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졸업 탈락자 속출

외국어, 컴퓨터 능력 기준 강화로 졸업 문턱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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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이(freedawn)등록 2001.02.16 12:42
'입학하기가 힘들지 졸업하기는 쉽다'는 말도 이제 옛날 이야기가 되고 있다. 각 대학이 졸업요건을 강화하면서 졸업 문턱이 입학 문턱만큼이나 높아졌기 때문이다.

15일 각 대학의 발표에 따르면 2001학년도 상반기 졸업 예정자 중 탈락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인문대학에서는 외국어 자격시험 기준에 미달된 11명이 졸업하지 못하게 됐다. 이는 재시험을 통해 시험 탈락자를 구제해오던 지금까지의 관행을 과감히 탈피한 것이다. 텝스 시험 의무화가 적용되는 99학번(2003년 2월)들의 경우 '졸업 전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 역시 경영대학에서만 전체 졸업예정자 499명 중 6%에 달하는 30명이 학점 불량이나 토익, 토플 점수 미달 등으로 졸업 문턱에 걸렸다.

이미 2년 전부터 '삼품제'를 도입해 사회봉사활동과 외국어, 컴퓨터 능력을 기준으로 '옥석'을 가려온 성균관대의 경우 지난해 17명을 탈락시킨 바 있다. 올해는 탈락자가 거의 3배 가까운 50명으로 급증했다.
성균관대는 2001년 입학생부터 토익 점수 기준을 기존 600점에서 650점으로 올리고, 모두 합쳐 4학기 학사 경고를 받을 경우 탈락시키는 등 졸업 요건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화여대는 최근 영어, 정보 인증제를 도입했다. 00학번부터 적용되는 이 제도에 따라 토익, 토플, 텝스 시험에 통과하고 인터넷 관련 자격증을 획득해야만 졸업할 수 있게 되었다. "1학년 때부터 혹독하게 공부해야 세계 어디서든 살아남을 수 있는 국제 전문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이화여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러한 각 대학의 졸업 요건 강화에 대해 일각에서는 "세계화와 정보화에 발맞추어 대학이 고급 인력을 배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졸업 요건'이란 사실상 '취업요건'"이라며 "대학이 점차 기능인 양성소가 되어가는 것 같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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