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과학의 결정판 , 시계 -한글날을 부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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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quickman)등록 2001.06.04 14:24
'우리나라 국보 제230호가 무언인가' 라는 질문에 답을 금방할 사람은 없겠지만, '혼천의' 라고 한다면 아마도 고개를 끄덕끄덕 할 분들은 많으리라...
*정확히 국보 제 230호는 '혼천시계'입니다

2주전쯤 KBS '역사스페셜'에서 조선시대의 시계에 관한 얘기를 다룬 적이 있었다.

우리가 국사시간에 배운 바에 의하면 물시계, 해시계가 조선초 세종시절에 만들어졌다는 것들이 다일뿐, 그 생김새나 만들어진 배경과 과학적 가치 등등에 대해선 자세히 알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고려대학교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는 혼천시계의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다시 한번 세종대왕의 '대왕'이라는 의미가 다시금 가슴속에 와닿는 느낌이 들었다.

아쉬운 점은 그 가치를 먼저 높게 평가한 것이 한국에서가 아니라 외국의 과학자들이었다는 것이다. 자국의 문화재 가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차후로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외국의 과학자 중 영국의 니덤이 혼천시계에서 높이 평가한 부분은 톱니바퀴 등 혼천시계 내의 부속품이 당시 시대의 것으로 믿어지지 않을만큼 정밀하다는 것과 시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진자장치였다.

서양에서 1673년 호이엔스가 <진자시계>에 관한 책이 나오면서 본격적으로 시계를 만드는 작업에 들어간 것에 비해 이 혼천시계가 만들어진 연도가 1969년이라는 것은 서양에서 이론이 정립되기도 전에 이미 조선시대에서는 이론뿐만 아니라 기술로써 이론을 증명한 셈이 되는 것이니 참으로 놀랍다고 할 만 하다.

하지만 외국 과학자들이 더욱 놀란 것은 시계의 중심부에 있는 바로 '혼천의'였다. 알다시피 당시 서양은 갈릴레이의 지동설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시절이었고, 중국 역시도 잘못된 이론으로 치부하였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이 지구본 모양의 '혼천의'는 시계의 움직임에 따라 하루에 한번 회전함으로써 '지구는 둥글다'라는 것과 '지구는 돈다'라는 지동설의 이론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 조선시대의 과학이 해외문물을 마냥 답습하는 차원을 넘어선 독자적인 과학체계를 이루고 있었다는 확실한 증거가 되는 셈이다.

이보다 먼저 세종 16년에 발명된 자격루의 경우는 자동시계의 효시가 됨과 동시에 한국의 표준시계로서도 최초가 되는 더욱 놀라운 발명품이라고 한다.

그래픽을 통해서 당시 상황을 재연해 본 결과 그 시간의 오차범위라던지 그 절묘한 부속품들간의 타이밍 등은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것들이었다.

위의 혼천시계나 자격루 등등은 천문기술의 발달에 기인한 것들이며, 10초 안팎의 시간도 잴 수 있을 정도로 극히 정밀한 것들이라고 한다.

그럼 왜 이처럼 세종대왕 시절 그토록 시간을 관측하는 것에 많은 인력과 노력을 들였을까?

그것이야말로 우리나라의 말이 중국말과 달라 한글을 만들었듯이 우리의 시간과 중국의 시간은 그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서울을 기준으로 하는 우리만의 시간을 갖고자 했던 세종대왕의 노력과 자주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인 것이다.

하지만 후손된 도리로 우리는 세종대왕의 이런 업적들을 높이 평가하기는커녕 너무 소홀히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1996년 일본의 천문학자 와다나베 박사가 새로 발견한 소행성을 명명하는데 세종대왕의 천문학의 수많은 업적(간의대, 혼천의)을 기려 '세종성'이라 부른 일은 당시에 센세이션을 부를만큼 획기적인 사실이었다.

왜냐하면 한국에서는 우습게도 1991년 노태우정권시절 양력에 근거한 휴일 하루 늘이기를 위해 한글날이 휴일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이다.

더더욱 現 인천국제공항의 이름짓기에 '세종국제공항이 1위로 선정되었음에도 김영삼 정권이 인천시와의 공약을 핑계로 지금의 이름으로 낙점한 것은 국가의 원수와 각료들의 무식함과 역사의 무지함을 보여준 어처구니 없는 처사라고 할만하다.

이순신 장군이 일본 사관학교에 동상으로 세워지고, 하늘의 별이름에 세종이란 이름이 들어가는데, 한국정부는 제나라의 위인들의 업적을 기리는데 고작 지폐나 동전에 넣은 것으로 끝내려고 한다면 후손된 입장으로 정말 수치가 아닐 수 없다고 본다.

당장이라도 양력 설의 휴일을 다시 줄이고 한글날을 부활하는 것은 어떨지 정부에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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