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가치 사업 - 한국만의 애니메이션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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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quickman)등록 2001.05.24 10:41
국내 애니메이션으로 일본 수출 사상 최고가인 250만 달러(약 32억원)을 받고 팔려가는 원더풀데이즈로 인해 다시금 국내 애니메이션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지 않을까 기대를 모으고 있다.

CF감독 출신인 김문생 감독은 그 동안 CF촬영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원더풀 데이즈에 '3단계 레이어 방식'을 도입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애니메이션 영역을 구축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3단계 레이어 방식이란 깊이 있는 심도와 사실감을 살리기 위한 '미니어처 세트'에 '2D 캐릭터'와 '3D소품'(무기,오토바이,비행기등)을 합성하는 복합 제작방식으로서 이러한 제작방식은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최초로 시도되는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제작 방식이다. 만약 원더풀데이즈가 성공을 거둔다면 한국은 새로운 애니메이션의 한 장르를 열어갈 수도 있어 더욱더 귀추가 주목된다.

이 애니메이션을 제작 중인 ㈜양철집은 18일 일본의 앳마크사와 미니멈 개런티250만 달러 그리고 극장, 비디오. DVD 등에서 거둔 수익의 절반을 갖는 조건으로 원더풀데이즈의 일본 내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는데, 이것은 미니멈 개런티 200만 달러에 수익을 5대 5로 나누는 조건으로 일본에 팔린「공동경비구역 JSA」보다 좋은 조건이다. 하지만 좋은 조건의 계약만이 능사는 아니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현주소

한국은 만화수출 강국이긴 하지만, 창작품보다는 위탁 또는 수주를 받아 납품하는 형식이 많은 하청 제작국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쉽게 말해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거기에 비해서 기획력이 떨어진다는 얘기이다.

만화=어린아이나 보는 유치한 수준???

만화라고 하면 아동용으로 착각하는 어른들이 많지만, 일본의 경우 아동물/성인물의 비율은 5:5 수준. 특히 아동물이라 할지라도 미야자키 하야오등 대가의 작품 중에는 극장에서 2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작품들이 많이 나온다.

성인 중에서 그들의 매니아 층도 꽤 두텁게 형성되어 팬클럽 숫자도 여느 연예인 뺨칠 숫자이다. 일본 지하철 곳곳에서 만화책을 보고 있는 성인들은 부지기수이지만 어느 누구도 '유치한 넘'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결국 이들이 일본이 애니메이션 강국으로 가는 밑바탕임을 감안한다면 한국에서도 좀더 성숙한 애니메이션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애니메이션, 그 무궁무진한 영역

애니메이션은 응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
특히 캐릭터 사업은 그 무궁무진한 보물창고나 마찬가지이다. 게임/각종 문구/팬시/인형/생활용품/식품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하나의 대박이 터진다면 재계 1위의 삼성전자가 벌어들이는 1년 순이익을 단숨에 벌어 들일수도 있다.

1편의 영화 쉬리가 자동차 수십 만대를 판 수출효과를 거두면서 투자자들의 영화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가고 있다. 마찬가지로 이젠 애니메이션도 동일 선상에서 관심도를 증폭시킬 시점으로 보여진다. 오히려 애니메이션의 경우 더 많은 이득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미국, 일본의 만화는 차이가 있다

일본과 미국은 애니메이션의 제작에 있어서도 극명한 차이점을 보이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미국이 화려한 색상과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디즈니 만화와 2D의 단순한 그림에 엽기적인 내용의 '사우스파크'나 '심슨가족들'로 대변된다면 일본은 모든 분야를 망라한, 표현력과 내용에 중점을 둔 만화가 주류이다. 이 두 나라의 작품들에선 자국의 문화와 그네들만의 제작 특징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어 보면 어느 나라 작품인지 쉽게 구별할 수 있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

이번 원더풀데이즈의 복합제작방식은 순수 국내창작물이란 사실을 뛰어넘어 최초로 시도되는 애니메이션 제작 방식이란 것에 더욱더 관심이 간다.

어떤 한 작품이 성공한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적인 체취도 베어있어야만 한다. 한국적이란 것이 반드시 된장/김치 등의 한국의 토속적인 내용을 담으라는 것은 아니다. 미국/일본과 구별할 수 있는 것들을 총칭하는 말이다.

'기무치'가 '김치'라는 오리지널이 등장하면서 밀려나듯이, 한국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아류작이라 취급 받는다면 결국 수명이 오래가지 못한다.

영화를 통한 문화적/경제적 파급 효과는 엄청나다. 애니메이션 역시 마찬가지이다. 체계적이고도 장래를 바라보는 투자가 뒤따른다면 미래의 주축이 될 사업분야로 성장할 수 있겠지만, 순간적인 욕심에 급급하여 남의 것을 베끼는 것에만 열중한다면, 수준이상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원더풀데이즈'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런 큰 기대가 모쪼록 좋은 결실로 다가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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