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의 오만과 편견

미국민의 진정한 이익을 위하여

검토 완료

김주환(haejiggy)등록 2001.03.17 17:51
부시가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 그의 정통성에 훼손이 가는 플로리다의 사태를 더 이상 언급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미국민들의 순수한 의사와는 상관없이 정통 보수주의에 안주하는 연방대법원의 지지에 의해 임명된 부시가 전통(?) 우방국가라는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과의 지난 회담에서 보여준 외교적 행태는 두고두고 말이 많을 것같다.

부시는 공식 공동기자회견장에서 김대중 대통령을 가르켜 "this man"(이 사람, 혹은 이 양반) 이라고 했다고 한다. 동양적 예의범절을 찾는 그들이 아니기에 아버지 뻘 되는 한국의 대통령에게 그런 표현을 쓸 수 있느냐고 하는 것이 적절한 항의는 될 수 없다 하더라도, 자연법적 사고와 그들이 잘 들이대는 합리성에 준거한다 해도 그의 언사는 무례(rude)하기 짝이 없는 망발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부시의 무례한 행동은 그가 주장하는 NMD 정책에서도 나타난다. 사실 냉전체제의 한 축이라 할 소련이 붕괴되고, 미국민을 위협하던 핵무기도 ABM협정에 따라 쓸모가 없게 되었다. 다 아는 것처럼 공산주의의 패배에 따라 오늘날 미국만이 유일하게 세계 최강대국으로 중심국가에 서 있다. 그런 미국이 NMD 정책으로 내세운 명분이란 것이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위협이라고 한다. 도대체 미국의 지성은 어디에 있는가. 왜, 러시아와 중국이 아니고 북한과 이란인가.

미국은 평화를 애호하고 천부적 인권을 찬송처럼 외고 있다. 매년 세계국가들의 인권실태를 감시하고 그 결과를 등급을 매겨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인권의 가치는 시민이 권력에 의해 탄압받는 정도나 기준에 의해 매길 수만은 없다. 국가간의 분쟁이나 대립에서 희생당하는 인권 또한 정치권력에 탄압받는 인권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왜, 미국의 정치가들은 모르는가.

한국의 분단에 미국의 역할은 이미 다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그로 인하여 수 천만명이 고통을 당하였다. 김대중 정부 들어 햇볕정책의 결실에 따라 수십년간 헤어졌던 남북이산가족이 만나 그간의 고통을 해소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눈여겨 보면 느낄 것이다. 독재권력보다 더 괴롭고 무서운 것이 있었다면 한국민들에 있어 그것은 전쟁과 이산의 한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부시에게 경고하고자 한다. 그것은 한국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다. 귀하의 한국민에 대한 무례한 처신은 결코 미국의 이익이 될 수 없다. 과거에 미 공화당 정권이 한국의 독재자와 내면은 손잡고, 외양으로는 시민의 자유와 인권을 외치던 그런 이중적 잣대가 차라리 한국민들의 자존심을 건드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수많은 한국민들이 귀하의 나라에 가서 진리와 합리성과 인권적 철학이라는 교육 시스템에 의해 길들여졌다는 사실을 명심해 주길 바란다.

진실로 귀하가 미국을 사랑하고 미국민을 위해 애국하려한다면 한국민의 운명을 한국인에게 맡겨야 한다. 그것이 한국이 영원한 미국의 맹방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며 동북아에서 미국의 이익을 지켜주는 길이라는 것을 고한다.

대립과 분열에서 단물을 빨아먹어 온 한국의 수구 극우주의자들의 친구가 돌 것인가, 아니면 귀하가 배워 온 천부적 인권주의와 보편적 자유와 민주주의를 한반도에 펼쳐 대립과 분열이 아닌 화헤와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중도 우익의 친구가 될 것인가를 이제 결단할 시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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