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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역사의 이해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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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수(kangbs22)등록 2002.01.15 11:24
오늘날 중동문제의 씨앗을 뿌린 장본인은 영국이라고 할 수 있다.
1차 세계대전중 영국은 오스만 터키(당시 오스만 터키는 중국과 함께 전 시대의 번영을 접고 쇠락해가는 상태였지만 여전히 서방에게는 두려운 존재였다)에 대항하기 위해 당시 오스만 제국의 식민지하에 있던 아랍민족들에게 오스만 제국과 함께 싸워주는 댓가로 팔레스타인을 비릇한 아랍지역의 독립을 보장해주었다(1915년 후세인-맥마흔 서한).

아랍과 오스만은 같은 이슬람 형제였고 이미 서구열강에 대한 지하드를 선포한 상태였으나, 피식민지하의 아랍인들은 이러한 종교적 율법을 어겨가면서까지 정치적 독립을 희망하였다.

이 협상에 따라 영국은 '로렌스'대령을 파견해서 아랍인들과 함께 오스만 제국과 싸우고 결국은 중요한 요새를 점령하는 전과를 올린다. 이는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내용이기도 하다.

한편 영국은 미국의 참전유도와 독일에 대한 정탐 및 공격을 위해 협력을 해주는 대가로 미국과 독일을 중심으로한 유대인들과 비밀조약을 체결하여(벨푸어선언) 팔레스타인에 유대인 민족국가창설을 약속했으니, 이것은 아랍, 이스라엘과 2중의 약속을 한 셈이 된다.

그런데 당시 열강이던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 또 하나의 조약이 비밀리에 체결되었는데 그 내용은 프랑스는 시리아의 해안지대와 북부를 차지하고, 영국은 팔레스타인과 바그다드를 점령하기로 한 것이었다(사이스크-비코 협정). 이로써 서로 모순되는 내용의 3중 비밀조약이 영국주도로 체결되어 오늘날 중동문제의 불씨가 되었다.

1차 대전이 종전된후 파리강화회의에서는 미국 윌슨 대통령의 민족자결주의원칙을 받아들이고, (위에 이야기한 영국-유대인사이의)벨푸어선언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2가지 모순되는 안이 체택되었다.
민족자결주의원칙을 따르면, 2천 년간 주인으로 살아온 아랍인에게 팔레스타인지역에 국가를 건설할 권한이 있을 것이므로, 유대인들은 민족자결주의원칙을 반대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여론은 민족자결주의원칙을 지지하였고, 이에 따라 유대국가의 건설이 어려워지자 영국은 유대인의 지지를 얻어 1920년 산레모회의에서 팔레스타인의 영국위임통치안을 통과시키고, 국제연맹의 추인을 얻어냈다.

결국 영국은 아랍인들과의 약속을 배반하였고, 이에 대한 아랍인들의 저항은 2차세계대전까지 지속되었다. 동구와 유럽에 살던 유대인들의 이민이 계속 늘어남에 따라 토착 아랍인과의 싸움이 생겨났고, 1933년 독일에 히틀러정권이 들어서서, 유대인을 박해하자 유대인의 불법이민은 더욱 급증하였다. 아랍인-유대인 두 민족간의 복수전의 성격을 띠는 분쟁이 지속되었으나 영국은 분쟁중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였다.

2차대전이 끝나고, 유대인은 유엔으로부터 독립국가 건설의 승인을 받든다. 당시 유엔에선 팔레스타인문제 해결에 있어서 아랍인을 중심으로 한 팔레스타인 연방안이 우세했으나, 미국의 제3세계에 대한 식량지원, 자원조달 등의 집요한 회유작전으로 결국 연방안 대신 분리안이 통과되었다. 팔레스타인 분쟁의 씨앗을 만든 영국은 이 문제에 대해서 기권을 했다.

그런데 분리안이더라도 그 내용은 매우 불공평하였다. 인구가 아랍인의 3분의1이고, 전체면적의 7%만을 소유하고 있던 유대인들에게 팔레스타인의 면적 56%를 분할하는 것이었고, 그것도 경작이 가능한 옥토는 대부분 유대인이 소유하게 했다.

영국과 미국의 지원을 받아서 이스라엘은 건국작업을 시작했으나 옛 땅을 빼앗긴 아랍인들의 반항은 예상되는 바대로 강렬했다.
토착아랍민족의 반란을 탄압하는데, 유대인 테러조직이 맹활약하기도 하였는데, 이스라엘 서쪽의 민간인 마을을 밤중에 습격하여, 250여 명의 양민을 학살하였다. 이는 제2의 나치학살로 불리며, 이 사건은 당시 전세계에 충격이었다. 이와 같은 유대인의 테러행위가 동시에 곳곳에서 진행되자, 공포에 질린 아랍주민들 100만 명 가량이 인근국가로 피난하여 현재까지 지속되는 팔레스타인 난민문제의 출발이 되었고, 미국을 향한 원한의 뿌리가 되었다.

