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인파속에 어디서 낯익은 빨간조끼가 보였다. 30일 월드컵 전야제 때보다는 더욱 대담한 복장으로 상암동 경기장에 사회보험노조원들이 나타났다.
빨간 조끼를 입고 있다고 경찰이 무조건 진입을 저지하여 공권력과의 충돌로써 소정의 시위효과를 혹시 노렸다면 오산. 붉은 악마들도 빨간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데 붉은 조끼를 입었다고 법적 제재가 가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경찰이 긴장하는 것은 집회시위 금지구역안에서의 집회시위를 강행 할 듯이 지하철을 빠져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곧 그러한 의사는 없는 것이 확인되었다. 북측 월드컵 경기장역과 남측 장애인 주차장을 무리를 지어 오고 갔을 뿐이었다.
간혹 둥글게 원을 그리며 붉은 악마 응원법을 시연하기도 하였으나 별다른 행동은 없었다. 영락없는 월드컵축제 구경꾼같이 광장 여기저기를 삼삼오오 다닐 뿐이었다. 그런데 똑같은 복장을 한 사람들이 서로 지나치면서도 서로 눈인사도 나누지 않는 것이 이채로웠다. 같은 방향을 보고 있어야 서로 동지임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광장 곳곳에 마련된 업체의 이벤트를 한참이나 앉아서 지켜보는 광경도 눈에 띄었으나, 개막식이 시작될 무렵, 그들의 모습은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
|
|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