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4차 세계 대전입니다 (제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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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sunjunhua)등록 2002.01.16 11:51
이 글은 1월 15일자 독일 슈피겔 온라인에 올라온 불란서 철학자인 Jean Baudrillard와의 인터뷰 기사를 번역한 내용입니다. 지면 관계상 1,2부로 나누어 우선 그 1부를 올립니다.

Spiegel(이하 S): 안녕하세요 Baudrillrd씨, 당신은 작년 9월 11일 뉴욕과 워싱턴에 가해진 공격을 "절대적 사건"으로 기술하셨습니다. 당신은 미국에 그 책임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 근거로 미국의 그 패권주의적 절대권력으로 말미암아 그것을 부수려는 강한 열망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탈리반 정부가 맥없이 붕괴된 지금 빈 라덴은 쫏기는 도망자에 불과해졌구요. 당신이 모든 사건을 잘못 설명하신 것은 아닌지요?

Baudrillard(이하 B): 나는 그 어떤 것도 신성시하거나, 누구를 고발하거나 무엇을 정당화한 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使者와 손님을 혼동해선 안되죠. 나는 한 과정을 분석하려고 애를 썼는데, 그 과정이란 무한한 확장으로 인하여 자신이 파멸할 수 있는 조건을 창조해내는 세계화 과정을 말합니다.

S.: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신원이 밝혀진 범죄자들과 테러리스트들이 이 공격에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바꿀 수야 엾지 않을까요?

B.: 물론 행동파들은 늘 있지요. 그러나 테러리즘의 정신과 그 피해는 그들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끼칩니다. 미국인들의 전쟁은 그들이 없애버리고 싶은 보이는 대상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9월 11일의 사건은 그 상징적 의미에 있어서 그것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죠. 아프가니스탄에 가하는 폭격은 전혀 타당치 못한 보복행위입니다.

S.: 미국은 이제 폭력적인 억압을 끝내고 아프칸 민족에게 평화로운 가운데 새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당신 동료인 Bernhard-Henri Levy도 그렇게 보았구요.

B.: 상황이 제게는 그렇게 분명치가 않아요. Levy의 승리지상주의가 제게는 좀 낯설구요. 그는 B-52 폭격기를 마치 세계정신(Weltgeist)을 실어나르는 기구인양 찬양했어요.

S.: 정당한 전쟁이란 없는 건가요?

B.: 그렇죠. 그대신 수많은 모순적 대립이 존재합니다. 전쟁은 종종 정의에 대한 열망에서 일어난다고 하는 것이 거의 모든 전쟁발발의 공식적 근거죠. 그러나 설령 전쟁이 정의를 수립하고자 하거나 최선의 의도를 지니고 일어났다고 해도 보통 전쟁은 그들이 원한 것과는 다르게 끝나거든요.

S.: 미국은 눈부신 성과를 이루어냈습니다. 많은 아프칸 사람들은 이제 보다 나은 삶을 희망하고 있구요.

B.: 기다려봅시다. 아직 모든 아프칸 여인들이 머리에 두르는 천을 벗어던진 건 아닙니다. 이스람 율법은 아직도 유효하구요. 탈리반 정권은 확실히 무너졌지만요. 그러나 국제 테러조직인 알카이다 조직은 여전히 존재하고 빈 라덴은 살아있든 죽었든 사라졌습니다. 그것은 그에게 신비스런 힘을 부여해주고 그는 확실히 초자연적 단계를 얻게했지요.

S.: 만일 미국이 빈 라덴을 살아서건 죽어서건 텔레비전에 내보일 수 있으면 미국이 승리한 것 일까요?

B.: 그렇다면 그것은 아주 의문스런 장면이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그는 순교자로 남게 됩니다. 그를 대중앞에 내보인다고 해서 그가 신비화되지 않는 건 아니죠. 이 게임에서는 테러리즘을 제압했다거나 그 조직을 제거했다는 것 이상이 존재하거든요. 미국의 군투입은 이제 거의 형이상학적인 문제가 되어버렸습니다.

S.: 당신은 왜 세계무역센터의 파괴가 눈먼 광신자들의 의도적이고 비이성적인 행위였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실 수 없나요?

B.: 좋은 질문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위기가 문제라고 해도 그 사건의 상징적 의미는 여전히 남아있는 것 아닌가요. 그들의 광란을 단지 그런 식으로 설명할 수도 있겠죠. 여기서는 행위자들의 의지를 훨씬 뛰어넘는 그 무엇인가가 일어난 것입니다. 궁극적 질서, 궁극적 권력에 반대하는 전반적 대항세력이 있고 세계무역센터의 쌍둥이 탑은 이 궁극적 질서를 가장 완벽한 형테로 반영하고 있거든요.

S.: 그렇다면 당신은 테러리스트들의 광란을 그 스스로 엄청난 광란에 빠져버린 한 시스템에 대한 어쩔 수 없는 반응으로 보시는 겁니까?