이후 1,2차 중동대전을 통해 아랍국가들은 빼앗긴 땅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실패했다. 소위'6일전쟁'으로 알려진 3차중동전쟁에서는 오히려 기존의 아랍영토마저 이스라엘에 점령당했으니, 그 지역이 지중해연안 가자지구, 요르단강 서안, 골란고원, 시나이반도이다. 당시 유엔은 안보리를 소집하여 점령지 반환을 이스라엘에 촉구했지만 ,미국의 지속적인 거부권행사로 이 유엔결의안은 아직도 지켜지지않고 있다.

옛 보금자리로 돌아가려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노력은 이후로도 지속되었으나, 미국의 지원을 받는 이스라엘은 점점 강국이 되어갔고, 아랍인들은 점점 전쟁과 인명희생에 지쳐갔다.
이스라엘은 지금은 핵무기까지 가지고 있는 강국이 되어 있다(미국은 이스라엘의 핵무기에 대해선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 ) 에 가입하지 앉아도 묵인하며, 핵사찰도 하지 않는 반면 아랍국가들의 작은 핵시설은 철저히 파괴한다).

이에 옛땅을 그대로 되찾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대다수의 온건아랍인들은 일부 강경세력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스라엘 탈환을 포기하고 이스라엘을 국가로서 실체로 인정하기로 하였다. 아랍-이스라엘 상호인정과 공존의 원칙아래 3차 중동전쟁당시 이스라엘이 점령한 아랍의 영토를 반환하고, 그곳의 일부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건설하자는 협정을 오랜 논의끝에 어렵게 체결하였으니 이것이 1993년 오슬로 협정으로 당사자는 그 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오슬로 평화협정에 여러 국가들이 동의했고 이스라엘도 인근 요르단과의 평화협정체결, 시리아와의 관계개선 등으로 팔레스타인에 평화의 무드가 고조되고 있었다(이스라엘은 식수의 90%를 요르단에서 끌어온다. 시리아 골란고원은 요르단 서안의 수자원을 통제하는 요충지의 역할을 하며, 이 곳은 주요 분쟁의 대상이 되어왔다).

그러나 평화협정이행과정에서 일부 팔레스타인 급진세력들이 테러를 하자, 이스라엘의 강경정권은 자국의 안보를 내세우며 오슬로 평화협정을 무산시켰다. 나아가, 팔레스타인지역에 유태인 정착촌을 건설하였고, 군대로 팔레스타인민간인을 무참히 학살하였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군사장비를 지원했고 평화중재노력은 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했다. 더우기 최근에는 시온주의를 인종차별이념으로 비난하는 남아공 더반회의에 불참함으로써 이슬람권에 극도로 배신과 절망감만을 안겨주기까지 했다.

지난 9월 미국의 테러에 많은 나라 국민들이 애도하였으나, 희생자들의 아픔을 가장 잘 이해 할수 있는 사람은 오히려 팔레스타인사람들일 것이다. 지난 반세기동안 팔레스타인들은 거의 매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뉴욕테러와 같은 인명살상과 희생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미국은 스스로 자부하는 강대국으로서의 아량과 이해심을 보여야 한다. 현재 진행되는 보복공격은 단지 심증에 의한 것일뿐더러, 폭력은 또 다른 폭력만을 낳을 뿐이라는 단순한 진리에 입각해서도 현재의 폭격은 즉시 중단하고, 아랍인들이 한맺힌 역사를 이해하고 반성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이슬람은 13억 명의 인구, 55개국에 달하는 거대문명권으로서 앞으로 20여 년후면 세계최고의 인구수를 갖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제부터라도 이들 거대한 문명의 사람들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져야한다.

지난 20세기에는 주로 서구의 매스컴을 통해 서구의 방식대로 이슬람을 바라보아 왔다면, 앞으로는 우리의 눈으로 직접 아랍인들과 만나고 대화해나가야할 것이다.

현재 아랍권은 청년층의 인구비율이 세계에서 제일 많고 매우 변화의 기운이 강한 사회구조를 가지고 있다. 최근 젊은 지식인층과 여성운동가를 중심으로 서구식제도나 체제를 모방함으로써가 아니 이슬람사상에 바탕을 둔 자기혁신과 코란의 재해석으로 개혁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아랍권의 변화를 함께 이루어가는데에 있어서는 과거 역사적인 악연(惡緣)이 없는 한국과 같은 국가가 좋은 역할을 할 것이다.

상호 문명이해를 전제하여 두고, 우리나라의 민주화운동 경험이 아랍권의 개혁에 일정부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며, 이슬람문명은 한국에 우주와 인생, 그리고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르쳐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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