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키지 못할 길 건넜다

조직적으로 주민들 감금한 농업기반공사

검토 완료

서미숙(maruy)등록 2002.06.11 18:49
국립공원 해창석산 토석채취 중단을 위해 해창석산에서 18일째 농성을 벌이던 농성단이 공사를 강행하려는 농업기반공사와 현대건설에 의해 집단 폭행당하고 농성장 기물과 천막 등이 모두 뜯겨졌다.

이날 오전 7시 농업기반공사와 현대건설의 관리직원 20여명과 인부 70여명 등 100여명은 '공사를 재개한다'며 포크레인 2대와 덤프트럭 10대를 앞세우고 나타났다.

이 시간 농성장에 혼자 있던 조태경씨는 "실력행사보다 대화로 풀어가야지 않겠냐고 말하자 그곳에 있던 공사관계자에게 붙들려 결박당하고 수 차례 폭행당했다"고 말했다.

오전 8시 반쯤 새만금사업을 반대하는 부안사람들(부안사람들)의 신형록 대표 등 4명이 도착해 "무작정 공사를 벌이면 어떻게 하냐"며 항의했다.

그러자 공사관계자들은 항의를 무시하고 포크레인 1대를 이용, 4번 가량 공사를 시도했다가 부안사람들의 신 대표와 박인영씨가 트럭 앞에 앉자 건설회사 인부들은 두 사람의 사지를 붙들고 끌어냈다.

조태경씨와 신 대표 등 농성단 6명은 공사관계자에 의해 모두 한사람씩 고립됐고 이 과정에서 농성자들은 얼굴과 목 등을 수차례 얻어 맞았다.

6명을 고립시키고 감금한 농업기반공사와 현대건설 측은 오전 9시 반 가량 농성단 13명이 추가로 현장에 도착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감금한 6명과 소식을 듣고 달려온 주민 15명의 사지를 묶어 30분 가량 감금하고 몸을 비틀고 구타했다.

일방적인 폭행이 계속되던 중 신고받고 온 파출소 직원이 도착했지만 통제가 되지 않자 부안경찰서에서 전경차가 출동해 폭행을 주도한 인부 7명을 연행했다.

현장에 있던 박인영씨는 "양팔을 뒤로 꺽고 목과 사지를 꺽는 등 폭행 정도로 보면 해산을 위한 것이 아니라 폭행 자체에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 부안 성모병원에 입원 중인 부안사람들 신형록 대표는 "무방비상태의 우리를 폭행하던 공사관계자들은 이성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며 당시 정황을 전했다. 부안사람들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농업기반공사 산하 새만금사업단의 구요한 단장이 현장에서 직접 지휘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대표 외에도 6-7명의 주민들이 찰과상을 입었으며 부안사람들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사건으로 폭행당한 주민들은 2주에서 3주 이상의 상해진단이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부안사람들과 새만금사업즉각중단을 위한 전북사람들, 새만금갯벌 생명평화연대는 이날 농성장 침탈과 일방적 폭력 행사에 대해 성명을 내고 대화보다는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농업기반공사의 폭력성을 규탄하고 농업기반공사와 현대건설에게 폭력의 책임을 물었다.

이들 3개 단체는 변산반도 국립공원인 해창석산을 승인한 과정에서 드러나는 불법행위에 대해 고발하고 공사중지가처분신청 소송을 내는 등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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