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김기덕 -수취인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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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quickman)등록 2001.05.31 20:21
영화 감독 김기덕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뭘까?

괴짜??
아웃사이더??
반항아??

아무튼 대부분 그를 아는(?) 사람들에겐 결코 평범한 인물은 아닌 걸로 각인되어 있다.

악어(1996년작)
야생동물구역(1997년작)
파란대문(1998년작)
실제상황(1999년작)
섬(2000년작)

매년 1편씩의 작품만 만들기로도 유명한 김기덕 감독은 96년 '악어'라는 데뷔 작품부터 관객과 충무로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등장했다.

흔히 충무로에선 감독으로 첫 작품을 찍는 것을 '입 뽕한다'라고 한다. 하지만 그에겐 '입뽕'이란 말은 어색하다.

흔히 충무로에선 감독으로 데뷔하는 일반적인 절차는 도제방식으로 특정 감독 밑에 조감독 생활을 수년간 거친 다음에 비로소 감독으로 명함을 내미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파리에서 미술을 전공한 김기덕 감독은 정규 영화교육 한 번 받은 적이 없이, 그렇다고 충무로의 도제생활도 거치지 않은 채 감독생활의 길로 들어섰으니 이 또한 평범을 거부하는 그만의 감독데뷔다.

그의 경력에서 보면 특이한 점이 여럿 있지만 1993년 각본 <화가와 사형수> 시나리오 작가협회 3회 창작상 수상, 1994년 각본 <이중노출> 영화진흥공사 시나리오 공모 장려상,1995년 각본 <무단횡단>영화진흥공사 시나리오 공모 대상 등 직접 쓴 시나리오가 시나리오 공모에서 매년 상을 수상한 것들을 보면 연출은 몰라도 시나리오 작가로서는 인정받은 감독이란 것을 알 수 있다.

매번 그의 영화의 화면은 사회의 어두운 부분이나 소외받거나(?) 아예 그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이들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고 그래서 어둡다 못해 칙칙하다.

나도 정규적인 영화교육을 받지 못해서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겠지만 김기덕 감독의 작품은 영화내용도 내용이지만 영화의 편집이나 구성이 흔히 보아왔던 영화와는 확연하게 다른 것을 느낄 수 있다.

데이빗 린치식의 기괴함과는 다르지만 김기덕식의 컬트적인 요소라고 할까, 작품마다 그의 냄새를 묻힐려고 무던히도 노력하는가 보다

아무튼 그는 노력(?)에 힘입어 매니아까지 보유하고 있지만 일반 대중에게는 여전히 접근불가의 난해한 감독으로 찍히고 충무로에서조차 길들려지지 않는 야생마(?) 정도로 취급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헐리웃 형식의 영화에 길들여진 관객들에게 새로운 영화보기를 끊임없이 제안하는 결코 길들여지지 않을 영화 게릴라로서 그 임무수행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럼으로써 그의 매니아들은 즐겁다.

2001년 '수취인불명'이라는 작품으로 다시 세상을 즐겁게(?) 해 줄려고 김기덕 감독이 돌아왔다.

양동근, 조재현, 방은희, 명계남 등의 출연진과 미군기지 주변에 사는 사람들 얘기를 다룬 내용이라는데, 김기덕 감독의 자전적 얘기가 많이 다뤄졌다고 한다.

이번 영화는 예전처럼 직접적이고 투박한 표현을 좀 탈피해 보려고 했다는데 과연 그러한지 궁금하다.

출연진중에는 조재현이라는 인물이 눈에 뛴다. 늘 김기덕 감독 작품에 조연으로 출연하는 그가 이번엔 또 어떤 역할로 나오는지...

생김새는 말쑥한데 김기덕 감독의 작품자체가 그렇지만 영화마다 불량스런(?) 역할을 도맡는 것이 정말 언밸런스하지만, 연극인답게 맡은 배역을 참으로 훌륭하게 소화해 낸다.

마치 데이비드 린치감독과 배우 카일 맥라클란의 만남처럼 앞으로도 더 많은 작품들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개인적 바램이다.

이번 작품 '수취인불명'은 김기덕 감독 작품들속에서 보지 못했던 반미감정이라든지 관객을 위해서라고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조금 난해함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다고 하는데, 영화 매니아들로서는 진상규명에(?) 나서보기를 바란다.

개인적으론 김기덕식의 반미감정을 화면에 어떻게 그려냈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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