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이야기> 당신에겐 아직도 추억할 꿈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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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hq1911)등록 2002.01.14 17:58
2002년에도 계속되는 추억 찾기

언제부터인가 우리 문화계에 추억 찾기가 이야기 거리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친구', '와이키키 브러더스'를 비롯한 영화부터 인사동의 한 가게까지 문화계 전반에서 작년에 회자되었던 조폭 신드롬보다 어떻게 보면 더 크게 자리잡아가고 있다

여기에 11일 개봉된 '마리 이야기'라는 애니메이션이 추억 따라잡기 물결에 하나를 더하고 있다. 마리 이야기는 조용한 일상에 갑자기 나타난 갈매기와 오랜 친구의 또 다른 헤어짐을 위한 방문으로 시작된다. 우리들도 가끔 잃어버린 꿈들을 그 꿈들과 함께 했던 사람들을 만나면서 조심스럽게 꺼내놓곤 한다.

구슬로 찾아온 마리와 함께 하는 꿈의 세계

주인공 '남우'는 친구 '준호'에게 받았던 깨진 구슬 하나로 아름다운 추억상자를 꺼내놓게 된다. 남우는 조그마한 어촌 마을에 할머니와 엄마 그리고 '요'라는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남우에겐 어렸을 적에 아버지를 잃은 충격으로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한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풍랑에 잃었던 남우는 자신들이 사랑했던 사람들은 자신을 떠난다는 생각은 친한 친구 준호가 서울로 떠나는 걸로 더욱 혼자만의 세상으로 빠져들게 한다. 그런 남우의 상실감에 문방구에서 우연히 발견된 아름다운 구슬 하나는 따스함을 주게 된다.

남우에게 찾아온 구슬은 그에게 '마리'라고 하는 친구를 만나게 해주는 매개체가 된다. 환상 속의 '마리'와 그를 감싸는 포근한 자연은 남우에게 더 없는 안식처를 주게 된다. 오래되었던 외로움에 힘들었던 남우는 계속 마리와 꿈의 세계를 여행하게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꿈이 아닐까?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다고 한다. 또한 살기 힘든 세상이라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하곤 한다. 계속되는 힘든 경제적 사정에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배부름만이 행복이 아니란 걸 다들 알아가고 있는 시간이기에 어렸을 적 꿈을 찾으려는 줄도 모른다. 아름다운 가슴과 자신만의 꿈이 있었던 시절을...... 각자의 마음에 꿈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행복이 사라져 버렸을 지도 모른다. 꿈이 사라진 시기에 '마리 이야기'는 마리를 통해서 어릴 적 한가지씩은 가지고 있을 법한 꿈을 생각해내게끔 한다.

e-세대인 아이들에게도 꿈을 찾아줄 수 있는 영화보기

컴퓨터와 사이버 세상에 자신들의 공간을 만들어 가는 아이들에게 어렸을 때 아름다웠던 아버지대의 추억을 들려주면 좋을 것 같다. 스타크래프트의 폭력과 디아블로의 레벨 올리기 등의 말초적인 즐거움만을 가지고 살아가는 어린 자녀들에게 조용하고 따스한 자신들의 꿈을 보여줄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영화이다. 세상의 즐거움에 대해 또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소중한 교육의 장을 만들어주는 좋은 기회가 모처럼 온 듯 싶다.

'마리이야기는' 한국 애니메이션이 SF만이 아닌 따스한 인간 이야기부분에서도 가능성을 인정할 수 있게 하고 나아가서 저패니메이션에 물든 청소년들에게 보여줄 만한 영화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어설픈 그래픽 부분(대화 때 입의 움직임처리가 어색하다)이 한국에니메이션의 경쟁력제고를 위해서 해결되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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