장실에 와 개인적인 일을 얘기한다. 나는 계급의식을 갖지 않고 사람을 만난다.

- 주위의 말을 잘 듣지 않는 독선형이라는 평이 있다.
나는 하루에 3시간을 자며 소신을 가지고 오로지 시민과 시를 위해서 일을 하고 있다. 내가 독선적이라는 말은 잘못된 것이다. 나는 모든 것을 판단할 때 정의와 진리를 먼저 생각한다. 민주주의 핵심은 다수주의가 아니다. 정의와 진리가 바탕이 되는 것이 민주주의다. 다수의 목소리라도 초법적이어서는 안되며 다수의 목소리가 반드시 진리는 아니다. 여론만 가지고 법을 무시하는 것은 정치꾼들이 하는 것이다. 나는 정치꾼이 아니라 정치가이다. 정치꾼과 정치가는 다르다. '꾼'은 자신의 이익을 다르지만 '가'는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다. 자치단체장은 정치가가 되어야지 정치꾼이 되어서는 안된다. 21세기의 정치가의 혁신 자세는 똥을 보면 치워야지 피하는 것이 아니다. 똥을 피해 가라고 말하는 것은 정치꾼들이나 하는 것이다. 정치꾼들이 승리하는 이 사회는 하루빨리 바뀌어야 한다. 나는 '꾼'이 되기 싫을 뿐이다. 이런 내 철학 때문에 독선적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 같다.

- 시정은 자치단체장의 세계관이나 인격, 가치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평소 신념은.
모르면 배우고, 알면 가르치고, 할 수 있으면 하라는 게 내 신념이다. 공부는 그 자체만으로 가치가 있다. 사람을 겸손하게 만든다. 이런 신념에 따라 시정은 환경과 생존권을 동시에 충족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행정의 최대 결점이 획일적이라는 데 있다. 러브호텔문제만 해도 현장의 실정과는 다른 규제완화조치 부작용의 결과가 아닌가. 고양시민은 시민의식이 부족하다. 서울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아서 서울시민이라는 잘못된 의식을 가지고 있다. 여성들의 활동이 많아 극복되고 있는 상태다. 시민들이 시정에 참여하게 하는 것이 내 목표다. 중앙정부와의 문제 해결도 시민의힘으로 가능하다.

주민소환제는 어불성설

- 언론관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회의론이 있다. 또 특정 언론사와 유착관계라는 설도 있다.
언론은 사회의 보루다. 사실을 왜곡하는 언론이 있을 때 나는 정면돌파를 시도한다. '대로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잘하는 사람에게는 좋게 대하고 나쁘게 하면 필요없다. 언론은 95%를 잘하고 5%를 잘못하면 잘못한 5%를 가지고 여론화한다. 물론 언론은 중요하다. 시민의 알권리를 대변하는 곳이 아닌가. 나는 언론과 시간만 나면 대화를 하고싶은 사람이다.
특정 언론과 유착되어 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구설수에 오른 지역언론을 거명하며) 00신문과 유착관계라면 내가 금전적인 도움을 주었다는 것인데 전혀 그런 적이 없다. 그 신문사는 똑똑한 신문사다. 지역언론이 시장과 친해야 정보를 알아낼 수 있고 그래야 좋은 기사를 쓰는 것 아닌가. 그건 그 신문사의 마케팅이다. 내가 00신문과 유착관계라고 보는 것은 그 신문사가 많은 지면(시정에 관해서)을 할애했기 때문에 그렇게 보는 것이다.
- 고양시장에 대해 내사를 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
누군가 내사를 해줬으면 좋겠다. 그래야 내가 깨끗하다는 것이 알려질 것 아닌가. 그리고 내사는 늘 있는 것이다. 신경 쓸 필요없다. 나는 의심받을 일은 안한다. 시장이 되고 나서는 친구와도 밥을 안먹는다. 그래서 친구들이 나를 욕하기도 한다. 공과 사를 구분하기 위해서다. 공무로 청내를 나갔다가도 구내식당에 와서 밥을 먹는다. 나는 부끄러울 게 없는 사람이다. 내가 무서운 것은 병균 밖에 없다.

- 행정자치부에서 주민소환제를 검토하고 있고 시민도 원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주민소환제는 어불성설이다. 시장이 잘못하면 이를 해결할 민사소송제도 같은 법적 장치가 있는데 왜 주민소한제가 필요한가. 시장은 민선에 의해 선출된 사람이며 임기제이다. 또 행정판단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다수만이 민주주의 원칙은 아니다.

- 현재 임기가 16개월이 지나고 있다. 약 절반의 임기동안 시정을 펼친 소감을 말해 달라.
나는 고양시에서 태어났고 고양시에서 죽을 사람이다. 여기는 내 고향이다. 그 누구보다 애정과 소신을가지고 일하고 있다. 이 소신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고양시에 왜 전문대가 못 들어오는지 아는가. 고양시는 인구과밀억제구역으로 묶여 있고 50%가 그린벨트에 52%가 군사작전구역이다. 그래서 전문대 대신 4년제 대학을 유치할 생각이다. 인구과밀억제지역으로 묶어 교육시설은 못 들어오게 하고 오히려 앞으로 인구는 50만이나 늘어나게 된다. 건교부가 한 것이다. 고양시를 위해 이 모든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갈 것이다.

- 이르긴 하지만 다음 출마 계획은?
지금은 생각 안하고 있다.




사진 1 시민단체의 도전에 정면으로 맞서고 국정감사장에서도 고성으로 맞섰던 고양시장 황교선. 그래서 그에 대한 시민들의 인상은 부정적이다. 왜 그는 무리수를 두었을까. 그런 그와 지난 11월 14일 직격인터뷰를 했다. 말많고 탈많던 고양시장이어서였는지 그는 상당히 많은 말을 했고 인터뷰는 2시간 이상 이루어졌다.

사진 2 러브호텔과 관련해 시장으로서의 현재 심경과 지난 11월에 시민들에게 보내는 편지의 서두에 '시민에게 죄송하다'하다는 말 대신 유감스럽다는 표현을 쓴 이유를 말해달라고 하자 황교선 시장은 러브호텔문제와 관련해 시장으로서 하나도 부끄울 게 없으며 오히려 시장으로서 불이익을 받았고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사진3 주민소환제에 대해 묻자 황교선 시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시장이 잘못하면 이를 해결할 민사소송제도 같은 법적 장치가 있는데 왜 주민소환제가 필요한가라는 반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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