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의 독일 방문 하루 전, 베를린서 수만 명 데모

집권당인 녹색당 국회의원들도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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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준(mejupa)등록 2002.05.22 10:42
22일의 미국 부시대통령 독일 방문을 하루 앞두고 21일 독일 베를린에서는 수만 명이 부시의 외교정책과 전쟁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된 이날 시위에서 유난히 이색적이었던 것은 현 집권여당인 녹색당의 당수를 비롯한 고위 당직자들이 집회를 조직하려는 것을 경찰이 저지한 점이다. 경찰은 시위대가 단상을 점거하고 "위선자", "전쟁책동자"라고 외치자 집회를 무산시켰다. 아울러 공산당과 베를린 기민당도 각기 특별한 시위를 조직헀다. 이날 대규모로 투입된 경찰력은 방해자를 저지하기 위해 특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공표한 바 있다.

비폭력적인 시위진행 - 평화의 메시지를 주려

이날 가장 큰 규모의 시위는 베를린 시가지에서 240개 이상의 조직이 연합해서 구성한 '평화의 축(Achse des Friedens)'이 취한 시가행진이었다. 이날 전체 시위참가자는 시위 주최측의 추정으로는 10만 명이고, 경찰 집계에 따르면 수만 명에 이른다.

시위 주최측은 시위가 비폭력적으로 진행된 것에 만족스러워 했는데, "그것이 바로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라고 한 연사가 발언하기도 했다. 이날 시위는 "우리는 당신의 전쟁을 원하지 않습니다, 대통령 씨, 우리는 그 어떠한 전쟁도 원하지 않습니다" 라는 모토하에 진행되었다.

공산당(PDS)과 아탁(Attac)의 반세계화주의자, 학생들, 좌파 그룹들, 녹색당, 팔레스타인들 그리고 노동조합 등이 무리를 지으며 베를린 중심가인 베벨광장에서 알렉산더 광장까지 시가 행진을 했다.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경찰력과 시위대의 대치과정에서 경찰들이 정치구호가 적히 현수막을 교통방해의 명목으로 치우려 하자 100여 명의 시위대들이 약 25명의 경찰관들을 제지하고 시위저지 방패로 떠밀기도 했다.

공산당 : 부시의 방문이 아니라 부시의 정책에 반대

공산당(PDS) 당수인 가비 침머 여사는 적-녹연정 정부가 부시의 정책에 대해서 무책임하게 침묵을 하고 있는 것을 비난했다. 그녀는 공산당 집회에서 공산당은 부시의 방문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전쟁에 경주하는 부시의 정책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녀는 "불문곡직하고 우리는 모든 전쟁을 반대한다"고 하며, 전쟁은 테러에 대한 대답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편 세 사람의 공산당 소속 베를린 시의회 의원들은 연정의 파트너인 사민당(SPD)을 고려해서 집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기민당: 소규모 친부시 시위 벌이기도

이전의 동서베를린 경계의 검문소였던 찰리 포인트에서는 젊은 기민당(CDU)원들이 미국과 미국 대통령과의 긴밀한 관계를 주장하며 유일하게 친부시 시위를 벌였다. 기민당 국회의원인 프리트베르트 플뤼거 씨는 부시는 비판받아야 하는 게 아니라 감사받아야 한다며 수백 명의 참가당원들 앞에서 발언을 했다. 베를린시의회 의사당 내 기민당 원내조직위장인 프랑크 슈테펠 씨는 공산당이 데모를 선동할 때 베를린을 해치고 있다며 적-적연정 시정부를 비난했다.

녹색당 : 경찰의 집회 저지행위는 "비관용적 행동"

100여 명 가량이 참가한 녹색당 집회는 시작하자마자 시위반대대에 의해 저지당했다. 경찰은 현수막을 압수했다. 녹색당 당수인 클라우디아 로트 여사는 집회저지에 대해 기자들 앞에서 "비관용적인 행동"이라며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그녀는 자신은 부시의 방문에 대해 명백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며, 집회가 부시의 방독을 반대하는 것을 지향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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