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동거풍속

검토 완료

최원정(quickman)등록 2001.05.30 09:59
대학가에 동거커플이 번져가고 있는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었지만 '설고연 계약동거 커플모임'이란 사이트의 가입 조건을 살펴보면 정말 가관이다.

여자는 만 20세가 넘는 성인이라면 무조건 회원가입이 가능하고 남자는 서울/고려/연세 등 이른바 'SKY' 대학 재학생 및 졸업생으로만 한정시켜 놓았다.

더욱 꼴불견은 일부 KAIST생들과 타 대학교의 의대생들은 “우리도 SKY학부생들과 겨룰만 하니 끼워달라”는 취지의 글을 연일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사이트는 마치 명문대생이라면 동거에서도 특권을 누릴수 있다는 우월의식의 발로로 볼 수 있다. 물론 사이트 개설자나 참여자 모두를 합쳐봤자 전체 대학생들의 일부이긴 하지만...

문제는 여자회원들의 모집요건이다.

성인여자라면 모두 OK ???

이건 여자를 성의 한 도구라고 밖에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궁금한 것은 과연 이 사이트 남자회원들은 혼전순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자신의 결혼상대자의 과거에 대해선 또 어떻게 생각하는지...

왜냐하면 헐리웃 문화의 영향인지 몰라도 한국에도 유행처럼(?) 번지는 동거커플들은 보수적인 한국사회에선 일방적으로 여성들에게만 불리한 조건의 불평등계약이기 때문이다.

내가 알고 있기론 일부 여고나 각종 기독교 단체의 수련회등에서 아직도 여중고생들에게 '순결서약'이란 것을 시키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남자고등학생들이 순결서약을 했다는 소식은 나 자신은 아직 들어본 적이 없다. 그만큼 아직도 사회 전체로 '순결은 여자만의 책임'이라는 의식이 더 높아 있다는 것이다

여성들이 순결에 대한 고정관념이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남성사회에선 '내 여자만은 안돼'라는 순결에 대한 이중적 모순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스개 소리로 신혼 첫날밤 제주도 호텔엔 새벽녁에 베란다에서 담배태우는 남자들이 많더라는 소리가 있는데, 농담으로만 돌리기엔 많은 남자들이 그 얘기에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도 그런 일을 당하면 안될텐데라는 막연한 불안감을 가진다는 얘기다. 남성들의 성범죄가 여전히 높은 비율로 벌어지는 상황에서 성욕구를 마냥 막을 수는 없겠지만, 결국 일그러진 성문화의 희생물은 여자가 될 수밖에 없다.

성인이 다 된 대학생들에게 부모도 아닌 내가 동거를 하라마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그들보다 많이 살았다는 이유로 한마디 하자면 동거의 목적을 분명히 설정하라는 것이다.

외국에서 동거문화가 성행한다고 해서 무작정 따라하는 것은 위험천만이다. 더더욱 미국의 대학 동거커플들의 동거이유가 생활비 절감이 대부분인데, 위의 사이트는 남성들의 일방적인 즐기기(?) 차원에서 동거를 권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선 대학생이 되는 순간 성인의 한 사람으로 인정받음과 동시에 용돈 정도는 물론 학비까지 스스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벌이는 등 경제적인 자립도 병행된다.

하지만 불행히도(?) 한국의 대학생 대부분은 몸은 성인이 되고 남들로부터 성인대접 받기를 원하지만, 여전히 부모들로부터 용돈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권리는 있으되 의무와 책임은 뒤로 미루는 것이니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 전반적으로 '순결'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동거는 여성들에겐 불리한 계약임을 깨달아야 한다. 여성이 동거경력(?)을 가지고 순조로운 결혼으로 골인한다는 것은 바늘귀에 낙타집어넣기 식이다.

물론 결혼전까지 비밀이 지켜지면 되겠지만 비밀유지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여자의 몫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남자의 경우는 성경험들이 유무가 표시나지 않지만 여자의 경우는 경험이 많아질수록 신체에 변화가 일어난다. 결국 숨기기엔 역부족인(?) 것이다.

일부이긴 하나 점차 젊은층의 성풍속도가 문란한 수준으로 치닫고 음성적인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고개를 내밀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합법을 가장한 그 모순 속에 또한번 여성들은 희생양이 되지 않나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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