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이 이럴수가! "더 이상 못믿겠다" 한탄강댐 반대대책위 구성

연천, 고문리대책위원장이 한탄강댐 건설예정지에 건물신축 물의빚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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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yonchon)등록 2002.01.30 14:39
한탄강댐 건설을 둘러싸고 철원, 포천지역에서 한탄강댐 반대 및 백지화요구가 연일 끊이지 않은 가운데 그동안 사태를 주시했던 연천읍 고문2리 주민들이 한탄강댐 반대 대책위를 구성했다.

당초 2000년 5월 수자원공사, 건교부에서 한탄강댐 건설계획을 발표하면서 2001년 1월경 한탄강댐 고문리대책위가 구성되었다.

그러나 주민들은 1년여 동안 대책위가 보상을 전제로 한 한탄강댐 찬성대책위라는 느낌을 주었고, 연천읍 고문2리 이장인 김모 씨가 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의도적으로 댐찬성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다.

지난 해 무산된 한탄강댐 연천공청회와 포천공청회에서도 보았듯이 고문리 대책위에서 수자원공사측에 버스 2대를 요청하여 "고문2리 수몰민 참관단"이라는 피켓까지 제작하여 80여 명의 주민들이 대진대학교 공청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고문2리 주민들에 의하면 "가는 목적이 뻔한데 만일 참석을 안하게 되면 대책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이장의 눈치를 보느라 개인적으로 불이익이 두려워 할 수 없이 참석하게 됐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결국 이날 공청회는 포천, 철원지역 수몰민들과의 충돌로 공청회가 무산되기도 했다.

더욱이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은 한탄강댐 건설이 확정되었다는 보도와 함께 예산이 국회예결위에 상정중에 있는 과정에서 2001년 12월 초순에 공인의 자세를 저버리고 개인의 이익을 위해 댐이 들어서는 지점인 고문2리 144-1, 2번지(1897㎡, 답1795㎡, 전102㎡)에 농지전용허가(2001.11.28)를 득해 575평부지에 225평의 축사(계사)를 신축한 것이다. 불과 2주만에 논밭이 현대식 축사로 둔갑한 것이다.

이에 대해 고문리 제1대책위 최영도 위원장은 "마을을 대표한 공인의 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지난 1년간 지켜본 주민들도 도덕적으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로 고양이에게 생선맡긴 꼴이 되었다"며 분노했다.

주민 y씨는 "연천군에서 행정절차에 따라 농지전용허가를 내 주었겠지만 사실상 댐이 건설되면 형질변경에 따른 보상차익이 엄청날 것을 알면서도 허가해주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일"이라며 비리의혹이 있는 만큼 관계기관의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대책위원장인 고문2리 이장의 부도덕한 행위가 마을 주민들간에 이슈로 떠오르면서 그동안 말없이 지켜보던 주민들이 하나 둘씩 모여 '한탄강댐 고문리 제1대책위원회'를 구성하게 된 것이다.

현재 전체 100여 가구중 55가구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고 위원장으로는 최영도 씨가 선출되어 50여 회원들과 함께 한탄강댐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탄강댐은 수자원공사가 9753억 원을 투입, 2007년까지 연천군 연천읍 고문리와 포천군 창수면 신흥리에 완공 예정으로 추진 중이며, 길이 705m·높이 85m에 총저수량 3억1100만t규모로 건설될 예정이다. 이 댐이 건설되면 연천의 명소인 재인폭포가 수몰되고, 밭 215만㎡, 논 155만㎡, 임야 445만㎡가 물에 잠겨, 포천·연천군 297가구 960여명이 이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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