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천변을 따라 걸었습니다

천변 걸어본 적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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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rjadmsdlv)등록 2001.03.13 20:18
광주를 관통하는 광주천. 바로 가까이서 보신 적은? 혹시 천따라 걸어본 적은 있으세요. 광주에 온 지 10년이 넘어서야 천변을 따라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이제 대학 4학년, 그런데다가 의욕은 떨어지고 마음도 심란하고. '흐르는 물을 보면 심란한 마음이 정리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걷게 된 것입니다. 작년 겨울 저는 섬진강을 따라 여행을 했었는데 그 때 너무 좋았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이기도 합니다.

도서관을 다녀오마 거짓말을 하고, 시내에 나가 천변을 걸었습니다. 먼저 가 보고 싶었던 광주향교와 시민공원을 돌아보고 천변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무슨 차가 그리 많은지. 바로 옆에서 천을 보면서 걷기 어려웠고, 차에서 흐른 약간의 기름이 물에 떠다니기도 했습니다.

천변을 걷고 싶었지만 친구가 원하지 않아 보기만 했죠. 현대극장에서 양동 사이의 천이 가장 하천다웠습니다. 서남대부속병원에서 양동시장까지. 별로 긴 거리는 아니었는데, 광주천은 그리 하천답지 않았습니다. 양쪽에는 시멘트로 주차장이 만들어져 있고, 물도 깨끗하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흐르는 물을 보고 마음 정리할려고 했더니 오히려 마음이 심란해질지도 모르겠다.'

양동에서 현대극장까지의 구간은 조금 나았습니다. 돌들이 있는 천은 물살 흐름이 빨라 강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한쪽에는 자전거 도로, 다른 쪽은 주차장 대신 풀밭이었고 강변에도 잡초들이 조금 자라 있었습니다. 새도 한 마리 보이더군요. 아저씨 몇 분이 풀밭 한 구석에서 술을 즐기는 광경도 보았습니다. '여름에 여기로 피서 와도 되겠네'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양동시장을 조금 남겨두고 아주 찬 바람과 눈발이 몰아쳐서 걷다가 얼어죽을 뻔했습니다. 마음을 다잡고 풍류 좀 즐겨볼까 했더니 날씨 때문에 병날 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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