B.: 그 시스템 자체가 총체적 요구로 말미암아 이러한 끔직한 대응을 유발시킬 객관적 조건을 만들어낸거죠. 세게화의 내재적 모순은 광란을 불러오고 있어요, 불평등한 사회에서 범죄자와 정신병자들이 나오듯이 말입니다. 사실 그러나 이런 현상들은 악의 전조증상에 불과할 뿐입니다. 테러리즘은 바이러스처럼 도처에 있습니다. 아프카니스탄이 테러리즘의 본산이 아니거든요.

S.: 당신은 세계화와 그에 대한 대항을 병의 진행과정, 더군다나 자기 파멸의 과정에 비유해서 설명하시는데 그러면 이렇게 모럴을 완전히 도외시한 당신의 분석은 일종의 스캔들이 아닐까요?

B.: 나는 내 방식에 의하면 철저한 모럴리스트입니다. 세상에는 분석의 모럴이 있고 정당성의 의무가 있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감대하기 어려운 것을 못본 척 하기 위해 진실의 눈을 감아버리거나 핑계거리를 찾는 것이야말로 비도덕적이라는 겁니다. 우리는 선과 악이라는 대립의 저편에 있는 것들을 보아야만 합니다.저는 이 사건에 대해서 이중적 의미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대립을 찾고있어요. 그것을 찾을 수 없는 사람은 역사에 대한 도덕적 오류를 기술할 수 밖에 없을거구요.

S.: 그러나 당신이 주장하듯이 테러행위가 강요된 측면이 있고 실제로 필연적으로 자행되어졌다 하더라도 그들의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지 않나요? 젝임없는 주체란 없는 법이니까요.

B.: 제 분석의 개념성은 두개의 날을 갖고 있어요. 그 날들은 저를 공격하는 데 쓰일 수도 있구요. 그러나 나는 살인과 그 행위를 찬양하지는 않았어요. 그랬다면 바보게요. 테러리즘은 결코 억압이나 자본주의에 반하는 동시대적 혁명의 형태가 아니라는 겁니다. 어떤 이데올로기나 어떤 것을 놓고 싸우는 전쟁이나 이슬람 근본주의로도 테러리즘은 설명이 안되거든요.

S.: 그러나 본래 세계화가 모든 사람들을 위한 자유와 복지와 행복을 지향함에도 불구하고 왜 그 스스로에게 반기를 들어야하고 살인적 테러를 감내해야만 하는 걸까요?

B.: 그것은 너무 이상적 시각이군요, 분명히 과찬의 말씀입니다. 그러나 완전하고 긍정적 시스템은 지금까지 없었어요. 일반적으로 파시즘이나 공산주의에서 보듯이 긍정적인 역사이상주의는 대단히 살인적이었다는 겁니다.

S.: 그러나 지금 세계화를 20 세기의 피를 부른 시스템과 비교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B.: 세계화는 이전의 식민주의처럼 끔직한 폭력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세계화는 비록 서구사회의 다수가 그로 인해 이득을 본다 하더라도 득을 보는 사람보다는 엄청난 희생자들을 양산합니다. 물론 미국은 원칙적으로 아프카니스탄처럼 모든 나라를 해방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특별한 해방이 무슨 의미를 지닐까요? 그렇게 해방된 사람들은 그와는 반대로 자신을 방어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겁니다. 부득이한 경우에는 테러를 사용하면서 말임니다.

S.: 당신은 세계화를 서구 문명사회의 확장으로 판명난 식민주의화와 동일하게 보시는 건가요?

B.: 세계화는 모든 모순의 해결책이자 계몽화의 최종 기착지인양 칭송되고 있어요. 그러나 실제로 세계화는 모든 것을 거래가 가능하고 지불이 가능한 교환가치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이 과정은 극단적으로 폭력적입니다. 왜냐하면 세계화 과정은 모든 것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을 이상적 상태로 지향하는데 거기서는 모든 고유한 것, 모든 하나 밖에 없는 것들, 다른 문화들 그리고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들이 제거됩니다. 보십시오. 이런 점에서 저는 휴머니스트이자 모럴리스트입니다.

S.: 세계화로는 자유, 민주주의 그리고 인권같은 보편적 가치가 실현될 수 없는 건가요?

B.: 우리는 분명히 세계화(Globalen)와 보편적인 것(Universellen)을 구별해야 합니다. 계몽주의가 정의하는 보편적 가치는 일정한 한계를 뛰어넘는 이상을 지니고 있어요. 거기서 자아는 자신의 자유와 대립되는데 여기서 자유는 단지 권리가 아닌 지속적인 의무이자 책임입니다. 세계화에서는 이 부분이 완전히 결여되어 있습니다. 거기서는 총체적 거래와 교환만이 작동하는 시스템이 전부입니다.

S.: 세계화가 인간을 해방시키지 못하고 물질에 종속시킨다는 말씀인가요?

B.: 세계화는 인간을 해방시키려고 하지만 결과는 사물화시킵니다. 모든 규칙을 제거하는 것, 정확히 말해 모든 규칙을 시장의 규칙으로 축소시키는 것은 자유, 즉 그 오류적 환상의 정반대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거기서는 그래서 품위, 명예, 도전 그리고 희생같은 아리스토크라스 시대의 가치들은 더이상 무의미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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